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구공업이 노조설립 한 달여가 되도록 노사 상견례를 계속 연기하며 조합원의 집으로 "노조가 민주노총으로 가면 회사가 망한다"는 내용의 통신문을 보내 물의를 빚고 있다.
현재 한화그룹 상무이사인 한국강구공업 사장은 노조설립보고대회 다음날인 3월 25일 돌연 삭발을 하고 나타나 현장을 순회하며 "왜 하필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냐, 한국노총으로 가라, 해줄만큼 해줬는데 왜 이런 식으로 나오느냐"고 조합원들을 회유하고 노조가 상견례를 요구하자 "노조에 대해 잘 모르니 준비할 시간을 달라"며 10여차례에 걸쳐 상견례를 연기해왔다. 가정통신문을 보내고, 조합원들에게 노조탈퇴를 회유하던 사측은 노조가 노동부에 쟁의조정을 신청하고, 16일 '민주노총 탈퇴 종용' 등과 관련 부당노동행위로 사측을 고소고발하자 "17일 상견례를 하자"고 노조에 통보했다. 하지만 15일 새벽 갑자기 사장이 "사장직을 그만 두겠다"고 밝혀 노조에서 "상견례를 계속 연기하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국강구공업은 베어링에 들어가는 몰을 생산하는 회사로 IMF 시절에도 기계설비를 새로 구입하는 등 3년 동안 흑자를 내며 지난 2002년 매출액 2백 30억, 순이익이 37억에 달하는 중소기업이다. 하지만, 사측은 IMF 당시 상여금 450% 반납을 강요하고, 강제연월차를 실시해왔다. 또한 작업중 사고가 발생해도 산업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공상처리를 해와 노조에서 산업안전위반 등으로 고소고발을 하기도 했다.
한국강구지회 문정호 지회장은 "우리는 고온을 유지하기 위해 비닐을 씌우고 환풍기까지 막아버려 보통사람이 들어가면 헛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환풍이 전혀되지 않는 '닭장'에서 일해 왔다"며 "기름먼지와 쇠가루가 날리는 환경에서 하루 12시간씩 주야로 근무를 해도 특근수당까지 합쳐 총 1백만원이 안되는 임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 지회장은 또한 "회사는 십년이 넘도록 그렇게 당하고 살아왔는데 노조를 인정 안하고 있다"며 "16일 쟁의행위찬반투표를 실시해 이후 투쟁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강구지회에는 사무직과 신입사원을 제외한 거의 모든 생산직 노동자가 조합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한화그룹과 그 계열사의 모든 노조가 한국노총 계열인 점을 감안할 때 "한국강구지회의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는 것에는 한화그룹의 직접적인 압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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