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인권과 자기정보통제권' 토론회 열려

NEIS·인터넷실명제로 인해 부각된 정보 인권문제 논의
주민등록제도·전자정부사업 강도 높게 비판

최근 교육인적자원부의 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와 정보통신부의 인터넷실명제와 같은 정보화 정책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면서 정보화 시대의 인권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정보 인권'이나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정보통제권'과 같은 용어는 일반인들에게 생소하다.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가 침해당해도 이를 모르고 지나가거나 알더라도 마땅히 하소연할 곳이 없다. 마침 '정보 인권'과 '자기정보통제권'을 소개하고 이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주목받았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과 지문날인반대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는 15일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정보 인권과 자기정보통제권'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이종회 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는 민주 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이은우 변호사와 지문날인 반대연대의 윤현식 활동가, 그리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김학한 정책기획국장이 발제를 맡고 중앙대 법대 이인호 교수와 인권운동사랑방의 배경내 활동가가 토론을 하였다. 경찰청에 자기정보에 대한 열람을 요구해 승소한 이마리오 씨와 NEIS에 동의를 거부한 학부모 배옥병 씨의 사례 발표도 있었다.

토론회에서는 자기정보통제권의 개념과 의의,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 침해 사례 등이 발표되었으며 현행 주민등록제도의 문제점과 NEIS 등 전자정부 추진과 공공기관의 개인정보수집 문제가 심도 깊게 논의되었다. 또한 최근 핫이슈로 떠오른 인터넷실명제에 대해 자기정보통제권의 관점에서 조망하기도 하였다.

이날 토론회의 발제 내용과 사례 발표, 토론 내용을 발표자별로 정리했다.

"프라이버시는 없다"
■ 이은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한 마디로 말해 지금 우리나라에서 프라이버시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감시기술도 그만큼 발전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의미에 불과했던 프라이버시권이 지금은 매우 중요한 인권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금까지 소극적인 개념이었던 프라이버시권의 개념이 좀더 적극적인 자기정보통제권으로서 인정받아야 한다. 프라이버시권에 대한 보장 없이는 국민의 행동이나 사상이 상시적으로 감시당하고 인권이나 민주주의가 위협에 처할 것이다. 외국의 프라이버시보호위원회처럼 국가와 행정부에서 독립된 기관이 국민의 프라이버시권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 우리 프라이버시권을 가장 크게 위협하고 있는 것은 공공과 민간 할것없이 주민등록번호를 무분별하게 수집하고 남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주민등록번호의 수집과 이용을 제한하는 등 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주민등록제도를 손보지 않는다면 앞으로 이 문제는 계속 악화될 것이다. 또한 NEIS 등 전자정부의 명목으로 국민의 개인정보가 무분별하게 국가에 의해 수집·축적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 공공기관의 개인정보수집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여 불필요한 정보 수집은 중단시켜야 한다.

"행정편의 보다는 국민인권이 우선이다"
■ 윤현식 (지문날인 반대연대)

지난 2001년 공공기관에서 수집한 금융거래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붕어빵 봉지로 둔갑하여 유출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런 사건들은 최근까지 빈발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가 국민의 개인정보를 매우 소홀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정작 피해 당사자인 국민은 그 실태를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며 어떻게 대응할지도 모른다. 명확한 책임 소재도 불분명하다. NEIS는 그나마 국민이 자신의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를 요구하며 본격적으로 대응한 대중적 사례이다.

그러나 우리의 주민등록제도는 철저히 국민의 인권을 배제하고 있다. 지문날인 반대연대는 2001년부터 경찰청과 행정자치부를 상대로 열 손가락 지문정보를 반환하고 폐기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현행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에 따르면 국가기관에 의해 수집된 정보에 대해 개인은 정정요구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의 지문은 결코 바뀌지 않는 것인데 어떻게 정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정부의 행정 편의보다는 국민의 인권이 우선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온전한 자신의 정보 인권을 인식하고 보장받을 수 있도록 대중 운동이 필요하다.

"NEIS에는 감시·통제·침해가 뒤따른다"
■ 김학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처음 전교조가 NEIS 저지 투쟁을 시작할 때만 해도 NEIS 문제를 교사의 업무 증가 문제로 이해했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니 교원들이 NEIS 시스템에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행위가 학생 정보를 국가에 가져다 바치는 꼴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고 은행과 통신업체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겪으면서 비로소 정보 인권과 자기정보통제권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현재 9만명의 학부모가 NEIS 시스템의 인증을 거부하고 있으며, 20만명의 교사가 입력을 거부하고 있다.

이전에는 단위 학교에서 교육 목적으로 학생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했지만 NEIS에서는 교육감과 교육부장관이 수집한다. 이로 인해 정보로서 학교가 통제되고 학생들에 대한 차별과 인권침해도 발생할 수 있다. 교원들의 교육 노동도 감시받게 된다. 또한 NEIS의 개인정보 수집이 정보주체에 대한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면서 현행 법체계 내에서도 많은 문제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문제되고 있는 부분은 생활기록부 같은 교무학사영역과 건강기록부가 포함된 보건학사영역에서다.

NEIS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만이 시도하고 있는 반교육적 제도이며, 이 제도가 이대로 정착된다면 다른 행정부분에서도 국민의 개인정보를 이처럼 취급하게 될 것이다.

"NEIS는 학생과 학부모 인권에 위협"
■ 배옥병 (NEIS 동의거부 학부모)

NEIS 문제 이전부터 우리의 학교가 아이들의 인권을 생각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어왔지만 NEIS 문제가 터지면서 우리나라의 행정관료들이 국민의 인권을 편의적으로 취급하고 있음이 명백해졌다. 교육부는 NEIS로 학부모에게 인터넷 서비스를 한다고 생색내고 있지만, 진정한 교육은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가 아닌, 교사, 학부모, 학생이 진정한 교육주체가 되는데서 이루어진다. 그런데 NEIS 체제하에서는 이것이 불가능하다.

NEIS 시스템에 왜 부모의 직업과 재산이 수집되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으며 아이들의 정보가 어째서 전국적으로 모아져야 하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 이것은 학부모와 아이들을 효과적으로 통제하려는 교육관료와 행정가들의 편리한 수단일 뿐이 아닌가? 아이들이 학교에서 실수로 저지른 잘못이나 성폭행과 같은 피해 경험들이 NEIS에 그대로 기록되고 유통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인권유린이다. 교육행정의 효율성보다 아이들의 인권과 교육이 더 중요하다.

"국민의 자기 정보에 대한 열람, 완전히 보장되어야 한다"
■ 이마리오 (경찰청정보 열람소송 승소)

2001년에 경찰이 가지고 있는 나의 개인 정보에 대해 공개할 것을 요구하였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이의신청과 행정소송을 계속하여 결국 열람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국민의 정보가 국민 본인의 것이 아니라 국가의 것으로 취급괴고 있다는 것이었다. 내 정보 중 일부는 원본 훼손의 우려가 있다며 그나마 사본 열람만이 허락된 경우도 있었다. 내 정보가 안전하게 잘 보관되고 있는지, 다른 기관과 어느 정도 공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 공개도 요구하였으나 그에 대해서는 다만 '집중적으로 (잘) 관리하고 있다' '공유되는 것은 없다'는 답변만이 돌아왔으며 그나마 그 근거는 확인할 수 없었다.

국가가 수집하고 있는 국민의 정보는 국가의 것이기 이전에 국민 본인의 것이다. 그러나 국민은 어렵게 소송을 통해 간신히 제한적인 열람권만을 인정받고 있으며 전체적인 관리 체계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극히 간단한 상태에 대해서만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권력분립의 원칙처럼 정보도 정보분리원칙을 지켜야 한다"
■ 정보 인권으로서의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중앙대학교 법학과 이인호 교수)

자기정보통제권이란 국가가 마음대로 국민의 개인 정보를 수집할 수 없으며 수집할 경우 법률에 그 근거가 명시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또한 국민의 동의 없이는 수집할 수 없으며 수집제한의 원칙, 목적구속의 원칙, 시스템공개의 원칙, 정보분리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현재 개인의 정보보호와 관련한 법률이 존재하기는 하나, 공공부문의 개인정보 보호는 매우 미약한 수준이다. 최근 정부가 전자정부 사업의 일환으로 개인 정보를 방대하게 통합시키려 하는데 이는 매우 위험한 시도이다. 권력이 통합되면 효율적이지만 위험한 것처럼 민주 국가에서는 정보도 분리의 원칙을 지켜야 한다. NEIS 같은 경우 정보분리원칙에 어긋난다. 궁극적으로는 개인정보보호기본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다만 개인정보 보장의 문제가 절대화되지는 말아야 한다. 정보화 사회에서 정보가 자유로이 유통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다. 인터넷 실명제의 문제는 개인정보 보호의 문제라기보다는 익명 표현의 자유에 관한 문제임을 사견으로 강조하고 싶다.

"정보 인권에 대한 대중적인 설득이 필요"
■ 인권운동사랑방(배경내)

자기정보통제권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것이 정보 인권 운동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자신의 정보가 침해당하는 것이 기분은 나쁘지만 그래서 무엇이 문제라는 것인지가 충분히 설명되고 있지 못하다. 기분이 나쁜 문제를 넘어서서 국가 권력의 작동 방식이자 국민 통제의 방식이라는 점이 충분히 설명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기정보통제권의 개념을 일반인들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여 이 문제에 대한 감수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구체적인 운동이 되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개인과 추상적인 피해가 아닌 실질적인 피해자와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불심검문에 대한 반대운동이나 테러방지법에 대한 반대운동에 있어 소수자에 대한 탄압 강화 등 인권 침해 지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면서 설득력을 높였던 경험을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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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경환

    98년도로 올라갑니다
    월드컵 첫경기 멕시코와 열리는 시간에 나는 음주운전단속에
    인천동부경찰서에서 지문날인 하게되었지요
    그날이 일요일 새벽1시정도로 기억됩니다 조사를 끝낸 담당결찰관이 축구응원열심히 합시다라면 모든이들을 보내주는데
    나에게만은 가혹하게 너가누군지 밝히라면서 수갑을 채워 의자에 묶을려고 하는 것입니다
    내용이 알고싶다고하니 경찰서에 입력되어있는 지문과 오늘 날인한 지문중에 한 손가락지문이 틀리기 때문에 지문감식반장이라 출근하는 월요일 아침까지는 경찰서에 감금되어있어야된다나요
    답답하구 미쳐버릴것같더군요
    내가 오경환이구 주민등록증도있고, 운전면허증있어도 무형지물이더군요 그정도는 위조해다닐수도있다나요
    결국에는 새벽5시정도에 보증인들을 세우고, 월요일 아침에 경찰서에나와 지문감식을 받기로하고 간신히 나올수있었던것이지요
    너무나 황당한일을 당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