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이동권연대, 전경과 대치 중 장애인 2명 쓰러져

이동권연대, 무기한 단식농성 25일, 17차 장애인 버스타기 진행해

국가인권위 11층 배움터에서 25일째 단식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장애인이동권연대는 9월 6일 12시 혜화동 로타리에서 17차 '장애인도 버스를 탑시다' 운동을 진행했다.

'장애인이동권확보를 위한 백만인서명운동'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전교조 김은형 수석부위원장은 "전교조도 특수교사를 중심으로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몇몇 장애인의 선도적인 투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이동권 쟁취하고 승리하는 투쟁을 만들자"고 결의를 밝혔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또 이날 함께 참석한 자신의 언니를 소개하면서 "의료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장애인이 된 언니도 어느날 휠체어 장애인과 함께 전시회를 보러갔다 와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이렇게 갈 수 있는 곳이 없는지 몰랐다'고 말했다"며 "같은 장애인끼리도 서로의 아픔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하며 잠시 감정이 북받쳐 목이 메이기도 했다.

25일째 무기한 단식을 진행 중인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는 "장애인 버스타기를 시작한 지 1년반이 다 되어 가지만,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한다던 이명박 시장은 '발산역 사망 사고때 문상을 갔었다'고 이야기하며 투쟁을 무마하려 한다"며 "천만 시민의 서울시장 이명박에게 공과 사를 확실히 가르쳐 주고 책임있는 사과를 꼭 받아내자"고 결의를 밝혔다.

서울시는 지난 8월 29일 '장애인 여러분에게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발산역 사고에 대한 입장과 장애인 이동권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이에 대해 "서울시장과 서울시는 발산역 사고에 대한 원인규명과 이에 대한 사과 없이 값싼 동정과 변명만을 늘어놓고, 책임을 회피하며, 미봉적이고 보조적인 대책을 제시하면서 마치 자신들의 모든 책임을 다한 양 선전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이명박 서울시장이 장애인이동권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당장 장애인이동권연대와 대화 자리를 마련하고, 발산역 사고에 대한 원인규명과 이에 대한 공개사과, 장애인의 안전하고 편리한 이동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혜화동 로터리에서 4대의 버스에 나누어 타고 세종문화회관 앞 버스정류장에서 내렸으나 이미 배치된 전경들에 둘러쌓여 경찰 관계자와 마찰을 빚은 후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휠체어 장애인 20여대가 일렬로 서서 행진하기 시작하자 남대문경찰서 담당자들이 "장애인 이동권 연대의 현수막을 접어라, 빨리 행진해라"는 등의 요구를 해 참가자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장애인이동권연대는 "서울시청앞 로타리를 가로질러 국가인권위원회까지 행진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남대문 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이 휠체어를 밀어줄테니 장애인들은 로타리를 가로질러 행진하고, 도우미들은 지하보도로 내려가라"며 행진 대오를 가로막으면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전경에 가로막혀 장애인과 도우미들이 전경에 완전히 둘러쌓이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1시간 가까이 전경들에게 갇혀 있던 중 2시 40분경 25일째 무기한 단식을 진행중인 장애인실업자종합지원센터 장애인 최재호씨가 심한 탈수 증세를 나타내며 쓰러져 응급차에 실려갔고, 3시 30분경 뇌신경 장애가 있는 장애인 실업지원센터 이주희씨도 심한 경련으로 응급차에 실려갔다. 남대문 경찰서 관계자는 장애인이 실려간 와중에도 "여러분의 고통과 요구를 몰라서 이러는 것이 아니지만, 지금 여러분은 불법 폭력 시위를 하고 있다"고 방송해 장애인들의 격렬한 비난을 샀다.

장애인이동권연대는 "경찰의 요구대로 행진하느니 차라리 여기서 해산하고 말겠다"며 1시간이 넘도록 전경과 대치했으나 장애인 2명이 쓰러지고 나머지 장애인들도 심한 피로를 느껴 3시 50분경 자진해산하고, 국가인권위원회 농성장으로 돌아갔다.

한편 장애인이동권연대는 9월 7일 오후 2시 국가인권위원회 11층 농성자에서 '다큐인'에서 제작한 이동권투쟁 영상 '버스를 타자' 시사회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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