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김씨의 주5일법안 손익계산서

[[대기업 노동자도 '노동조건 개악' 예외없어...15년 근속 경우 월급 10만여원 깎이고 연월차는 18일 줄어]]

정부가 지난 9월6일 발표한 주5일근무제 입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노조가 있는 대규모 사업장 노동자의 노동조건도 크게 후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과 세계>가 현대자동차에서 15년째 일하고 있는 김아무개(38)씨를 모델로 각종
노동조건 변화를 분석해본 결과 월급은 10만5천3백87원 줄고, 연월차는 한 해 18일을 손해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김 씨가 월급제 사원이어서 일요일(주휴) 무급화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탄력근로시간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계산한 수치다. 이에 따라 일급제(또는 시급제) 임금을 받고, 탄력근로시간제가 적용되는 노동자의 경우 손실폭은 이보다 훨씬 커지게 된다.

김 씨의 올해 8월 월급명세서를 보면 통상임금 1백37만6천1백14원이다. 초과노동수당은 54만8천10원이며 가족수당, 교대수당, 교통비, 식대 등 모두 더하면 1백92만4천1백24원이다. 김씨의 통상시급은 6천89원으로 초과노동수당이나 연월차수당은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된다. 통상시급이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했을 경우 일단 18일분의 연월차수당 87만6천8백16원(6,089원×8시간×18일)이 사라지는데 이는 월 7만3천68원에 해당한다.

연월차수당에 대해 금전보상의 의무가 없어질 때 김씨의 연월차수당 39일분도 따라서
없어진다. 연간 1백89만9천7백68원(6,089원×8시간×39일), 다시 말해 매월 15만8천3백14원이 날라 간다. 14년 근속한 한국노동자의 평균 연월차는 35일(23+12)이지만 김씨의 경우 단체협약에 따라 11년 근속 때부터 해마다 연차가 두 개씩 붙기 때문에 현재 39일(27+12)이다.

그러나 정부의 입법예고안(15일을 최저선으로 2년근속마다 1일 추가)대로 하면 지금보다 18일이나 줄어든 21일이 된다. 김씨의 주당 초과노동시간은 현재 13.85시간이다.

주5일제가 정착될 경우에도 김씨의 실노동시간은 줄지 않을 수도 있고 2시간, 또는 4시간이 단축될 수도 있다. 4시간 모두 단축된다고 했을 때 정부안대로라면 최초 4시간 할증율은 25%이기 때문에 김 씨의 초과노동수당은 52만1천7백77원({4시간×1.25+9.85시간×1.5}×52시간/12개월)으로 지금보다 2만6천2백33원이 준다. 지난 89년 노동법 개정으로 주당노동시간이 48시간에서 44시간으로 줄었을 때 각종 조사에 따르면 실노동시간 단축효과는 2시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김씨의 실노동시간이 2시간 정도 줄었다고 가정했을 때 김씨의 초과노동시간은 15.85시간(13.85+2)이 된다. 그렇다면 초과노동수당은 60만9백37원으로 현재보다
5만2천9백27원이 늘어나는 셈이다.

따라서 연월차수당 39일분(15만8천3백14원)이 사라졌으나 늘어난 초과노동수당(5만2천9백27원)을 감안하면 매월 10만5천3백7원이 현재보다 사라지는 셈이다. 이는 정부 입법안의 부칙에 따라 개악된 노동조건을 단체협약에 강제적용할 경우 미조직·비정규·여성노동자 뿐만 아니라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정규직 조직노동자들도 비켜갈 수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 씨는 이같은 분석에 대해 "지금이야 노조가 힘이 있어 단체협약 개악안을 막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쪽이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려 할 경우 가장 먼저 손댈 것이 무엇인지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과 세계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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