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인권침해가 우려되고 있는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을 두고 최근 교육인적자원부가 일방적으로 NEIS를 추진하겠다는 강행의지를 밝힌 가운데, 전교조를 비롯해 각계 시민사회단체, 학부모단체가 반발하고 나서면서 이 문제가 결국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를 위해 8일 국가인권위원회 강당에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쟁점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NEIS를 둘러싸고 현재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는 찬성측과 반대측 양쪽의 의견을 함께 듣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열린 토론회에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해 교육인적자원부, 한국교육개발원, 부산교육대학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법무법인 태평양, 동서법률사무소, 한국전산원,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찬반 양쪽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 양쪽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기 위해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박경서 상임위원을 비롯해 김덕현 변호사, 정강자 위원, 강명득 국장 등 인권위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토론회는 NEIS를 둘러싸고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인권침해문제와 함께 교육적인 관점에서의 문제, 학부모측에서 바라본 문제, 시행에 따른 법적인 문제, NEIS의 해킹가능성 등 기술적인 문제 등도 폭 넓게 다뤄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양측의 의견을 모두 수렴해 NEIS시스템이 학생들과 교사들의 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해 조만간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지난번 인권위의 파병반대결정 이후 또 다시 NEIS를 두고 내려질 인권위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양측이 논쟁을 벌였던 쟁점들을 사안별로 정리했다.
"교육인적자원부 13일부터 강제시행 의지"
■ 인권침해측면에서 바라본 NEIS 문제=
인권침해문제에 관해 교육인적자원부를 대표해 참석한 김정기 국제교육정보화기획관은 인권침해문제보다는 NEIS의 편리성과 행정상의 경제성을 강조하면서 "기존의 C/S시스템을 고수하는 것은 구시대적이고, C/S시스템이 오히려 보안에 더 취약하다"고 주장하면서 NEIS는 오는 13일부터 전면시행한다는 입장만을 고수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측에서는 NEIS시스템 중 개인신상에 관한 영역에서 개인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는 자료를 학교가 아닌 교육청 및 교육부의 서버 한곳에 집중해서 수집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문제를 제기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김학한 정책기획국장은 "지금도 이미 C/S시스템을 통해서 성적자료 등이 전산화 되고 있다"며 "학교에서 관리하더라도 문제가 없는데,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수 있는 개인정보를 왜 교육부가 수집 관리해야 하는지 이해할수 없다"며 반박했다. 아울러 현재 20만명이 넘는 학부모가 NEIS시행에 반대서명을 하는 등 정보주체인 학부모도 동의하지 않는데 어떻게 NEIS를 시행할 것인가하는 의문도 제기했다.
"학부모단체, 교육인적자원부는 NEIS로 생색내지 마라"
■ 학부모측에서 바라본 NEIS 문제=
학부모측에서는 찬성입장을 서면을 통해 전한 인간교육학부모연대와 반대입장을 취한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가 '편리성'과 '참교육'이라는 각자의 논리를 가지고 대립했다. 인간교육학부모연대는 NEIS시스템을 통해 학부모가 직접 학교에 가지 않아도 가정에서 인터넷을 통해 여러 서비스를 받을수 있다는 편리성을 강조하면서 찬성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NEIS는 학생과 학부모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학부모를 배제한 교육인적자원부와 교원단체간의 일방적인 타협에 의한 문제해결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교육인적자원부는 NEIS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학부모를 위해 주는 것처럼 생색을 내고 있지만, 정작 교육에서 더 중요한 곳인 오프라인부분을 신경쓰지 않는 것은 아이러니하다"며 교육인적자원부의 NEIS시행을 반박했다.
"교육은 기술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 교육적인 관점에서 바라본 NEIS 문제=
교육적인면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한재갑 정책교섭국장은 NEIS시스템에서 인권침해 부분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못했다며 인권침해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하고 그 이후에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교사에 대한 연수강화 및 우대방안 강구 등 조속한 NEIS보완대책을 강구하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부산교육대학교 심성보 교수는 "교육이 기술에 노예가 되어가고 있다"며 "교육부가 시행하려고 하는 NEIS시스템은 교사의 창의적인 교육활동을 저해하고 교사를 단지 학생들을 관리하는 역할로 만들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하려는 NEIS시스템은 교육적으로 보더라며 반 교육적이며 교육을 단지 정보시스템에만 의존하려고 것은 교육인적자원부가 정보 만능주의에 빠져있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덧붙여 심성보 교수는 NEIS는 교육을 고려해 만든 것이 아닌 시장체제의 입맛에 맞게 학교체계를 바꾸기 위한 것이라며 학생의 인권침해와 함께 교육의 황폐화를 가져올수 있다고 우려했다.
"NEIS, 위헌소지 너무 많아"
■ 시행에 따른 법적인 문제=
NEIS시행에 따른 법적인 문제를 두고 찬성측을 대변해 참석한 법무법인 태평양의 오양호 변호사는 NEIS를 시행할수 있는 법률적 근거는 현재 기록하고 있는 생활기록부나 건강기록부 등이 이미 관련 법률에 의거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반대측 입장에서 참석한 동서법률사무소 김기중 변호사는 NEIS는 기존 하위법보다 훨씬 상위법인 헌법의 가치를 침해하고 있다며 헌법상 인간의 존엄가치와 행복추구권 등을 심각하게 침해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독일 헌법재판소가 인구조사법 위헌판결에서 지적했듯이 인간은 결코 재고조사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인간은 하나의 테이터베이스로 관리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곳에 집적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는 결국 학교가 아닌 교육청과 교육인적자원부가 관리하게 되어 있고,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관리할 수 있는 자격도 교육인적자원부와 시도 교육감이 부여하게 되어있어 결국 정부가 개인의 중요한 정보를 관리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부자 해킹 및 정보유출에 무방비"
■ 해킹가능성 등 기술적인면에서 바라본 문제=
NEIS의 해킹 가능성 등 보안문제에 대해 NEIS시행 찬성측 입장으로 참석한 한국전산원 신상철 국가정보화센타 단장은 "NEIS시스템은 다른 정부기관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의 보안을 제공하고 있다"며 "하지만 내부자에 의한 해킹이나 정보유출은 어쩔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NEIS시스템의 보안상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진보네트워크센터 황규만 기술국장은 "상식적인 수준에서 100%보안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다"며 아울러 내부자에 의한 해킹이나 정보유출위험성을 제기했다.
황규만 기술국장은 "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지금까지 보안기술이 해킹기술을 제압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며 "이런 문제를 기술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은 기술중심적인 발상의 한계를 스스로 드러낸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NEIS와 같은 시스템보다는 일선 학교의 학교장과 교사에게 일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정당하며 기존의 C/S시스템을 보완하고 개선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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