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중공업지회 제공]'그대 남긴 머리띠'-배달호 열사가 공장에서 사용하던 옷장에서 나온 유품들. 빨간 머리띠와 은빛 호루라기가 보인다. 이제 머리띠와 호루라기의 주인은 우리다. 고 배달호 조합원, 3월14일 전국노동자의 애도 속에 편히 잠들다.
고 배달호 열사의 분신 사망 사건을 계기로 시작된 두산중공업 사태가 62일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두산중공업(이하 회사)과 금속노조는 12일 오전 6시경 권기홍 노동부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본관 8층에서 개인 손배·가압류 해제 등 10개항의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 따르면 그동안 쟁점이 돼 왔던 손배·가압류 철회 문제와 관련해 개인 손배·가압류는 장례 후 7일 이내에 소급하여 전부 취하하기로 했으며, 조합비 가압류도 40%에 대해서만 적용하기로 했다.
또 막판 쟁점이 됐던 해고자 복직문제는 '18명 중 5명 우선 복직'에 합의했으며, 지난해 파업기간(5월22일∼7월7일) 중 무단결근 처리로 인한 순손실분의 50% 지급에도 합의하며 '무노동 무임금' 역시 돌파했다.
이밖에 이날 합의사항에는 △회사는 분신사망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한 유감 표명과 재발방지를 내용으로 하는 사장 명의의 담화문 발표 △회사는 노사문화팀, BG별 노사문화팀의 업무 성격을 명확히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업무를 지시하거나 시행하지 않을 것 등 그동안 회사의 노조탄압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 △1월 9일 이후 발생한 상황에 대한 조합원 사규 적용금지 △노사 양측의 고소고발과 일체의 민형사상의 다툼 취하 △명예회복 차원에서 고 배달호 조합원에 대한 징계 철회 등의 내용에 대해서도 합의했다.
민주노총은 즉각 성명을 내고 "아쉬움은 있지만 대충돌로 치달을 뻔 했던 두산중공업 사태가 해결돼 다행"이라며 "파행을 거듭하던 두산중공업 노사관계를 정상화할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노총은 이어 "무엇보다 큰 사회문제로 떠오른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의 선례를 남겼다"고 평가했으며, 이번 교섭과 합의의 주체가 두산중공업 사측이 완강히 거부하던 금속노조로 명시된 점도 앞으로의 산별교섭에 힘을 싣는 의미 있는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고 배달호 열사 분신사망대책위는 협상 타결 직후인 12일 오전 8시30분경 회의를 열고, 고 배달호 씨의 장례식을 오늘 14일 갖기로 잠정 결정했다. 또 금속산업연맹은 두산중공업 사태 해결에 따라 12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예정했던 '1천명 결사대 파견'을 취소했으며, 20일 전후로 계획됐던 금속산업연맹 중심의 민주노총 총파업도 취소됐다.
이상근 chang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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