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부활은 중남미 민중의 희망"

룰라 해외 반응

이지안 mulu@kdlpnews.org
“브라질 국민들은 행복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진보적 웹사이트 Znet이 룰라의 당선을 축하하면서 했던 말이다.

헌정사상 최초로 좌파정권을 출범시킨 브라질 국민들은 룰라와 브라질노동당(PT)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베네수엘라 등 인접한 중남미 국가들과 전세계 진보언론들의 환영 메시지가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과 국제금융계, 주류언론들은 사뭇 긴장된 모습을 보여 브라질 첫 좌파정권을 둘러싸고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부시 미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빗대 “자신과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이 룰라와 ‘선의 축’을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과 아르헨티나 정부도 각각 논평을 통해 “룰라의 당선이 중남미 민주주의의 지평을 넓히고”, “침체에 빠진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AP통신은 30일 “라틴 아메리카의 많은 사람들이 룰라의 당선을 축하했다”면서 “이들은 가난한 중남미 지역에 대한 희망으로 좌파의 부활을 본다”고 보도했다.

남아공 코사투도 환영논평을 발표해 “5천1백만여명의 브라질 유권자는 신자유주의 12년 동안의 브라질 상황을 바꾸기 위해 룰라에게 통치권을 위임했다”면서 “희망으로 두려움을 이긴 브라질 국민들에게” 축하 인사를 보냈다.

그러나 룰라의 좌파 성향과 좌파적 정책 도입 가능성을 우려해온 서방국가들은 룰라 당선에 우려를 표시하는 눈치다. 브라질의 대외 채무불이행을 요구했던 과거의 룰라가 머리 속에 남아있던 탓일까. 부시 미 대통령은 “브라질과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간단히 언급했으며 영국과 프랑스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짧은 축하메세지를 전하는 데 그쳤다.

특히, 주류언론들은 브라질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 가능성과 포퓰리즘에 대해 비판하며 국제금융자본의 이해를 전달하는 데 치중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005년까지 미주 34개국간의 자유무역 지대를 창설하려는 미국의 대 중남미 정책에 룰라가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룰라와 워싱턴과의 관계는 급속히 냉각될 조짐이 보인다”고 28일 보도했고 <뉴욕타임즈>는 “해외투자자는 룰라를 감시하는 일을 지속할 것 같다”면서 대외채무를 지불하겠다는 룰라의 당선직후 첫 연설과 관련 “나는 그들(PT)이 까르도주가 추진했던 경제정책에 적당히 따라가기만을 바란다”는 미 재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브라질 공공 및 민간 부문 부채는 너무나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기 때문에 룰라는 오래 자축할 형편이 못된다”면서 “리스크 프리미엄과 실질금리를 낮추고 헤알화 가치를 회복시키며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도 신뢰를 얻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는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 “룰라의 당선은 최근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시장적인 정부조치와 같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부활 추세를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진보언론들은 브라질 첫 좌파정권 출범에 대해 환영의사를 표명했다. <가디언>은 “우리는 지금 브라질 민주주의가 뜻밖의 성숙을 이뤄내고 있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인디펜던트>는 사설을 통해 “룰라의 당선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도전”이라며 “친노동자적 정책을 펼칠 룰라의 공간은 아직 작지만, 그는 국제금융자본의 거대한 압력에 맞설 것”이라고 논평했다.

Znet은 “PT의 도시, 포르투알레그레에서 조직되는 세계사회포럼은 이미 전세계 진보운동의 중심에 있다”면서 “룰라의 승리는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사회적 정의를 위한 세계적인 운동을 형성하는 첫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세계사회주의자 웹사이트 WSWS는 룰라 당선에 축하인사를 전하면서도 PT의 ‘우경화’를 비판하고 나섰다. 특히 자유당(PL)과의 동맹에 대해 “80년대에는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던 PT가 이제는 우파정당과 선거연합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PT가 성장하면서 사회운동을 내던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110호] 11.4 ~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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