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에게 바라는 보육정책 - 보육에 대한 투자는 미래에 대한 투자이다.

들어가며

대선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의 살림을 이끌어갈 대통령을 뽑는 일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연초부터 보육문제가 사회이슈로 다루어지면서 대선 후보들의 보육공약에도 이전보다 훨씬 높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성운동단체들이 대선을 준비하면서 만든 대선여성연대의 주요 핵심 3대 과제중의 하나도 보육의 공공성 확보이다.

국가의 정책은 최고책임자가 어떤 가치관과 인식을 가지고 있느냐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는 보육문제에 대해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 동안 보육의 공공성 확보와 보육교사 처우개선을 위해 활동해 온 한국보육교사회는 이번 기회에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에 올바른 보육정책의 방향과 내용이 포함될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이 내용은 지난 9월 30일에 있었던 “ 각 정당 초청 대선 공약 보육정책 토론회”에서 발제문 형식으로 발표된 내용을 재구성한 것이다.


보육정책은 아동복지, 교육, 여성정책, 노동정책 등의 문제와 포괄적인 측면에서 상호연관성을 가지고 다루어져야 한다.

보육문제는 단지 일하는 여성의 육아문제만이 아니며, 가정의 역할을 어쩔 수 없이 대리하는 차원의 문제만도 아니다. 아동의 출산과 양육의 전 과정을 어떻게 사회와 가정이 나누고 책임질 것인가를 고민해야 되는 시점이다.


포괄적인 양육지원 제도가 필요하다.

현재 아동양육과 관련된 제도를 살펴보면 출산정책, 모성보호관련정책, 육아지원정책인 보육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들 정책은 그 동안 인구정책이나 여성정책의 범주에서 다루어져 왔으나 사실상 출산과 육아가 국가의 지속가능성과도 연결된다고 할 때 국가과제로 다루어져야 한다. 특히 보육은 여성의 경제활동 및 사회참여를 지원하여 국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측면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통합적이고 양성평등한 육아문화를 확대하여 평등한 사회로 나가는 기틀을 마련한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출산과 양육에 대한 다양한 정책들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이 되어야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아보육의 경우 단순히 시설확충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육아휴직의 확대와, 특히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의 확대를 통해 부모됨의 권리와 아동의 양육 받을 권리를 동시에 보장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출산과정에 대한 지원은 산모의 건강권 문제만이 아니라 신생아의 건강검진, 장애아 조기발견 시스템의 마련과 적절한 지원체계로 연결되어야 하며, 보육은 시설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만이 아니라 가정의 양육기능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사회 복지 네트워크의 구성 등 포괄적인 사회복지 서비스와 연결되어야 한다.

핵가족화와 저출산의 문제는 아동양육환경의 새로운 변화를 초래하였다. 즉, 가족성원 내에 양육의 경험을 가진 사람이 없고 지역에서도 아이를 갖지 않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부모는 양육에 대한 조언이나 지원을 받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하는 부모의 문제로만 인식되던 양육의 문제가 전업주부가 있는 가정에서도 나타나게 되었다. 따라서 보육시설은 맞벌이 가정의 아동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 아동들의 양육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을 요구받게 된다. 또한 저출산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저출산 문제에 봉착한 일본의 경우 1995년부터 추진된 엔젤플랜의 구체적 목적으로 ① 母의 취업 중 아동양육을 할 수 있도록 지원, ② 가정에서의 아동양육지원, ③ 아동양육에 유리하게 주거 및 생활환경 개선, ④ 부모의 아동양육 비용 감소 등을 두고 있다.

일본이 양육지원책으로 내놓은 엔젤플랜의 목표에 성별분업의 철폐, 주거 및 생활환경의 개선 등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양육의 문제가 단지 일하는 여성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양육지원정책은 변화하는 가족의 형태, 규모, 상황을 고려하여 포괄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아동양육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의무를 강조하고 가족친화적 고용 및 사회전반에서 성평등을 강조하는 각종 정책이 도입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정책으로는 유급육아휴직제, 유급모성휴직제, 가족수당, 아동수당, 보육시설의 양적 확충 및 서비스의 질적 개선, 아동보호시간연장, 방과후 아동보호 확대, 교육 및 주택 보조, 세금감면, 부모의 근로시간 단축, 자녀양육의 양성분담을 위한 제도 등이 포함된다.


보육정책의 주요과제

포괄적인 양육지원체계에는 여러 가지가 포함되어야 하지만 오늘의 주요 주제인 보육정책에 대해 중점적으로 살펴보면 주요과제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공공성 확보
2. 서비스 질 향상
3. 지역사회연계를 통한 포괄적 서비스 제공
4. 이를 위한 효율적인 보육행정 및 지원체계 구축
공공성 확보는 보육서비스가 선택적 소비상품이 아닌 양육에 대한 국가지원체계라는 것을 확실히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제도 자체가 공공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정비되어야 한다는 것과, 비용에 있어 공공성을 담보할만한 수준의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포함한다.

서비스 질 향상은 보육의 질이 결국 아동양육환경의 질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서비스 질은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물리적 환경과 인적환경의 개선, 이를 관리감독하기 위한 제반 제도를 만드는 것을 포함한다.

지역사회연계를 통한 포괄적 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한 이유는, 보육이 아동을 통해 가족복지에 기여해야 하며 또한 그러했을 때만이 건강한 아동양육이 이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중앙정부에 보육과가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지역단위 행정체계까지 전담부서, 또는 전담인력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효과적인 행정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한 상태이다. 또한 보육이 포괄적 양육지원체계로서 기능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 내에도 부처간 협력체계 마련과 각 부서별 여성정책담당관들의 연계, 정부정책의 일관성 있는 계획과 집행을 담보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


세부과제별 정책방향

1. 양육지원의 공공성 확보
①차등보육료 제도의 도입 - 저소득층 보육료 지원대상 및 지원 비율 확대
②국공립보육시설의 확충 - 국공립시설 이용 아동이 전체 보육아동 중 50%이상 수준이 되도록 확대
③장애아 무상보육실시 -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장애아에 대한 보육비용 지원
④출산수당 지급 및 의료서비스 강화 - 여성의 출산을 특별한 사회적 기여로 인정하고 임신기간 중 필요한 의료서비스에 대한 혜택 강구
⑤아동 건강권에 대한 지원 - 모든 보육시설 아동에 대한 정기적인 무료 건강검진 실시
⑥특수보육에 대한 지원 확대 - 국공립보육시설을 중심으로 특수보육 확대
⑦영유아보육법 등 관련 법 개정 및 정비

2. 서비스 질 향상

①가정의 필요와 아동의 조건에 따른 다양한 서비스와 보육형태 마련 - 야간, 휴일, 시간제, 일시, 긴급 보육서비스와 영아, 방과후 등 대상에 따른 보육시설 운영
②평가인증제 도입
③보육환경 개선 - 보육교사 대 아동비율 하향조정, 보육시설 설비·물품에 대한 안전 및 위생 기준 강화, 보육실 면적 확대와 연령에 맞는 필요 공간 확보, 보육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인력 재배치, 시설설치 시 필요한 주변환경에 대한 기준마련
④보육교사 전문성 향상 - 처우조건 및 근무환경 개선, 양성과정 정비 및 자격제도 도입, 전문성 향상을 위한 재교육 확대?강화.
⑤부모와 지역사회의 참여를 보장하는 시스템 마련 - 어린이집 운영위원회, 지역 보육위원회에 부모, 보육교사, 지역주민의 참여 보장하고 자료 공개

3. 지역사회연계를 통한 포괄적 서비스 제공

①지역사회자원간 네트워크 형성과 이를 위한 정보센터의 활성화
②지역주민의 아동양육지원을 위한 프로그램 제공 - 보육시설, 복지관, 청소년 회관, 주민단체, 관련기관, 기타 교육시설의 이용 가능한 물리적·인적 자원을 개발하고, 이의 활용이 가능하도록 필요한 지원과 관리 체계를 마련
③ 지역사회가 양육에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 문화 회복
④ 가정과 일을 양립할 수 있는 기업문화 및 사회분위기 마련

4. 효율적 행정체계의 마련

①중앙 차원의 관련 부서간 협의?협력 체계 마련 - 복지부, 여성부, 노동부, 교육부, 문화부, 기획예산처 등
②시·군·구까지 보육전담공무원 확보 / 보육복지전달체계의 효율화


마치며

이제 우리의 요구를 걸고 대선 주자들의 보육공약을 점검해보자. 관점과 방향, 실천가능성을 꼼꼼히 따져보자. 그리고 앞으로 5년의 보육정책을 이끌어 갈 사람을 제대로 골라내자. 현장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지 않는다고 불평하기 전에 듣지 않을 수 없도록 목소리를 내자. 아주 큰 목소리로 보육의 발전을 위해 외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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