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4·15일 연세대 대강당에서는 ‘노동가요 15년 꽃다지 10년’이라는 제목 하에 ‘꽃다지 10주년 기념 콘서트’가 있었다.
벌써 10년을 노동자와 함께 노래해 온 꽃다지의 이번 공연은 노동가요와 노래운동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의 계기를 던지는 자리이기도 했다.
노동자들의 투쟁과 삶에 함께 한 꽃다지 10년!
꽃다지는 88년 말에 만들어져 노동현장을 중심으로 노동가요를 창작하고 보급해온 ‘노동자 노래단’과 ‘삶의 노래 예울림’이 92년 3월 1일 통합하여 창립한 노동가요 전문 노래단체이다.
노동자들에게 많이 애창되고 있는 ‘바위처럼’, ‘민들레처럼’, ‘단결투쟁가’, ‘서울에서 평양까지’, ‘전화카드 한 장’,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등의 많은 곡들을 창작 보급했다.
이러한 꽃다지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첫 공연을 했던 연세대 대강당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밝히는 그런 자리를 마련했다.
공연은 3부로 구성되어 1부에서는 ‘단결투쟁가’로 시작해 ‘구로 노동자’로, 노동가수로 활약했던 김애영씨의 ‘끝내 살리라’로 이어졌고, 수많은 명곡들을 부르며 과거 치열하고 힘차게 싸웠던 투쟁을 되돌아보았다.
2부는 ‘서울에서 평양까지’로 시작해 우리의 현재 모습을 보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삶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과 함께 투쟁하는 동지들이 있어 힘이 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3부는 ‘동지들 앞에 나의 삶은’ 노래로 시작해 미래를 노래했다. 진지함을 가지고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고 단결의 힘으로 세상을 바꾸고 노동해방의 그날을 힘차게 노래했다. 그리고 가수들과 관객들이 하나가 되어 열광하고 환호하는 자리로 마무리했다.
방송과 언론의 관심은 노동가요의 성과지만···
이번 공연을 MBC에서 15분 정도 방송했던 것이나 스포츠 신문까지도 긴 분량으로 보도한 것을 보더라도 우리 노동가요가 많은 성과들을 남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성과가 있기까지는 실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의견의 차이와 실천들이 존재했고 현재도 무수한 논의들이 진행되며 앞으로도 이런 과정을 겪을 것이다. 현재 우리 노동문화 운동은 과거에 비한다면 많이 침체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노동가요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고 현재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들이 논쟁이 되고 있는지 우리는 이런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우리가 노동가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살펴보자.
87년 노동자 대투쟁과 함께 시작한 노동가요
노동가요는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시작한다. 아직까지도 집회 장소나 파업에서 불리워지는 ‘파업가’가 88년에 만들어졌다. 그리고 ‘단결투쟁가’ 등이 이 시기에 만들어진 노래들이다. 87년 이전에는 민중가요들이 지식인들과 학생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불려졌다면 이제는 노동자들이 자신의 내용과 정서를 노동가요를 통해서 표출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동가요의 역사가 15년을 맞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역사와 노동자들의 투쟁과 삶은 이어져 왔지만, 우리가 넘어야 할 산들은 아직도 많이 존재한다.
이런 노동가요를 만들고 노동자들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많은 창작자들과 단체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면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보다 좋은 조건에서 창작활동과 노래 연주를 하고 계속 존재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지원과 애정이 필요하다.
노동가요 음반을 사고 듣고 부르고 전파하고 이들에게 재정적인 후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노동가요의 명맥을 유지하고 노동자들의 투쟁과 삶을 노래로 표현할 수 있는 길일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노동가요를 접하고 음반을 구매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 접할 수 있는 노동가요와 노동 문화는 http://www.hbnuri.org(현중노조문화패)로 접속을 하고 [추천사이트]에 가면 많은 문화단체와 개인 문화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추천사이트] 기타에 ‘민중가요포탈’(PLSONG)에 접속을 하면 노동가요와 반주 등을 들을 수 있다. ‘노동문화 장터 나눔’에 가면 음반 등을 구매할 수도 있다.
‘노찾사’ 그리고 노동가요의 대중화
우리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약칭 ‘노찾사’)에 대해서 알고 있다. 87년 10월 첫 공연을 시작으로 89년에는 2집 음반을 무려 50만장이나 판매했다. ‘노찾사’는 민중가요를 대중화시키는 데 주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이것은 과거 7~80년대 치열하게 살아왔던 많은 투사들과 대중들의 투쟁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노찾사’가 가질 수 있었던 대중성을 꽃다지를 비롯한 많은 노동가요 단체와 노동가수들이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물론 과거 민중운동과 민중가요가 그랬던 것처럼, 노동가요의 대중화도 기본적으로는 노동운동이 활성화될 때 가능해 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사계’를 샘플링한 ‘거북이’의 성공을 보면서 노동가요의 대중화가 많이 논의되고 있다. 이는 노동가요 운동에 중요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형식과 함께 내용이 중요하다. 단순히 대중화를 어떻게 시킬 것인가가 아니다. 노동가요는 노동자들에 의해서 불려져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과 형식이 노동자들의 삶과 정서를 반영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중성은 노동자의 삶과 정서를 가지고 있지 않은 무작위 시민을 상대로 한 대중화를 얘기한다는 점에서 찬성할 수 없다.
노동가요는 노동자의 삶과 투쟁의 노래다!
대중가요에서 과거 민중가요나 현 노동가요를 샘플링하거나 리메이크하는 것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민중가요와 노동가요가 포함하고 있는 내용성도 이해하지 못하고 거북이의 ‘사계’처럼 “젊은 때 열심히 놀자”로 표현된다면 우리의 내용과 정서와는 전혀 다른 노래로 변해 있다는 점은 지적해야 할 것이다.
민중가요와 노동가요의 역사는 투쟁하는 민중과 노동자들의 투쟁과 삶의 조건에 따라 계속 변화하면서 만들어져 왔다. 어떤 때는 투쟁가가 사랑을 받았고 어떤 때는 삶을 되돌아보는 노래가, 어떤 때는 밝은 풍의 노래가 사랑을 받았던 역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도 노동가요는 노동자들의 삶과 정서를 대변하면서 많은 시도와 실험을 통해서 만들어져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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