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파업 경찰투입에 더 기세등등

경희의료원 119일만에 타결 ― 조합원 복귀 않자 의료원 “항복”

김대중 정부가 9월 11일 오전 6시를 기해 파업투쟁중인 경희의료원과 강남성모병원에 경찰병력을 투입하여 병원로비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조합원들을 전원 연행하였지만, 이에 굴하지 않은 조합원들의 투쟁이 계속되고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차수련)와 민주노총(위원장 직무대행 유덕상)을 비롯한 노동자들의 연대투쟁도 거세게 전개되고 있다.
투쟁은 경찰이 파업대오를 해산·연행하고 철수한 11일 오전 무렵부터 바로 시작되었다. 경희의료원에서는 연행을 피한 조합원들과 연대에 나선 노동자들이 농성장으로 쓰던 1층 로비를 재점거하는 데 성공했다. 강남성모병원 조합원들은 명동성당을 새로운 근거지로 하여 농성에 돌입했다.

경찰투입 이후 보건의료노조는 △11~12일 간부 상경농성투쟁 △12일 국회 앞 ‘김대중 정권 규탄대회’와 경희의료원 진격투쟁 △14일 민주노총 종묘공원 집회와 거리행진 △15일 성당선전전 등의 투쟁을 벌였다. 강남성모병원에 대한 재진입 투쟁도 계속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또한 △경찰력 투입 과정에서 성추행·폭력·욕설·협박 등 심각한 인권유린 발생 △경찰이 연행된 조합원들에게 복귀 서명을 강요하는 월권 행사 △경찰의 성당진입을 요청했는지에 대한 천주교 입장표명 요구 등 경찰력 투입과 관련하여 적극적인 여론공세를 폈다.
추석 전에 귀향선전전을 벌인 보건의료노조는 추석 이후 △9월 25~27일 간부 경고파업 △10월 2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구속결단식 및 파업 세부일정 확정 △10월 16일 4만 조합원 동시 연대파업 등을 전개하기로 투쟁계획을 세웠다.

한편 보건의료노조 경희의료원 지부(지부장 조은숙)는 17일 밤 의료원 측과 벌인 교섭에서 손해배상·가압류 철회 등에 의견이 접근되자 합의안을 마련하고, 이를 18일 오전 대의원대회와 조합원 분임토의 등을 거쳐 수용하기로 하고 파업을 마무리했다.
경희의료원 노사의 주요 합의내용은 △임금 9%인상 △노사동수 위원회에서 사학연금 등 현안문제 논의·결정 △손배·가압류·고소고발 등 상호 민형사 소송 취하 △파업참가자 인사상 불이익조치 없음 △형사상 불이익 최소화 노력 △파업기간 임금 45% 생활보조금으로 지급 △지부장·수석부지부장 해임하되 나머지 10명은 경징계 등이다.

이번 합의는 불만족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교섭 자체를 거부하고 경찰력까지 동원하며 119일을 끌어왔던 의료원측의 태도를 놓고 볼 때 기본적으로 노조의 승리로 평가할 수 있다. 의료원측은 경찰력 투입으로 연행된 조합원 대다수가 석방 이후에도 업무에 복귀하지 않자 16일경부터 태도를 바꿔 적극 교섭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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