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초등학교 여교사의 보건휴가를 위해 대체 강사비 예산이 책정됐으나 학교당국의 직·간접적인 압력에 보건휴가를 쓰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교육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건, 김홍렬 교육위원에게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18,549명의 초등 여교사가 보건휴가를 사용해 정교사의 보결이나 시간강사로 대체한 수업 시간수는 총 25,344시간이며 3억 8천여 만원이 강사비로 지출됐다.
또한 서울시 505곳의 초등학교 중 164곳에서는 단 한시간도 보건휴가로 인한 수업 대체가 없었으며, 강사비도 일절 지출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시 교육청은 강사비가 제대로 집행되지 않은 사유로 사용자불신청(89개교), 수업종료후 보건휴가 사용(108개교)을 들었다.
김홍렬 교육위원은 “초등학교 수업이 보통 5시간인 점을 감안, 방학을 제외한 6개월 동안 18,549명의 초등 여교사가 사용할 수 있는 보건휴가 시간수는 556,000시간이지만 25,344시간만 사용한 것은 전체적으로 5%도 채 사용하지 못한 꼴”이라고 분석했다.
더구나 정상적으로 보건휴가를 대부분 사용한 학교는 이미 배정된 예산액을 초과할 정도인데 164곳이나 한차례도 예산지출이 안된 것처럼 큰 편차를 보이는 점에서 안 쓰는 것보다 ‘못쓰는’ 요인이 존재하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이는 전교조 서울지부 여성위원회는 지난 9월부터 한 달여간 서울지역 138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보건휴가 사용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27개 학교(20%)에서 보건휴가 사용시 문진표를 요구하는 등의 외부적인 요인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몇몇 학교에서는 보건휴가 신청을 한 교사의 반에 가정통신문 나눠주기, 교무실에서 큰 소리로 면박주기, 달력에 표시하기 등 반교육적인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ㅇ초등학교 ㅎ모 교사는 “학교장이나 교감이 ‘강사 구하기 힘들다, 예산이 없다, 양심에 맡긴다’는 말을 하며 결재를 꺼린다”며 “보건휴가는 요즘 배짱좋은 여교사만 쓰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황미선 여성위원장은 “보건휴가 대체 강사비가 올해부터 목적경비에서 제외되자 이를 아껴 물품을 구입하거나 일반휴가 대비 예산을 확보한다며 더욱 못쓰게 하는 것 같다”며 “교육청을 대상으로 학교 지도감독 철저, 충분한 예산 확보 등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전교조 서울지부 여성위원회 실태조사 (2002년 9월)
보건휴가 사용 방해사례 - 해당학교수 (총 138개교)
1. 수업후 조퇴 유도 - 56
2. 학기별 횟수 제한 - 34
3. 날짜 변경시 사용불가 - 15
4. 병가, 연가로 전용 유도 - 22
5. 문진표 요구 - 27
6. 의사 진단서 요구 - 3
7. 가정통신문 발송 - 1
곽민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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