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의 전환'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성형수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달라진 것은 분명하다. TV를 보면 가끔(!) 확인할 수 있는데,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연예인들이 자신의 성형 사실을 극구 부인했던 것에 반해 요즘은 자랑스레(?) 성형수술 사실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물론 '탑 클래스'에 해당하는 연예인들의 경우 여전히 자신들의 아름다움이 '자연미' 임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사실 생각해 보면 성형수술 여부가 크게 논란이 되었던 것도 한참이나 옛날 일이다(이영자와 관련한 논란도 따지고 보면 정직성이 문제였다).
성형수술에 대한 이러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는 당연하게도 성형수술의 양적 증가, 보편화에 힘입어 이루어진 것이다. 이런 양적 증가에 대해 한편에서는 서구적 미의 기준의 도입으로 인한 특정지역(아시아)의 현상이라고도 보는데, 성형수술의 양적 증가, 보편화는 하지만 한국이나 아시아와 같이 특정 지역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얼마 전에 발표된 한 통계자료는 아시아에 못지 않게 미국인들도 성형수술을 많이 하고 있으며 성형수술의 확산이 지금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현상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렇다면 성형수술이 이렇게 확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성형수술에 대한 무수한 분석(대개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로 마무리되는)을 다시 반복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성형수술이 보편화된 배경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략 90년대 중반까지의 성형수술이 개인적이고, 사치스러운 것으로 여겨졌던 반면,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 성형수술은 사회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바뀌었다고 판단된다. 또한 90년대 중반까지의 성형수술이 그 자체로 개인적 미의 추구를 위한 '목적'이었다면, 90년대 중반 이후의 성형수술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최근 취업을 앞둔 20대의 성형수술이 늘어나고, 또한 남성들의 성형수술이 증가하는 것은 자신의 외모를 '사회적 가치(=상품가치)'이자 '경쟁무기'로 채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성형수술을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들에 해당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그리고 성형수술을 '수단'으로 전락시킨 것의 많은 책임은 남성에게 있지만), 90년대 중반이후 지금의 성형열풍을 새로운 '자본주의적 아름다움의 탄생'으로 재정의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한편 90년대 중반 이후 이루어진 성형수술의 '질적 변화'는 사회적으로 한국에 신자유주의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자유주의가 특정한 경제체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일상 생활에까지 '이윤논리', '경제논리'를 침투시키는 이데올로기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좁아진 취업문에다 토익점수나 어학연수 정도는 기본이 되어버린 현실에서 경쟁의 새로운 수단으로 성형수술이 확산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런 현상일 수 있다. 그리고 가히 한국판 '비너스의 죽음'으로 부를만한 지금의 성형수술 열풍 속에서 시나브로 인간의 생활에 파고드는 신자유주의의 그림자를 느껴본다.
최준영 (문화연대 정책실 ptrevo@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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