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과 함께 한 3·8 여성대회 참가기
최종숙 사무국장(경기지역여성단체연합)
내게는 초등학교 다니는 세 딸이 있는데 살아갈수록 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이 참 많아진다. 현 시대를 살아가며 접하는 멋진 여성들, 그 여성들이 만들어가는 평등과 자유를 위한 거침없고 열정적인 모습들, 함께 참여하며 나누는 활동들... 그 중의 하나가 3.8 여성대회이다.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여 개최하는 '3·8 여성대회'는 1908년 3월8일 미국의 1만5천여 여성노동자들이 뉴욕의 루트거스 광장에서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대대적인 시위를 벌인 것에 그 기원을 두고 있다. 그러한 3월 8일을 기념하며 각 나라마다 다양한 형태의 3.8여성대회 행사가 열리고 있다. 올해로 19회째가 되는 3.8 한국여성대회는 전국의 여성활동가와 시민들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대중적 여성문화행사로써, 매년 3월 8일을 계기로 여성의 현실을 진단하고 여성권익을 신장하기 위한 중점과제를 선정해 공동실천의지를 모아내는 단결과 연대의 장으로 자리 매김해 나가고 있다.
그리하여 2003년도 핵심과제는 성매매방지법 즉각 제정 ! 여성의 힘으로 반전평화 ! 양성 평등을 위한 예산확대 ! 올해에도 각 단체들이 꾸미는 시민참여마당(시민난장)에서는 사진전·전통놀이·공동창작마당·장애체험 등의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졌고 본무대에서는 참여연대 노래패, 환경연합 노래패 연합 공연 등의 여성의날 축하 공연이 다채롭게 진행되었다. 젊음의 상징인 대학로에서부터 종로거리를 흥겹고 힘차게 행진하여 가부장제의 상징과도 연결되는 종묘공원 한가운데 광장에서 화산의 용암보다도 더 뜨겁게 타오르는 여성들의 노래와 함성소리는 다시 생각해도 전율이 느껴질 정도로 굉장했다.
특히 이번에 더 의미가 깊었던 것은 미국의 패권주의적 전쟁정책으로 인해 지구상에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 3.1민족대회 여성부문모임에서 채택한 한(조선)반도 전쟁반대와 평화를 바라는 남북여성일동의 명의로 3.8세계여성의날(국제부녀절)기념 한반도(조선반도)반전평화 여성선언문이 발표된 점이다. 조만간에 3. 8 한반도 여성의 날을 남과 북의 여성들이 함께 해내는 즐거운 상상을 하면서....
그리고 평범한 여성직장인에서 '직장내 성희롱' 알게 된 후 끝까지 싸워 이긴 죽암하휴게소 50대여성노동자 김매환씨, 롯데 성희롱 사건 승소를 얻어낸 여성노동자들(50명), 알리안츠 사내부부 우선해고 승소를 얻어낸 동지들, 대구지검 상주지청 구자헌 검사가 여성권익 디딤돌로 선정되었다. 한편 걸림돌로 장상 총리서리가 임명된 이후 남성우월주의에 휩싸여 여성의 능력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한나라당 김무성의원과 서울시 행정의 효율성 강화라는 명목아래 서울시 여성정책관실을 폐지하고 여성정책전담기구를 복지·여성국 내의 과로 축소시키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명박 서울시장이 선정되어 그곳에 모인 모든 여성들의 야유를 받았다.
매년 3.8 여성대회에는 전국 구석구석에서 평등세상을 위해 치열하게 활동하는 여성활동가들을 거의 다 볼 수가 있다. 분야별, 지역별 할 것 없이 모든 활동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여성 고유의 언어와 몸짓으로 외치고 춤추고 걸으며 신명을 풀면서 매해 실천할 과제들에 대해 모두가 가슴에 담아 간다. 이러한 모든 여성활동가들의 자유롭고 거침없는 몸짓들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3년째 함께 참여하고 있다. 학교에 현장학습신청을 하고, 상펴고 둘러앉아 금년에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엄마를 포함한 여성들은 어떤 노력을 하게 될지, 걸림돌과 디딤돌의 주인공들이 누구인지 왜인지 알아보면서...
행사에 다녀와서 둘째 딸이 내린 결론은 내년에는 어른들끼리만 하지 말고 어린이 참가단을 모집하잔다. TV 뉴스를 통해 중동 어느 국가에서 어린이들이 반전평화 행진을 하는데 어른 경찰들이 막지도 못하고 곤혹스러워 했다는 기사를 접하고 나서는 우리 딸도 무언가 해야겠다는 태세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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