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흐름을 보여주는 문화유산, 철거 안된다

북단협, 고희동 생가 철거 반대 기자회견


근대문화유산의 보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북촌지역 단체협의회(북단협)는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최초의 서양화가인 고희동 생가의 보존을 주장했다. 북단협은 북촌지역의 문화적 현안을 협의하기 위해 작년 12월 만들어진 모임으로 공간문화센터, 문화연대, 도시연대 등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북단협은 고희동 생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희동 주택이 “우리네 전통가옥의 틀을 유지하면서 서양식의 형태를 가미한 유서깊은 곳”이라며 한샘 연구소 건립계획의 전면철회를 요구했다. 한샘은 작년 6월 집을 사들인 뒤 건물을 헐고 4층짜리 연구소 건축을 추진해 왔다. 여기에 문화재전문가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며 건축가의 공공성이라는 문제가 화두로 등장했던 바 있다(관련기사 일일문화정책동향 609호, 2002.11.26 ).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연신원)’의 기습 철거, 우이동 육당(六堂) 최남선의 한옥 '소원(素園)' 철거 등 근대문화유산 보존의 문제는 최근 들어 계속 논란이 되어온 주제다.

논의의 핵심은 보존의 근거를 무엇으로 둘 것인가. 즉 해당 문화유산이 보존할 가치가 있는가의 여부이다. 실제 철거를 주장하는 이들의 근거는 대부분 “건물들이 지나치게 낡았으며, 전통양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보존가치가 없다”라는 것. 이에 대해 보존을 주장하는 이들은 “박제화된 유산이 아닌 삶의 흐름을 담아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한 유산”이라며 맞선다. 공간문화센터의 최정한 대표는 “안데르센이나 세익스피어의 생가가 공공장소로 유지보전되고 있는 외국의 예와 전통한옥이 아니라는 이유로 철거를 강요당하고 있는 우리의 건물들을 볼때 지나치게 교조적이라는 인상을 받는다”며 문화유산에 대한 경직된 시선을 안타까워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문제는 그 동안 관리의 부실로 그나마 남아있는 근대문화유산이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밖에는 남아있지 않다는 것. 여기에 문화재에 대한 인식의 편협함과 개발논리가 겹쳐 문화적 흔적들은 점점 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불과 100년전의 건축물도 찾아보기 힘든 도시, 정도 600년을 자랑하는 서울의 현실이다.

일일문화정책동향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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