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내 가혹행위 못 견뎌 자살, 국가유공자 인정판결 잇달아


군대 내 선임병의 구타와 가혹행위를 비관해 목숨을 끊은 병사들도 국가유공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서기석 부장판사)는 27일 휴가를 나왔다가 자살한 신모 이등병의 가족이 의정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유족 비해당 결정처분 취소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씨의 자살행위는 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행위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써, 절망감속에서 이루어졌으며 직무수행과도 관련이 있어 순직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같은 법원 행정11부(재판장 한기택 부장판사)는 선임병의 가혹행위 등에 시달리다 자살한 엄모씨 가족이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유족 비해당 결정처분 취소 청구소송에 대해서도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또한 지난 6월에도 대구지방법원 행정2부(재판장 최우식 부장판사)는 상급자의 지시로 부대내 학력평가시험에 대리시험을 치르다 적발되어 질책과 정신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해 자살한 장모씨 가족에게 같은 내용의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법원이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이라 하더라도 군대 내 구타나 가혹행위가 드러난 경우 국가에 책임이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가유공자등 예우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자해행위로 인한 사망 또는 상이'에 해당하는 경우 국가유공자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대구지법은 장모 씨 가족에 대한 판결 당시 구타나 가혹행위로 인한 자살은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자살로 보기 어렵다고 원고 승소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천주교인권위원회 이석범 위원은 자살을 단순한 개인문제로 몰아가는 군수사체계를 지적하며 "보훈심사위원회에서 군수사기관에 의해 일방적으로 처리된 조사결과를 토대로 유공자인정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또 이번 판결에 대해 "군대 내 구타와 가혹행위에 대한 국가책임을 어느 정도 인정한 전향적인 판결"이라고 밝혔다.

인권하루소식 박종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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