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레미콘기사 노동자 아니다"

노동계 강력반발 "현실 무시한 과거답습…고용왜곡 부추겨"

'레미콘운송기사는 노동자가 아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학습지교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등 노동자성 인정을 다투는 특수고용직 투쟁에 비상이 걸렸다.

대법원(주심 박재윤 대법관)은 지난 1월10일 건설운송노조 시케이인프라시스분회 조합원들이 낸 '근로자지위부존재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업무내용을 회사가 정하고, 근무태도를 교육받는 등 업무수행과정이 고용관계와 유사한 사실만으로 운송차주들이 근로자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 서울고법의 "레미콘운송차주는 근로자가 아니다"는 판결에 불복해 상고한 바 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노동자냐 아니냐'를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느냐"를 놓고 판단하는 기존의 해석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해 △업무수행 과정에서 어느 정도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는 것은 불가피한 점 △운송차주들의 복귀시간이 정해지지 않고 자유로운 점 △운송차주들이 각자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 및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점 등을 들어 노동자성을 부정했다.

노조쪽 변론을 맡은 김칠준 변호사는 이에 대해 "레미콘기사들이 말로만 사장이지 노동자와 전혀 다를 바 없는 현실을 무시한 채 대법원이 과거의 판례를 답습했다"면서 "악덕기업주들이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을 회피하기 위해 고용형태를 왜곡하도록 손을 들어준 셈"이라고 비판했다.

건설운송노조와 학습지노조 등은 대법원 판결 직후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쟁취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들은 15일 대법원 규탄집회를 시작으로 오는 30일까지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성 인정을 검토키로 한 대통령직 인수위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이와 함께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쟁취 결의대회(1월19일), 노동부와 법원에 항의팩스 보내기 등도 펼친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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