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의 '탈락'한 <죽어도 좋아> 색보정 작업 거쳐 심의 신청할 듯
영등위 사퇴 위원들, 의사결정구조 개혁해야 할 것
영화 <죽어도 좋아>에 대한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첫 심의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이후, 수 차례의 상영회 및 토론회 등을 통한 시민들의 의견수렴, 문화예술단체의 의견제시 등을 통해 관심을 모았던 이 영화의 재심은 다시 한번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결론이 났다. 이에 대해 민예총, 문화연대, 영화인회의, 스크린쿼터문화연대, 독립영화협회 등 9개 단체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할 수 없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영등위가 검열의 편의를 위해 <죽어도 좋아>를 희생시켰으며 △'과도하게 일반국민의 정서에 악영향을 미치거나 반사회적인 내용의 경우'가 아님에도 스스로의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제한상영등급을 매겼고 △'검열적 사고'를 당연시 했다 며 영등위의 결정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영등위의 임정희, 조영각, 박상우 등 위원 3인은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낀다'며 영등위 위원직을 사퇴했다. 이들은 사퇴와 함께 발표한 성명서에서 ▲등급위원들이 '국민을 위한 민간 서비스 기관'이라는 영등위의 위상을 이해하지 못한 채 검열편의주의적인 발상을 보였으며 ▲국민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저버리고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보인데다가 ▲종교적 입장 등 의사결정 근거들의 정당성이 의심스럽다 며 자신들의 사퇴는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잘못된 진행 방향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시이며, 심도깊은 문제제기'라고 밝혔다.
한편, <죽어도 좋아>의 제작사인 메이필름은 색보정 작업 등을 통해 영화의 재심을 신청할 예정이다. 칸영화제에서 상영된 필름보다 조도가 높은 것이 정사장면을 적나라하게 보이게 만들었을 거라는 게 제작사측의 설명. 그러나 문화계 내에서는 영등위 위원 3명의 사퇴가 단순히 영화 하나만을 살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의견들이 많다. <죽어도 좋아>의 제한상영가 등급 철회는 물론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한상영가 등급을 생산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번 <죽어도 좋아>와 관련한 상황들을 영등위를 바꾸는 방향으로 끌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서서히 힘을 얻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사퇴한 영등위 위원 중 한 인사는 '내부에서 개혁작업을 진행하라는 충고들도 있었지만 사퇴를 선택했다.'며 '이번 사태가 영등위 의사결정구조 개혁작업의 시작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해, 이번 영등위원들의 사퇴가 영화 한편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죽어도 좋아>로부터 출발한 이번 사태가 영등위의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 것인지 영화계를 비롯한 문화예술계 전반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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