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800여명 감축, 올해 8월 사무기술직 205여명 감축에 이어 765명의 희망퇴직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데 맞서 10월 9일부터 전면파업을 벌이고 있는 금속노조 오리온전기 지회 조합원 300여명은 17일 상경해 오후 2시 명동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일방적 대규모 희망퇴직 철회 △유완영 사장 퇴진 △채권단 출자전환" 등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채권단 면담을 진행했다.
오리온전기는 지난해 12월 기업평가 기관인 아더앤더슨의 실사를 근거로 전체 노동자 3,700여명 가운데 800여명의 노동자들을 희망퇴직 등의 방법으로 감원해 3000여명에 다다르던 조합원 수도 현재 2000여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오리온전기 유완영 사장은 '더 이상의 인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회사측은 단체협약 18조에 '희망퇴직은 노조와 합의 후 시행한다'고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9월 27일 기능직 사원 765명의 정리해고 계획을 노동부에 일방적으로 신고하고 10월 7일 기능직 전사원의 34.8%를 감원하기 위한 희망퇴직 공고를 붙였다. 희망퇴직을 신청한 사원은 현재까지 45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군다나 사측은 "희망퇴직자 위로금을 2002년과 2003년으로 나누어 지급하고 퇴직위로금을 마련하기 위해 올해 상여금의 200%를 반납하거나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밝혀 조합원의 분노를 더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민주노총 유덕상 위원장 직무대행은 "단협이 깡그리 무시되고 휴지조각 취급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게 되었다"며 "오리온전기는 구조조정시 노조와 합의하기로 한 단체협약마저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대규모 감원을 통보했다"고 비난했다. 유덕상 직무대행은 또한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의 핵심은 정리해고로 98,99년 구조조정으로 인해 60만명의 노동자가 거리로 내몰렸다"며 "얼마전까지 잘나가던 오리온전기마저 대우 부도사태에 휘말려 여러분들이 김대중 정부의 상시적 구조조정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민주노총 하반기 투쟁과 함께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결의를 밝혔다.
금속연맹 백순환 위원장은 "자본가들은 잊을 만하면 정리해고 하겠다고, 그것도 한번에 500명 이상 정리해고 하겠다며 목줄을 죄어온다"며 "경영의 잘못으로 인한 어려움을 왜 매해의 정리해고로 해결하려 하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를 진행하며 금속연맹, 금속노조, 오리온전기지회 간부들로 구성된 대표단 5명은 외환은행 채권단과의 면담을 보고하며 "외환은행이 파견한 유완영 사장을 회수해가고 출자전환을 하라고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후 투쟁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오리온 전기에서 9년간 일하고 있는 이 모 조합원은 "식사시간 30분에 매달 28일에서 29일까지 일해오고 있는데 대규모 희망퇴직을 강요하며 그 위로금마저 남은 사람의 임금을 삭감해 메꾸려 한다"며 "채권단은 회사 생존에는 상관없이 채권을 회수할 생각만 가지고 사람 짜르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울분을 표시했다. 이씨는 또한 "작년에도 800명이 나갔는데 이제 765명 자르고, 결국 공장 매각을 용이하게 하려고 700명만 남기고 나머지는 하청으로 채우려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며 "사람 짜르는 회사 잘되는 거 못봤다"고 덧붙였다.
오리온전기 지회는 이날 집회를 마치고 명동성당으로 이동해 단위노조대표자 결의대회에 참석하고 18일 오전 단위노조대표자 결의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오리온 전기지회는 "오늘은 300여명이 올라왔지만 앞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00명 전조합원이 올라와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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