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경제 균형발전 실현 토대 동북아 경제 중심지 발돋움 가능성

경의선 연결 의미

김영윤/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남북간 경의선, 동해선 철도, 도로의 연결은 단순히 분단된 국토를 연결한다는 의미만 담고있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동북아 협력시대를 열고 기존의 남북관계를 한 차원 더 높이는 개혁적 의미를 담고 있다.

우선 정치, 군사적 긴장완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남북 교통로 연결은 그동안 공해와 제3국을 거쳐 연결됐던 남북관계가 비무장지대를 관통, 직접 연결됨으로써 물리적 분단을 극복하는 의미를 지닌다. 교통로 연결을 위한 비무장지대에서의 군사적 협력 그 자체가 이미 남북간 긴장을 해소하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육상 철도, 도로 연결은 남북간 보다 많은 접촉과 교류·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남북한 방문을 위해 제3국을 통하지 않아도 되고 개성에 마련될 남한 전용공단으로, 최근 행정특구로 지정된 신의주까지의 신속한 물자수송이 가능하다. 또 그곳에서 만든 제품은 해외시장을 겨냥해 재빨리 실어 나를 수 있다.

지금까지 인천-남포간 20ft 컨테이너 해상운임은 9백~1천달러로 인천-다렌간 4백~5백달러의 두 배로서 인천에서 함부르크로 가는 비용과 맞먹는다. 경의선을 이용하면 2백~3백달러 정도로 낮아지고 10일 이상 걸리던 운송기간도 1~2일이면 충분하다.

대북 경제적 지원을 활발하게 전개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줌으로써 각종 민간단체의 대북 지원을 비롯하여 이산가족 상봉에 편의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에 소요되는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또 동해선의 연결은 설악권과의 연계관광을 촉진시킴으로써 동해권 지역경제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다.

세번째로 교통로 연결은 남북한 산업을 연계시키는 역할을 한다. 인적자원과 자연자원 공급지로서의 북한과 기술과 금융산업지로서의 남한이 상호보완적 작용을 함으로써 남한에는 산업의 구조조정과 산업구조 고도화가, 북한에서는 생활제품 산업의 활성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북한의 경제발전으로 이어져 6.15 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한 민족경제의 균형발전을 실현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네 번째로 경의선 연결은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한반도 중심시대를 개막하는 의미를 갖는다. 경의선이 중국, 시베리아를 통과하여 유럽과 연결되면 남한은 4면 고립의 반도국 위치를 탈피, 유럽·아시아 대륙 물류 수송의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광양 서울 신의주와 심양 북경 상해 배후지역을 잇는 환황해 경제권과 함께 부산 동해 흥남 청진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로프스크의 환동해 경제권의 중심에 위치함으로써 한반도는 그야말로 동북아시아 경제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다. 여기에는 한국과 일본의 자본과 기술, 북한 및 중국·러시아 지역의 자연자원 및 노동력을 결합한 산업협력이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통일전 동서독 관계개선에는 서독과 베를린을 잇는 교통로가 큰 역할을 했다. 1961년 한 때 베를린이 봉쇄되기도 했지만 서독정부는 그곳에 사는 서독주민의 생활과 안전을 위해 동독과 접촉하지 않을 수 없었다. 베를린이라는 도시 때문에 동서독 정부는 대화와 타협의 장, 협정과 제도적 장치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동서독이 통일에 이르게끔 한 중요 원인의 하나였다. 머지않아 건설될 개성공단이나 신의주 및 남포공단 등에 남한의 노동자와 가족 수십만명이 머물러 남쪽과 사업을 하고 통행, 통신을 해야 한다면 남북은 서로를 결속하는 제도적 장치를 보다 더 밀도 있게 마련하게 될 것이다.

그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하나씩 이룸으로써 그야말로 아무나, 아무 때나 철도와 육로를 이용해 남북한의 어느 곳이라도 오갈 수 있고 머무를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통일 직전의 상태가 아니겠는가.
[ 105호] 9.30 ~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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