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구정연휴 두산중공업 시신탈취 우려"

구정연휴기간 사측의 시신탈취 우려, 전국적으로 사수조 조직 노사 3차 협상 30분만에 결렬 변하지 않는 두산중공업, "가압류, 손배는 정당한 권리"

*민주광장에 설치된 배달호 열사의 추모무대를 투쟁하는 눈사람이 지키고 있다[출처:두산중공업 지회]

구정연휴기간 사측의 시신탈취 우려, 전국적으로 사수조 조직
'상징적인 의미가 아닌 실질적으로 매출액을 떨어뜨리는 투쟁'을 강조하며 두산제품 불매운동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하고 있는 민주노총과 분신대책위는 24일 국회 앞 집회, 손배 가압류와 노동기본권 제약 토론회, 25일 서울, 창원 전국노동자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두산중공업이 다가오는 구정연휴 기간 동안 사측에 회유된 유족, 용역깡패, 청원경찰 등을 동원해 열사의 시신을 탈취할 것이 우려된다"며 "깡패기업의 박용성 회장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구정연휴 중 하루는 배달호 동지와 함께 할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은 전국적으로 구정연휴 기간 동안 사수조를 조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2일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회사측의 어려움도 잘 알고 있으나 사측이 적극 나서 포괄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이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노사 3차 협상 30분만에 결렬, 단식해고자 사측이 보낸 의사 돌려보내
전국 각지에서 두산 규탄성명이 잇따르고 두산제품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2일 오전 10시 두산중공업에서는 금속노조 교섭단과 두산중공업 사측의 3차 협상이 진행되었으나 30여분만에 결렬되었다. 유족으로부터 모든 권한을 위임받은 금속노조 교섭단은 "고인이 죽음으로서 해결하고자한 노조탄압과 현장통제의 '본질적 문제'에 대하여 회사가 '포괄적으로' 풀지 않을 경우,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사측은 '장례 절차와 유족 위로금 지급으로 모든 것을 끝내자'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 사측은 3차 협상 결렬 이튿날인 23일 오전 단식 11일째에 접어든 해고자 단식농성장에 의사를 파견해 단식중인 해고자들이 진료를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내는 일도 있었다. 단식중인 해고자들은 "열사의 죽음 앞에 문상조차 하지 않는 비도덕적이고 반인륜적인 사측이 열사정신계승을 위해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해고자 동지들에게 의사를 보내는 것은 해고자들의 단식투쟁을 매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그렇지 않고서야 어느날 갑자기 인도적으로 변한 사측의 태도를 설명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단식 11일째에 접어든 해고자들은 교통사고 휴우증과 당뇨병, 고혈압으로 인해 심한 고통 속에서도 무기한 단식을 결의하고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해고자들은 "해고자 복직만이 아니라 열사의 정신을 헛되이 하지 않고 이어받기 위해, 조합원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에서 단식을 시작했다"며 "배달호 동지의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쓰러지는 한이 있더라도 단식투쟁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를 밝히고 있다. 현재 두산중공업에서 무기한 아사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해고자 5명은 수배중인 상태이고, 행동이 자유로운 해고자 6명은 두산타워앞 1인 시위와 서울지역 노조, 사회단체들의 연대를 호소하는 등 상경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열사의 요구를 관철할 때까지 단식투쟁을 결의하고 있는 두산중공업 해고자들[출처:두산중공업 지회]
변하지 않는 두산중공업과 사용주들의 입장, "가압류, 손배는 정당한 권리"
21일 경총은 성명서를 통해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한 사용자의 가압류나 손해배상 청구는 법에 따른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해 다시 한번 사용자들이 손해배상, 가압류 등 신종노동탄압수단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두산중공업 역시 사측 유인물을 통해 "지회는 일부 노동활동가의 안위를 위해 미망인의 뜻이라며 시신을 담보로 하고 회사와 흥정을 하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며 "파업을 지시하고 주동했던 김창근 금속노조 위원장 등 노동활동가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면죄부를 받으려는 것은 상식을 벗어난 있을 수 없는 행동"이라는 등 노조탄압정책의 변함없음을 과시하고 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공장문까지 걸어 잠그며 조합원들의 총회 참여를 막았던 두산중공업은 '열사의 죽음을 금속노조가 방조했다'며 금속노조와 연대단위들의 투쟁 결합을 비방하고, 관리자를 동원해 조합원의 집회 참여를 물리적으로 막는 등 여전히 탄압 일변도의 정책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2개 시민사회단체, "사용주의 손배, 가압류 일괄 해결" 촉구해
민변, 인권운동사랑방, 참여연대, 전농 등 52개 시민사회단체는 23일 참여연대 강당에서 '한중특혜인수의혹·증여비리 두산재벌 박용성 회장 규탄과 분신사망 사태해결 촉구 민주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을 갖고 "△신종 노동탄압인 사용주의 손해배상 가압류 청구 소송 일괄해결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 재발 방지를 위한 관련법 개정 추진 △두산재벌이 공기업인 한국중공업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의혹의 진상 규명 △두산재벌의 불법 재산상속에 대한 전면 재조사와 불법행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변 김인회 사무처장은 "사용주가 손배, 가압류 소송을 하더라도 법원에서는 결코 받아들이면 안되는 것"이라며 "선진국에서는 굳이 법 조항이 아니더라도 관행 상 노동쟁의를 대상으로 신청하는 가압류, 손해배상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김인회 사무처장은 또한 "우리나라 법원 또한 판례나 관례로 사용자의 소송을 거부할 수 있으나 법원이 경영주와 같은 입장에서 판결을 내리고 있으며, 이는 충분히 비판의 대상"이라며 "노조의 쟁의행위를 대상으로 한 가압류, 손해배상 소송을 하는 것은 법리,논리,사실적으로 성립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배달호 열사의 영정을 들고 공장순회투쟁을 하고 있다[출처:두산중공업 지회]
민노당 진상조사단, "배달호씨 죽음의 근본원인은 비상식적인 노조파괴" 결과 발표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은 1월 11일, 12일 이틀간 창원 두산중공업 공장내에서 배달호 열사의 경력, 행적과 사건 발생 전후 상황에 대한 유족, 동료, 노조와 회사의 주장을 듣고 관련자들의 증언을 청취하는 등 현지조사를 거친 후, "배달호 열사의 분신 항거는 두산중공업의 비상식적인 노조 파괴 공작과 노동조합의 무력화 등에 근본 원인이 있음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진상조사단은 "2000년 12월 12일 공기업 한국중공업을 불과 3057억원이라는 헐값에 사들인 두산그룹은 노조의 무력화를 위해 탄압을 시작했고, 2002년 '노동조합의 버릇을 고치겠다'는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의 말이 있은 후 사측에서는 단체 협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비상식적인 조치와 그 후 파업 과정에서 대량 징계와 해고, 고소, 고발, 가압류 등으로 노조의 완전 항복을 요구했던 것"이라며 "배달호씨가 임금 및 부동산 가압류로 인해 극심한 생활고를 겪은 것은 사실이나 이 같은 경제적 어려움만으로 분신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두산중공업의 비상식적인 노조 파괴 공작과 노동조합의 무력화 등을 그 근본 원인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진상조사단은 10일 두산중공업에 진상조사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으나 두산중공업 노무팀에서 이를 거부해 유족, 동료, 노조에 대한 조사만으로 진상보고서를 작성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재벌 규탄 성명 전국 각지에서 잇달아 발표, 이후 계속 확산될 것으로
두산재벌에 대한 규탄성명이 전국 각지의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에서 발표되고 있다.

22일 전농 경남도연맹은 "배달호 열사의 사망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두산그룹에 있으며, 헐값에 한국중공업을 두산재벌에 넘겨주고 온갖 특혜와 편파적인 사법판정으로 노동조합파괴에 적극 도움을 준 정권 또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두산중공업 박용성회장은 지난해 "국익을 위해서는 쌀 등 농산물 시장 개방에 보다 유연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농산물 시장 개방이 불가피하다는 망발을 두차례에 걸쳐서 늘어놓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남도연맹은 또한 "자기들의 이익을 위하는 일이라면 노동자, 농민의 목숨 따위는 아무런 가치 없는 하찮은 존재로 취급하는 두산그룹과 박용성 회장을 반민중 세력으로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고 배달호 열사의 마지막 소원이 이루어질 때까지 악덕재벌 두산그룹 제품에 대한 전면적인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 박용성회장이 회장으로 있는 서울상공회의소, 인천상공회의소, 청주상공회의소, 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철강협회 등 민주노총 공공연맹 산하 18개 경제사회단체 노동조합은 22일 성명서를 통해 "두산중공업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조문은커녕 조문객들의 방문을 수차례 청원경찰을 동원하여 막는 등의 물의를 빚고 있음은 물론 '사내에 출입한 외부 인원들의 무질서가 난무하고 있다'는 등의 공식자료를 내고 있는 실정"이라며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가지고 박용성 회장이 상공회의소 회장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21일 "사용자 단체는 자성하고 고인에게 사과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24일에는 부산, 울산지역 교수 공동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는 등 두산재벌 규탄과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성명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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