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하청노조 필요…직접 나서긴 부담

하청-'정규직노조 가입해서 활동해야' 70% 원청-'별도노조 설립' '기존노조 흡수' 비슷

■금속산업 사내하청 노동자 실태연구 및 공청회

사내하청 노동자의 10명중 9명 이상은 노조의 필요성에 동의하지만 본인들이 직접 나서기보다는 정규직 노조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청·하청 노동자 중 많은 숫자는 연맹 등 상급단체가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에 직접 나서주길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결과는 금속산업연맹과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지난해 10월부터 두달간 연맹 소속 5백인 이상 52개 사업장 1천4백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금속산업 사내하청 노동자 조직화를 위한 실태연구' 결과 밝혀졌다. 조사에 따르면 사내하청 노동자의 절대 다수인 94%가 노동조합의 필요성에 대해 동의하고 있으며, '정규직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질 경우 가입해서 활동하겠다'고 응답한 사람도 70%를 넘었다. 연맹 등 상급단체에 요구하는 내용 역시 법개정 등 제도개선투쟁(13.6%)이나 정부정책에 입장 반영(21.2%)보다는 조직화를 위한 직접적인 노력(35.3%)이 훨씬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규직 노동자들의 경우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직영노조에 가입(38.18%)하는 방법 외에 금속노조(연맹)지역조직에 가입(35.8%)하는 방법이 비슷한 응답 비율로 보였으며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독자노조로 가야한다(19.1%)는 의견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정규직과 사내하청 노동자들간에 노조가입 형식을 둘러싸고 의식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실태조사 결과가 발표된 4월1일 "금속산업 사내하청 실태와 해결과제" 공청회에서 'IMF와 금속산업 고용구조 변화와 특징'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은 신원철 교수(성공회대)는 "1990년대 이후 비정규고용(사내하청)이 증가하는 데에는 비용절감과 동시에 노동조합의 규제를 회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신 교수는 이어 "대기업 노동자를 중심으로 기업별로 조직되어 있는 현재의 금속노조 운동은 그 영향력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또 "사내하청노동자를 노조의 범위에서 '배제'하면서, 경영자와의 생산성연합 혹은 파트너십을 취하려는 전략은 노조 운동의 도덕적 정당성을 잃게하고, 나아가 기득권 집단화되도록 하는 것"이라고 경고하며 "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부로 하여금 간접고용을 규제하는 정책을 실시토록 압박하는 동시에, 연대와 평등의 전략으로 노조활동의 사회운동적 성격을 확대해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공청회에서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금속산업연맹 박병규 부위원장은 "정규직노조의 문제 해결을 위해 비정규 문제를 맞바꾸는 식으로 활용해왔던 관행을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부위원장은 2003년 비정규 임단투의 전략적 대안으로 △신규채용에 대한 공세적 요구와 비정규직 정규직화 △동일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원칙 아래 단기적으로 임금격차를 81%까지 해소 △비정규 양산을 제도화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에서 하청업체와의 계약과 재계약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 등을 주장했다.

이상근 change@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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