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일보'와 '김치냉장고일보', '비데일보'가 난무하고 있고, 노무현 당선자는 '수구언론 개혁'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이에 따라 언론개혁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기대와 의지도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나 대통령직 인수위가 발표한 '10대 국정과제'에서 언론개혁이 빠지고, 정부 차원의 개혁보다는 언론사의 '자율개혁'에 맡기자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면서 기대감은 우려로 뒤바뀌고 있다. 온갖 불법경영과 탈세를 일삼으면서도 세무조사를 '언론탄압'이라 호도하며 외려 역공세를 편 바 있는 수구언론에 자기개혁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언론노조와 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민언련),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PD연합회)가 지난 1월21일 프레스센터에서 '노무현 시대 언론개혁,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신문분야 언론개혁토론회를 열었다. '언론개혁 없이 사회개혁 없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언론개혁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었으나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발제를 한 광주대 임동욱 교수(언론광고학부)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법적용을 제대로 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져야 하며, 신문고시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국회 안에 언론발전위원회(가칭)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임 교수는 이와 함께 신문독과점 규제입법을 통한 신문독과점과 여론시장 독점을 해소하기 위한 정기간행물법 개정을 장기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또한 신문고시제도와 관련법 보완, 국세청 세무조사 정례화도 주장했다. 민주당 김성호 의원은 "현재 여야구도상 정기간행물법 개정은 힘들며 초당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국회 내 언론발전위 구성에 찬성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택수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김대중 정부가 국회 안에 언론발전위를 구성하려 했던 것은 언론사와 마찰을 피하기 위한 고려였다"며 "대통령이 방송개혁위처럼 신문에 대해서도 개혁위원회를 구성해 신문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정부의 역할이 강화될 경우 수구언론의 역공에 말릴 위험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김대중 정부의 경우처럼 정부가 나설 경우 정치적 오해와 왜곡을 부를 소지가 있다"면서 "당선자는 제도개혁에 나서기보다는 세무조사를 하더라도 언론이라고 봐주지 말고 원칙적 태도를 견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김홍신 의원도 "한나라당 의원 중 단 3명이 정간법을 지지하는 게 현실"이라면서 "노무현 정부는 스스로 나서기보다 분위기를 조성하고 개혁의 정당성을 설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언론노조 신학림 위원장은 "언론자유는 철저히 보장하되 기업경영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집행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위원장은 "김영삼 정부는 언론정책이 아예 없었고, 김대중 정부는 적당히 타협하려다 막판에 세무조사나 공정위 조사를 동원해 순서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새 정부는 과거정부처럼 신문사 인사나 편집에 관여해 언론자유를 침해해서는 안되며 다만 신문시장이나 투명경영 등 기업영역에 대해서는 철저히 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은 joungk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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