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뿐인 주5일제 거부한다

최지영(노동자의 힘 노동부장)

주5일근무제 관련 정부입법안이 발표됐다. 정부는 9월5일 입법안 발표를 기점으로 9월19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을 거쳐 10월초까지 정부안을 확정해 정기국회에 상정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내용을 보면, 업종과 규모에 따른 단계적 도입(30명 이상 2006년7월 도입, 30인 미만 대통령령으로 시행), 탄력적근로시간제 3개월로 확대, 연월차 휴가일수 축소(15∼25일, 2년당 1일씩 추가), 초과노동시간 한도 16시간으로 확대와 4시간에 대한 할증률 25% 인하, 생리휴가 무급화, 기존 단협 갱신 의무화 등 노동법 개악을 통한 노동유연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노동시간 단축이 가져야 할 본래 의미는 발전된 사회적 생산력을 사회적으로 재분배하여 노동자가 향유해야 한다는 데 있다. 그러나 현재 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는 주5일제는 근기법 개악을 통한 자본의 노동유연화를 완성해 가는 수단으로 전락해 있다. 따라서 지금 논의되고 있는 주5일제는 이미 노동시간 단축이라고 말할 수 없다.

노동법 개악기도로 전락한 주5일제 추진

변형근로를 현행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하는 것은 말이 주5일 근무지 실제 노동시간과 노동강도는 장시간 노동-불규칙 노동에 의한 노동밀도-노동강도의 강화로 귀결된다. 거기다 초과노동시간 제한을 12시간에서 16시간으로 확대해 장시간노동과 노동강도를 더욱 강화하려 한다. 초과노동시간을 줄이고 휴일을 늘여야 할 판에 정반대로 근기법을 개악하고 그에 대한 임금까지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연월차 휴가 축소, 생리휴가, 주휴 무급화까지 주5일제란 미명하에 노동자의 삶과 건강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
또한 기존 단협 및 취업규칙 갱신 의무규정을 둬 개별 단사에서 이미 합의한 단협도 무시하려 한다.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개별 노사가 합의한 내용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들은 이미 영세한 사업장 노동자만의 문제도, 계절 타는 산업 노동자만의 문제도, 비정규노동자만의 것이 아니다. 이미 주40시간을 단협으로 확보한 대기업 노동자들도 마찬가지 문제에 직면한다. 물량변화가 잦은 자동차산업은 확대된 변형근로 속에서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임금을 삭감 당하고 기존 단협은 휴지조각이 될 것이다. 단협이 상위법이라 해도 힘없으면 밀리는 게 뻔한 현실이다. 피땀어린 투쟁의 성과로 일구어 온 단협이 날아가는 순간에 직면한 것이다.

전체 노동자의 사활이 걸렸다!

민주노총은 근기법 개악 강행시(국회 본회의 상정시)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을 벌이겠다고 한다. 이를 위해 조직별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을 조직한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노동법 개악이 전제된 주5일제에 대한 분명한 반대, 노동법 개악 저지를 중심으로 투쟁전선을 구축하는 것이다.
자본은 주5일제와 경제특구법을 통해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를 완성하려 한다. 이번 정기국회 내 입법여부를 떠나 지금의 법안 상정과정은 신자유주의 노동유연화를 완성해 가는 과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본회의 상정 가능성과 무관하게 총파업투쟁을 조직해야 한다.
지난 4.2총파업 과정에서 나타난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이란 망상에서 벗어나 전체노동자의 계급적 이해를 걸고 총파업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전체 노동자의 사활이 걸렸다!
중소영세·대기업, 정규직·비정규직, 산업별 이해에 따라 분리되는 것이 아닌, 전체 노동자의 계급적 이해를 걸고 노동법 개악저지, 총파업 투쟁전선을 만들어야 한다.
98년 노동법 개악으로 정리해고가 법제화되고 불안정노동자들이 급속하게 늘어난 악몽을 잊지 말자. 그리고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의 망상을 떨쳐버리고 지금부터 총파업 전선 구축을 위해 현장을 조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