세종문화회관, 재단법인 2기 사장 공모

투명한 선임 과정 보장, 능력 위주 선임이 관건


재단법인 세종문화회관 이사회(이사장 구자호)가 늦게나마 사장 공모를 공시하고 나서 주목된다. 세종문화회관은 19일자 일간지를 통해 향후 3년 간 세종문화회관을 이끌어 갈 제2기 상임이사(사장=운영책임자)를 공모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사장 응모 자격기준으로 예술단체 또는 문화기관의 운영 경험이 있는 사람 중에서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와 식견을 갖추고 행정과 경영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면 성별, 학력, 국적에 관계없이 누구나 가능하다고 밝혔다.

응모기간은 19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며, 신청시 자기소개서, 경력증명서, 건강진단서, 2인의 추천서, 자격증 및 학위증명서 사본, 세종문화회관 향후 3년 사업운영 계획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제출서류는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 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새로 선임될 사장은 세종문화회관 설립·운영조례 및 정관에 의거하여 3년 임기를 보장받으며 세종문화회관 운영과 관련한 제반 사업들을 수행하게 된다.
세종문화회관 사장 공모는 '만시지탄'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지난 6월 말일 자로 전임 사장의 임기가 끝난 상황에서 사실상 두 달이 넘도록 사장 자리가 비어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처럼 사장 선임이 늦자 공연계에서는 서울시 측이 사장으로 특정 인사를 이미 '내정'했다가 일이 꼬이자 선임이 지체되는 게 아니냐는 후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실제로 세종문화회관 사장 선임과 관련해 추문이 꼬리를 잇던 지난 7월 한 공연평론가는 "탁 모씨라는 사기꾼의 농간에 의해 노조가 흔들리고, 노조가 발벗고 나서자 내정자를 선뜻 자리에 앉히지 못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어쨌든 서울시 측이 천만 서울 시민의 공공 문화시설인 세종문화회관을 3년 동안 운영할 사장을 불투명한 절차를 거쳐 임명하려는 과정에서 이처럼 사장 선임이 늦어지게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서울시는 지난 1999년에도 문화예술계의 반발을 무시하고 재단법인 초대 이사장으로 5공 당시 방송광고공사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홍두표 씨를 내정했다가 때마침 터진 홍 씨의 수뢰사건으로 '닭 쫓던 개' 신세가 된 바 있다.

공연계에서는 그 때의 사례를 거울삼아 이번 사장 선임이야말로 투명하게 선임 과정과 절차, 기준 등을 공개하고, 경력과 학벌이 아닌 능력 위주의 인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민예총 지도위원을 맡고 있는 모 인사는 "프랑스처럼 운영계획서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검증하여 책임운영자를 선임하되, 일단 선임이 되면 자율성을 전적으로 보장해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에는) 입맛에 맞는 사람을 선임해 놓고, 그때그때 '활용'하려는 목적이 앞서다 보니 문화예술계 인사가 전근대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성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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