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영화산업의 배급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메이저 투자 배급사인 '씨제이엔터테인먼트(주)'(대표 이강복, 이하 씨제이)와 시네마서비스의 모 기업인 '플레너스엔터테인먼트(주)'(대표 박병무, 이하 플레너스)간의 기업결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 29일 씨제이와 플레너스는 "씨제이가 플레너스의 주식 28.3%를 인수하는 전략적 업무제휴 양해각서를 체결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올 초부터 언론을 통해 보도된 가칭 'CJS 연합' 또는 'CJS-시네마서비스 동맹'(이하 CJS 연합)의 탄생이 공식화되고, 이에 따른 한국 영상산업의 지각 변동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는 현재 추진되고 있는 씨제이와 플레너스간의 기업결합이 한국 영화시장에서 독점을 낳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이는 영화시장의 자유 경쟁을 가로막고 영상문화를 위기로 몰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인해 발생할 영화산업의 위기가 궁극적으로는 우리 사회 전체의 문화적 공공성과 시민의 문화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라는 점에서 CJS 연합의 탄생에 반대한다. 만약 CJS 연합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해당 기업의 독점적 이윤 확대에는 기여할지 몰라도, 관객의 선택권이 제한됨으로써 정작 우리 사회의 문화권리와 삶의 질은 후퇴할 것이다.
씨제이와 플레너스의 기업결합은 공정 경쟁을 가로막고 독점의 폐해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사회의 경제 정의, 경제민주주의에 어긋난다.
특정 기업에 의한 시장 독점을 방지하는 것은 현대 사회의 경제 정의, 경제민주주의에 있어 기본 원칙이다. 시장 자유주의의 극대화 속에서도 공정 거래를 파괴하는 독점만은 언제나 정부의 규제 대상이었다. 그리고 이는 시장 자유주의를 최대한 보장하고 있는 미국에서조차 '반독점법'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같은 초국적 자본을 규제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쉽게 증명된다. 독점은 시장 질서를 왜곡함으로써 시장의 공공성, 투명성 등을 파괴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유경쟁 질서 자체의 위기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영화산업의 배급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씨제이와 플레너스의 기업결합은 영화산업에 대한 독점 형성의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재고돼야 한다. 지난 해 플레너스(시네마서비스)는 <공공의 적>, <가문의 영광>, <광복절 특사> 등 총 26편을 개봉하여 영화배급사업에서 시장점유율 22.44%로 1위를, 씨제이는 <집으로...>와 <2009 로스트 메모리즈> 등의 배급을 통해 시장점유율 17.62%로 2위를 기록한 메이저 기업이다.(영화진흥위원회 기준, 2002.1.1 ∼ 12. 31) 다시 말해 2002년을 기준으로 두 기업의 한국내 전체 영화배급사업 시장점유율은 40.06%에 이르며, 특히 한국영화만을 기준으로 한다면 CJS 연합의 시장점유율은 무려 61.07%(시네마서비스 31.94%, 씨제이 29.13%)에 이른다. 씨제이의 플레너스 지배지분 인수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우리 사회의 경제 정의와 경제민주주의는 또 다시 후퇴할 것이다.
씨제이의 플레너스의 기업결합은 현행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공정거래법'을 통해 특정 기업의 독점으로부터 국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이를 규제해왔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독점의 방지를 위해 기업결합에 있어 제한 사항을 두고 있으며, 위법한 기업결합으로 판단된 경우 "당해 행위의 중지"를 비롯한 각종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 제7조 등을 고려했을 때 현재 추진 중인 씨제이의 플레너스 지배지분 인수 과정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높다. CJS 연합은 제작, 투자, 배급, 메니지먼트, 상영(극장 체인) 등 영화산업 전 과정에 걸친 기업결합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우선 영화 배급업시장이라는 일정 거래분야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두 회사의 결합은 시장집중도, 해외경쟁의 도입수준, 신규진입의 가능성, 경쟁사업자간의 공동행위 가능성, 인접시장의 존재 여부 등에 비추어 실질적으로 경쟁을 제한한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두 회사의 결합은 영화투자, 매니지먼트, 제작, 배급, 상영이라는 전 과정에서 시장봉쇄효과를 가져와 진입장벽을 증대시키는 경쟁제한적 결합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위 두 회사의 기업결합은 현행 공정거래법이 금지하는 위법한 기업결합이라고 볼 수 있다.
씨제이와 플레너스의 기업결합은 상업영화는 물론 군소 영화산업, 비주류 영화제작 등의 위기와 위축으로 이어져 한국 영화의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영화 제작의 다양성 파괴는 스크린쿼터제도의 유명무실화로 이어질 것이다.
CJS 연합이라는 초대형 영화기업이 설립되어 한국 영화시장에 독점 구조가 형성된다면, 이는 "제작 및 거래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보다는 한국 영화산업의 잘못된 구조조정 과정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먼저 한국영화배급사업 1, 2위간의 통합으로 인해 대다수의 한국 영화 제작사들은 CJS 연합의 영향권 하에 놓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는 상업영화뿐만 아니라 독립영화, 비주류영화, 군소 영화산업 등의 입지를 축소시킬 것이 분명하다. CJS 연합의 형성은 극장 체인과 같은 각종 영화산업 분야와 군소 배급사간의 또 다른 인수합병을 유도할 것이고, 그 결과 다양한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나 비상업적 영화의 제작 가능성 등은 크게 위축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발생할 한국 영화 콘텐츠의 다양성 축소는 메이저 할리우드 영화의 수입 배급 강화와 현행 스크린쿼터제도의 무용론 축소론으로 이어져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를 가져 올 가능성이 높다.
궁극적으로 씨제이와 플레너스의 기업결합은 문화 다양성, 공공성의 위기를 가져올 것이며, 이는 우리 사회의 문화민주주의와 시민의 정당한 문화권리 향유를 침해하는 결과를 낳게된다.
우리가 씨제이와 플레너스의 기업연합을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CJS 연합으로 시작될 인수합병 중심의 시장 구조조정이, 결국 우리 사회의 문화민주주의를 후퇴시킬 것이라는 점이다. 영화산업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은 CJS 연합의 등장은 한국 영화의 획일화를 통해 관객의 정당한 선택권과 시민의 문화권리 침해로 이어질 것이며, 문화산업에 대한 사회적 접근에 있어서도 특정 기업의 이윤 창출과 같은, 문화적 가치가 아닌 경제적 가치 중심의 접근 방식이 강화될 것이다. 다시 말해 씨제이와 플레너스의 기업결합에 있어 최종 피해자는 바로 우리 사회 자체이자 우리 국민 모두이다.
씨제이와 플레너스는 개인의 경제적 이익과 기업의 이윤 창출 이전에 문화산업의 공공성과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을 다시 한번 고민해야 한다.
현재 대두되고 있는 한국 영화산업의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방식은 문화적 가치를 위협하는 대규모 인수합병 중심의 구조조정보다는 기업, 창작자, 관객 나아가 사회 전체가 상호보완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기업구조 및 제작과정 효율화, 스타급 개런티 인하 및 영화스탭 노동 조건 개선, 극장과의 수익배분구조 및 상영방식 개선, 극장통합전산망의 조기 실현 등 영화산업의 구조화된 문제점들을 먼저 개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한국 영화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영화계는 물론 사회 전체적으로 적극적인 논의와 정책대안 마련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특정 기업의 경제적 이윤 창출 이전에 사회 전반에 걸쳐 문화적 다양성 공공성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 영화의 발전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문화연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언론노동조합,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
문화연대 / acc21@chol.com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