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힐튼호텔, 용역직 노조원 전원 선별해고해 물의

여성노조, "호텔이 용역회사 바꾸면서까지 벌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

*그랜드힐튼 호텔은 노조에 가입한 룸메이드 21명만 집단해고했다[사진제공:여성노조 서울지부]

서울 홍은동에 위치한 그랜드힐튼 호텔이 지난 7일 용역직 룸메이드 28명 중 전국여성노조에 가입한 용역직 룸메이드 21명만 집단해고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집단해고 당한 룸메이드들은 한번의 사전통보도 없이 당일 스케줄표에서 자신의 이름이 빠진 것을 발견하고서 호텔과 용역회사에 문의한 이후에야 "그랜드힐튼 호텔이 용역회사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노조원들만 고용승계에서 제외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성노조 서울지부는 "노조원인 룸메이드만 계약해지 한 것은 힘있는 호텔 측이 용역회사를 바꾸면서까지 벌이고 있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며 "4년에서 10년씩 다년간 일해온 룸메이드를 계약해지한 것은 명백한 부당해고"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랜드힐튼호텔은 "고용주인 용역회사와 알아서 하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고, 새 용역회사인 아이서비스는 "룸메이드 전원을 고용승계할 의무는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용역회사와 호텔측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것에 대해 여성노조는 "호텔측이 알려주지 않았다면 어떻게 새로 들어온 용역회사가 노조원들만을 해고할 수 있었겠냐"고 반발하며 그랜드호텔을 '취업방해'로 고소했다.

이번에 해고된 용역직 룸메이드들은 그랜드힐튼호텔 측에 직접 고용된 계약직 직원들이었으나, 2000년 12월 호텔측이 계약서 내용을 숨긴 채 서명만을 강요해 30분만에 용역직으로 전환되었다. 2000년 정규직 노조의 파업 당시 "정규직을 시켜주겠다"며 계약직 룸메이드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했던 호텔측이 오히려 계약직에서 용역직으로 전환시킨 것이다. 이후 "임금, 노동조건 등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던 호텔측의 설명과 달리 용역직으로 전환된 후 임금이 삭감되고 고용불안을 느낀 룸메이드들은 지난 2001년 전국여성노조에 가입했으며, 이중에는 길게는 10년까지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일해온 룸메이드도 있다.

그랜드호텔은 계약해지 이후 정상출근하려는 룸메이드들의 호텔출입을 막고, 노조에서 진행하는 로비내 침묵시위를 "호텔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불법이다"며 퇴거공문을 보내왔다. 또한 노조측이 호텔 주변에서 집회할 것을 막기 위해 호텔주변 모든 장소에 올해 5월말까지 집회신고를 내고, "락커를 비우라"고 종용하는 내용증명등기를 조합원들의 집으로 각각 보내왔다.

그랜드힐튼호텔의 새 용역회사인 아이서비스는 해고당한 룸메이드 중 한 명이 다른 호텔 용역직으로 아이서비스에 취업하자 한달간 교육을 마친 후 객실배치에서 누락당하기도 했다.

한편 그랜드힐튼 호텔의 노조원 선별 해고와 관련해 르네상스 호텔의 용역회사 간부가 "그랜드힐튼도 노조 가입했다 짤렸으니 짤리기 싫으면 노조 탈퇴해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전국여성노조 서울지부 안현정 조직국장은 "그랜드힐튼호텔 문제는 호텔에서 일하는 여성 용역직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비정규직 전체의 문제"라며 "이 사건으로 다른 호텔도 의기양양해져 정규직을 용역직으로 전환할 수도 있어 반드시 승리해야만 하는 싸움"이라고 밝혔다.

용역직 룸메이드들은 현재 호텔로비 1인 시위와 호텔 맞은편 홍제천 다리에서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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