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 블랙리스트 작성하며 노조원 등급 매겨

47일 파업기간 '사수대 빼내라' 등 사장지시 선무활동 기록까지 두산중, 시댁친정 찾아오며 아이까지 회유하려

*25일 창원 전국노동자대회[사진출처:두산중공업지회]
47일 파업기간 '사수대 빼내라' 등 사장지시 선무활동 기록까지
두산중공업의 노조와해 공작을 위한 관리자들의 선무활동이 기록된 수첩, 문서 등이 공개되었다.

한국중공업 인수 이후 치밀한 계획 속에 노조탄압을 진행하던 두산중공업은 교우관계, 계파, 여론주도 등 조합원 개인 성향을 자세히 기록한 '블랙리스트'까지 작성하며 노조와해 공작을 펼쳐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47일간의 파업기간 동안 두산중공업 지회가 관리자로부터 입수한 한 관리자의 수첩에는 노조경력, 참여도, 교우관계, 출신학교, 고향, 여론주도까지 세부적으로 작성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노조 참여도를 상중하로 구분하고 각 조합원을 A부터 E까지 등급( A:자립, B:관찰, C:주기관리, D:지속관리, E:방치)으로 분류했다. 또한 두산중공업 측은 이 블랙리스트에 따라 조합원의 연장, 특근, 야근에 차별을 주고, E (방치) 등급은 상황 발생시 '해고' 대상자를 의미하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차원에서 현장 직원들의 관리를 위해 리스트를 작성해서 성향별로 분류하고 관리를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분류결과에 의거해 작업이나 특근시 불이익을 준 사실도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3일 모 방송ㅇ프로그램에서 민주노총이 이 자료를 제시하자 두산중공업 한 관계자는 "근무형태 및 인사고과와 관련한 정상활동의 하나로 볼 수 있으나 최근에는 이런 자료를 작성한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가 입수한 블랙리스트 수첩에는 또한 관리자들이 조합원을 상대로 벌인 선무활동까지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관리자가 조합원 부인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남편 설득을 종용하는 내용과 "사수대를 빼내라, 중재단이 와도 회사방침대로 한다, 선무활동 실적을 내라"는 내용이 "사장님 지시사항"이라며 기록되어 있었다.

분신대책위는 이번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사원과 조합원을 5등급으로 분류하고 그것도 노조참여도를 중심으로 생계에 바로 영향을 주는 잔업과 특근등을 통제하고,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한다는 것은 노동인권의 차원에서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더 자세한 부당노동행위 사례를 조사해 국가인권위 제소, 관계기관 진상조사단 구성과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신대책위는 두산중공업의 노조탄압사례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고 두산중공업의 부당노동행위, 인권침해, 현장통제 사례 등에 대한 제보를 받고 있다. (대책위 상황실 : 278-8612 / 016-585-9681)

두산중, 시댁친정 찾아오며 아이까지 회유하려
지난 25일 서울과 창원에서는 '고 배달호 조합원 추모 및 두산재벌 규탄대회'가 4천여명의 노동자와 시민이 모인 가운데 동시에 진행되었다.

이날 창원집회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두산의 악랄함을 알리기 위해 나왔다"는 배달호 열사의 미망인 황길영씨는 "장례절차 등 모든 것을 금속노조에 위임했는데 회사는 노조가 나를 감금하고 통제한다고 유언비어를 흘리고 있다"며 "회사측에서 시댁과 친정에까지 찾아와서 아이들까지 회유하고 집 앞에서도 감시를 해왔다"고 두산중공업측이 유족을 회유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폭로했다. 황길영씨는 "대학 입학하는 큰딸 입학금 어떻게 할 것이냐고 하는데 월급과 집을 가압류한 회사가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며 "남편의 시신을 지키기 위해 회사를 떠나지 않을 것이고 박용성 회장이 직접 만나자고 하면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지난 16일 두산타워앞 집회에서 경찰이 취재기자와 집회 참석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진혼굿 물품을 탈취해 간 것과 관련해 25일 집회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경우, 야간 도심시위 등으로 강력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별다른 충돌없이 이날 집회는 마무리되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창원집회 행진에서 편도 2개 차로만 허용한 방침을 어기고 4차로를 모두 점거한 데 대해 지도부를 사법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임단협과 관련해 구속된 두산중공업지회 전 간부 4명이 21일 아침부터 마산교도소에서 '고 배달호 동지 추모 및 두산재벌 규탄' 무기한 단식투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지난 13일부터 단식에 돌입한 두산중공업 수배 해고자 5명과 10일부터 빈소에서 단식투쟁에 돌입한 김건형(47세) 조합원까지 포함해 전부 10명의 두산중공업 해고자 등 조합원들이 단식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교도소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두산중공업지회 전간부들은 전대동(40세), 이재성(44세), 양봉현(41세), 염국선(29세)씨는 ....로 각각 징역 1년 6월에서 2년 8개월까지 선고받았다.


남편의 한을 꼭 풀어주십시오 [25일 노동자대회에서 낭독한 배달호 열사 미망인의 호소문]

"남편의 한을 꼭 풀어주십시오"

"여기에 오신 여러분. 정말 고맙고 감사합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두산의 모든 것을 밝히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사측은 남편의 분향소도 오지 않았고, 화환 하나 보내지 않았습니다. 자기 가족이 죽었는데 말입니다.
저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장례절차 등 모든 절차를 금속노조 김창근 위원장님께 위임을 하였습니다. 사측에서 저를 만나고자 하여 박용성 회장과 직접 만나서 해결하겠다고 전하였습니다. 그런데도 사측은 저희 시댁을 여러 번 찾아가서 회유하더니만, 친정을 찾아와서 회유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아이들에게까지 위협을 느끼게 합니다. 저희 집앞에 회사측 사람을 세워두고 감시를 했습니다.
김창근 위원장님을 통하여 큰 딸 입학금을 걱정하더라구요. 큰딸이 대학에 들어가거든요. 조합비를 가압류하고 집을 가압류하고, 월급을 가압류하고, 구속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징계와 해고까지 시킨,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인간 두산이 말입니다. 지금은 노조측에서 저를 감금시키고 있다고 유언비어까지 퍼뜨리고 다닙니다.
남편 시신이 회사에 있는데 제가 어디를 가겠습니까? 남편의 시신을 지켜야지요. 저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모든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입니다.
여러분! 저희 남편의 한을 꼭 풀어 주십시오.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태그

배달호 , 박용성 , 가압류 , 두산 , 중공업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미라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