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S, 대안은 무엇인가 : NEIS 토론회 취재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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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기관에 의한 개인 정보 수집의 원칙 마련


현재 NEIS는 엄청난 인권 침해의 소지에도 불구하고, 현행 법률상 만일의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시에도 법률상의 한계로 인해 법률적인 처벌의 근거가 없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에, '노동자 감시 근절을 위한 연대모임'과 관련한 활동도 하고 있는 법무법인 지평의 이은우 변호사는 18일 토론회에서 우선, '교육 관련 정보의 수집과 처리'에 관한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정보의 수집은 각 단위별로 교육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로 한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우 변호사는 이에 앞서, '보다 많은 정보를 수집해야만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나, '교육자는 피교육자에 대하여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는 생각부터 먼저 고쳐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경우 학생에 대하여 학교에서 마약복용 여부에 대한 검사를 하는 것이 허용되는가에 대하여 논의가 있었는데, 연방대법원이 제한적으로 허용한 바 있다고 한다. 어떠한 이유로든, 학생들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수 있는 정보수집은 함부로 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 하겠다.

두번째는, '적재적소의 원칙'이다.

학적에 관한 정보, 성적에 관한 정보, 생활지도에 관한 정보, 재정에 관한 정보 등을 각 분야별로 누가 수집하여 누가 관리하는 것이 적당한지, 누구까지 알도록 공유할 것인지를 분명히 정해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개인에 대한 정보는 단위학교에서 수집, 관리되어야 하며, 단위학교에서도 무분별한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고, 해당 교사에게 분리, 수집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이은우 변호사는 "단위학교를 넘어서는 개인의 교육에 관련된 정보의 공유나 교류는 엄격하게 필요한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 번째로는, '원칙적으로 국가나 시·도교육청은 학생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육은 학생이 교육기관을 선택하여 받는 것이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해당 교육기관 외에 교육청이나 교육인적자원부나 다른 국가기관은 학생이나 학부모의 교육에 관련한 정보를 알 필요도 없고 알려고 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은우 변호사는 이와 관련한 사례로, 최근 영국에서 국가가 초등학교에 대한 센서스(Pupil Level Annual Schools' Census; PLASC)를 실시하면서 개인별 센서스를 시작해서 문제가 되었던 예을 들었는데, 이 개인별 센서스의 설문에는 인종, 특수한 교육이 필요한지 여부, 무료급식의 필요 여부, 유급 여부 등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여기에 해당 초등학생들의 이름을 반드시 기입하도록 해서 많은 국민들이 '국가가 학생들의 정보를 취득하는 것은 프라이버시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일종의 감시행위'라며 비난했다고 한다.

이 밖에 정보는 수집 목적을 특정하여 분명히 고지하고, 직접 수집해야 한다는 점, 당연히 학생, 학부모는 이를 통지 받고, 열람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과 함께 정보의 이용은 교육목적으로 국한해야 하며, 정보의 공개나 제 3 자에 대한 제공은 당사자의 동의에 의해서만 허용되어야 한다는 원칙 등을 제시하였다.

미국의 연방법률인 '가족의 교육에 대한 권리와 프라이버시 보호법'(Family Education Rights and Privacy Act; 이하 FERPA)은 개인의 교육정보를 당사자의 동의가 있어야만 공개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34 CFR § 99.31). 우리의 경우에도 이처럼 제한적인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개인의 교육정보의 공개가 허용되어야 할 것이다.


현 C/S 체제의 개선


현실적으로 필요한 시론적 형태로는 현재의 C/S 프로그램을 개선하는 방법이 있다. 학생들의 자료를 학교 단위 차원에서 관리하는 방법으로는 옛 방식대로 수기로 하는 방법, 개인 교사가 사용하는 S/A(Stand Alone)의 사용, NEIS의 로컬화 등의 방법이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토론이 더 필요하나, 한 가지 원칙은 학생들의 정보 관리가 개별 학교 단위 이상을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기에 지금까지 시행되어 왔던 C/S 단계에서 학교 행정 정보화 사업은 중단되어야 하며, 대신 현재 문제가 많은 C/S 프로그램에서 버그를 박멸하고 테스팅을 새롭게 바꾸는 등 대폭 개선해야 한다. 또한 일반 교과 교사가 비전문적으로 과중하게 담당해 왔던 서버 관리에 대한 대안도 필요하다. 김진철 교사는 이에 토론회에서 교육부가 반드시 전산 공무원을 학교마다 배치할 것을 주장하였다.


교육 주체·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자.


현재까지 진행된 C/S, S/A만 하더라도 이미 엄청난 예산이 투입되었으며, 이에 대한 향후 관리 및 대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인지라 NEIS가 폐기된다 하더라도 교육 정보화 사업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가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토론회에서 강내희 교수는 교원, 학부모, 정보 시민 단체가 참여하는 '교육 정보화 심의 위원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내희 교수는 "교육행정정보체계 도입은 교육행정의 질을 높이는 것보다는 교육을 시장요구에 맞게 개편하려는 시도로 파악한다"며 "지금 이 체계가 학생, 학부모, 교사와 관련하여 얻으려는 정보는 일반 기업체가 수집하고 있는 고객 정보에 비하여 훨씬 자세하고 '가치가 높은' 내용을 담고 있어 십중팔구 시장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 후, "교육정보화 사업은 행정관리자의 편의나 시장 이익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를 위한 방향으로, 사회적 공공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도록 재조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 정보화 심의위원회'를 통해 현재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중단하고 교사, 학부모, 그리고 시민단체가 참여하여 교육의 정보화를 위한 목적, 원칙을 점검하고 사회적 공공성의 관점에서 사업내용의 기본방향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공인된 '해커' 국가를 경계하라


인터넷 인구 천만. '세계 제 1의 인터넷 강국'을 자축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인터넷 대란이 온 나라를 뒤집어 놓았다. 그러는 마당에도, 정부는 끊임없이 전자 시스템을 통해 국민들을 통제할 방안을 찾는 데만 혈안을 기울이고 있다.
NEIS는 전자주민카드보다 더 손쉬우면서도, 방대하고 무서운 국가의 국민 통제 시도이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은, '학생이기에' 무방비 상태로 일방적인 정보 수집을 당할 수밖에 없고, 학부모는 '교육 목적'이라는 명분 하에 역시 아무것도 모르는 채 자신의 정보를 그대로 국가 기관에 넘겨줄 수밖에 없다. 이 얼마나 손쉬운 방법인가!

그러나, 모든 가능성에 의해 열려진 이것이 가져올 '대란'의 여파는 그 누구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눈감고, 침묵하고 있는 사이, 어느새 국가는 공인된 '해커'가 되어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통제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틈새 / 문화사회 편집위원 rebel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