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논쟁 뜨거운 화섬연맹 선거
산별노조 건설의 시기와 방법도 쟁점 ― 9일 판가름
연맹혁신과 산별노조건설을 쟁점으로 뜨거운 논쟁이 벌어졌던 민주노총 민주화학섬유연맹 3기 임원선거가 9일 대전시민회관에서 열리는 대의원대회에서 당선자를 확정하고 마무리된다.
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처장을 한팀으로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는 2기 집행부에서 오길성·장현황·최신영 후보가 출마하고 연맹혁신을 주창하며 장영열·배재석·이정훈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기호 1번 오길성 후보는 1·2기 연맹 위원장을 역임하고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장현황 후보는 신호제지 위원장, 최신영 후보는 삼남석유 위원장 출신이다.
기호 2번 장영열·배재석·이정훈 후보는 각각 금호타이어 위원장, 이랜드 위원장, 한국합섬 사무국장 출신이다.
2000년 연맹 출범 이후 지금까지 두 차례의 임원선거가 모두 단독 출마와 당선으로 진행되었기에 경선이 된 이번 선거는 조합원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점진적 변화 대 근본적 혁신
양 후보는 구조조정 반대, 산별노조 건설, 비정규직 철폐 등을 공통적인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연맹 혁신과 산별노조 건설의 방법에 있어선 첨예한 견해차를 보였다.
오길성 후보측은 “연맹 혁신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사람이 변한다고 혁신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조직이 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상근역량이 늘어나면서 연맹이 변화하고 있으며 조합원이 다시 선택해 준다면 더욱 속도를 붙여갈 수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장영열 후보측은 “연맹은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투쟁이 계속 패배하고 있는데도 혁신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투쟁의 구심이 되지 못하는 연맹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겠다”고 결의를 밝히고 있다.
산별노조 건설에 있어서도 오후보측은 “마지막 과제라는 각오로 산별노조 건설에 총력 매진하겠다”며 열변을 토하고 있지만, 장후보측은 “산별노조 건설에는 이의가 없지만, 일정에 발목이 잡혀선 안된다”며 “공동투쟁의 경험을 풍부하게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이 산별 건설의 과정이 되어야
연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양 후보 지지자들의 논쟁은 더욱 치열하다.
오후보 지지자가 “2002년은 공동투쟁의 장을 만들어 가고 있다. 구미 3사 공투본의 투쟁, 여수 공투본의 투쟁, 동서-네슬레 공투본 등은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하는 투쟁이었다”며 연맹은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장후보 지지자는 “자그마한 변화들이 혁신의 기초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갈수록 고도화되는 자본의 탄압에 무너지고 있는 현장의 고통에 비추어 너무도 빈약하고 무책임하다”고 일갈했다.
산별건설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사업장이 일상적인 구조조정 공세에 노출되어 있다”며 “시기를 잡는데 목매지 말고 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을 통해 산별 건설 결의를 모아내면 된다”는 주장이 많았다. 타협적인 사업 기조도 여러 차례 지적됐다.
투쟁의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 연맹
어느 조합원은 “태광의 구조조정 투쟁에 연맹이 결합을 했지만 태광 자체와 울산 동지들의 투쟁으로 마감(지금도 투쟁 중에 있다)되어서 연맹이 태광 투쟁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순 없다. 소수의 구속자와 500여명에 가까운 정리해고자의 발생, 이로 인한 자본가의 노조 매수에 대해서 연맹은 어떠한 형태로든 책임을 졌어야 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는데, 태광 해고자들의 조합원 자격조차 해결 못한 2기 집행부의 태도와 연결된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경선에서 비롯된 치열한 논쟁을 통해 화섬연맹의 근본적인 혁신과 투쟁을 통한 산별노조 건설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된 것이 누가 당선되든지를 떠나 3기 화섬연맹 임원 선거의 가장 큰 성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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