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아들에 대한 과거의 고운 시선이 이제는 비난의 눈초리로 바뀌고 있다. 어린이 비만은 더 이상 건강의 상징이나 미의 표본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만이 하나의 질병으로 간주되고 있는 요즘, 비만으로 고민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1980년대 초-중-고교생의 약 9% 정도에 머물렀던 소아 비만증이 90년대 초 17%, 그리고 최근에는 20%를 훨씬 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유아기에서 사춘기까지의 비만을 일컫는 소아비만증은 주로 유전적인 요인에 큰 영향을 받는다. 부모 중 어느 한쪽이 비만이 있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부모의 아이들에 비해 비만 가능성이 6∼7배 정도 높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전적인 요인보다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비만이 늘어가는 추세다. 밖에서 뛰어 노는 시간보다 실내에서 컴퓨터 게임이나 TV를 시청하는 시간이 많아 운동량은 줄어든 반면 햄 피자 치킨 등 열량이 높은 음식의 섭취가 늘어난 생활환경의 변화에서 주된 원인을 찾아 볼 수 있다는 것.
소아비만의 가장 큰 문제는 80∼85%가 성인비만으로 이행한다는 점이다. 소아기에 비만이 시작된 아이들은 성인이 된 후에도 다이어트 하기가 어렵다. 단순히 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성인 비만과는 달리 소아비만은 지방 세포의 수와 크기가 모두 증가해 지방 세포수가 정상인에 비해 무려 세배까지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김용철 교수는 "일단 한번 생긴 지방세포는 없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세포의 크기가 줄어드는데도 한계가 있어 어느 정도 이상의 다이어트가 불가능할 수 있다"며 "살을 빼더라도 금방 요요현상이 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성장기 비만 예방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한다.
어린이비만의 또 다른 문제는 성인병이 조기 발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비만이 심한 아이의 80% 정도가 나이에 상관없이 고지혈증(61%) 지방간(38%) 고혈압(7%) 당뇨병(0.3%) 등 성인병에 걸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전문가들은 심한 비만의 경우 심장에도 부담을 주고 호흡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되며, 심지어는 정신적인 장애도 함께 갖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비만으로 인한 신체적 열등감이 정서적으로 불안정하고 내성적인 성격으로 변화시킨다는 것.
소아비만은 조기발견, 조기치료, 그리고 예방 대책의 수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장 효과적인 체중조절 방법은 식사요법과 함께 운동-행동 요법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저지방 식품위주의 식이요법과 꾸준한 운동요법, 그리고 가족 구성원이 잘못된 식생활 패턴과 생활습관을 바꾸는 등의 행동요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고금평기자 danny@segye.com
▲도움말=김용철 을지대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사진>소아비만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성인이 된 뒤 고혈압 당뇨병 등 성인병에 걸린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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