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지난 9월 강행하려다 새 시스템의 졸속 추진 및 예산 낭비, 개인정보 침해등을 우려한 교사들의 반대에 밀려 올 3월로 시행을 연기한 전국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 National Education Information System)이 시행을 하기 전부터 많은 부작용과 우려를 낳고 있다.
제주 지역의 경우 교육부에서 작성한 641명 미인증 교사들의 전화번호·생년월일 등의 정보가 교육부의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 홈페이지 공개자료실을 통해 지난 12일경에 유출됐다. 교육부는 미인증 교사들의 인적사항과 인증아이디를 액셀파일로 만들어 일선 학교에서 직접 입력하도록 강행하려다 이 같은 사고를 저질렀으며, 교사들의 인적사항이 있는 파일을 공개자료실에 올려둔 것은 교육부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의식수준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특징은 교사들이 입력한 학생들의 출결과 성적·건강 정보가 학교 단위 서버가 아닌 시·도 교육청 서버에 집중·집적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성적·졸업증명서를 교육청에서 직접 떼어볼 수 있고 학부모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녀의 출결과 성적 상황을 직접 확인하고 안방에서 상담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교육부는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기록부, 건강기록부 등 학생의 민감한 개인정보를 광역시별로 통합하고 이를 웹을 통해 접속하게 하는 것은 전국민의 프라이버시를 위협하는 문제가 된다. 또한 교육행정시스템은 교사의 신상에 대해서는 재산, 정당, 사회단체 가입, 징계형벌, 적성검사, 결혼일자, 통근방법, 생활수준, 종교 등 민감한 개인정보까지 입력하도록 하고 있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등에 규정되고 있는 사생활을 현저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를 수집해서는 안된다는 규정과 개인정보를 위탁하는 경우에는 그 사실을 미리 이용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규정을 어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김진철교사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문제는 단지 잡무의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바로 개인별 건강기록 누가 관리와 이로 인한 인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보건 메뉴 중 건강기록관리와 학교보건관리 부분은 학생의 건강 상태가 어떠한지, 학교에서 언제 무슨 질병으로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에 대해 초등학교 입학 시부터의 기록을 누가 관리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현재 학교에서 건강 상태와 신체 검사는 건강기록부에, 질병 치료는 보건 일지에 기록되어 보건 교사에 의해 관리되고 있지만, 학생이 졸업할 때는 본인에게 교부되며, 이후에는 이 자료를 어떤 방법으로도 이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교육행정정보시스템에 의해 이러한 모든 자료가 웹을 통해 누적된다면, 이는 개인의 건강 상태를 본인의 허락도 없이 쉽게 가공, 조작될 수 있는 정보의 형태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이 자체가 인권 침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지금도 일선 학교 단위에서 재학생 개별 정보가 자주 새나가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으며, 학교 담당자의 잦은 교체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한 서버에 집중된 수십만 명의 개별 정보가 유출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지적이 있는 상황인데도 교육부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 인터넷 시대에 맞는 진보적 시스템이라며 기술적인 보안만 충분하면 된다는 인식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9월 교사들의 반대에 밀려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시행을 올 3월로 연기할 때는 전교조등 교원단체와 해결책을 모색하겠다고 밝혔으나 21일 전교조에 따르면 상담기록, 학부모기록등 민감한 정보에 대해서는 학교의 재량에 맡기거나 선택사항으로 남겨 이후 입력이 강제될 위험이 그대로 남아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의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또한 감사원 감사자료에 따르면 교육부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으로 인해 2000억원의 예산 낭비를 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정감사에서 1476억원이란 예산이 투입된 씨에스(CS) 국책사업이 하루아침에 폐기되고 502억원이 새로 투입되는 등 불투명한 과정을 통해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이 결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미경 의원(민주당)은 작년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감사원 지적처럼 교육정보화 사업이 불확실한 계획 속에서 엄청난 예산을 낭비하며 진행된다면 교육의 미래도 불투명하다"며 "교육정보화 사업 전반에 걸쳐 평가단을 구성하고 전면적인 재검토와 수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전교조에서는 작년에 이어 시행을 앞둔 올 겨울에도 행정정보시스템이 도입을 '정보인권침해, 교원노동통제'로 규정하고 행정정보시스템 폐기투쟁 계획을 확정하고 일선에서 인증거부, 인증폐기 투쟁부터 시작하여 행정정보시스템의 도입을 중단시키기 위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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