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죽어가는 철도 노동자, 이제 파업만이 해결책

청과 정부 철도현장 분위기 파악 못하고 있어

*[photo copyleft 이정원]
철도노조가 예고한 파업 시한이 4일 앞으로 다가와 80%가 넘는 여객과 물류 대란이 현실화되고 있으며 수도권 전철이 거의 마비될 상황이다. 하지만 철도청과 정부가 안일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철도노동자 고 조달수씨가 열차 승무중 과로사로 사망해 "또다시 철도노동자가 죽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파업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철도노동자의 결의가 점점 높아지고만 있다.

특히 철도청과 정부는 작년 철도노조 2·25 파업에도 철도가 파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낙관하며 파업 이틀전인 23일에서야 교섭을 진행, 24일 밤 마지막 교섭 때까지도 안을 내지 않았던 전례가 있어 그 책임을 면키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올해는 작년보다는 빠른 교섭을 하고는 있지만 이것조차도 중노위에서 교섭에 임하라는 행정지도 이후에 나온 것이라 청과 정부가 대화로 사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결국 파업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이다.


분위기 파악 못하는 청과 정부
철도 현장은 작년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엔 될 때까지 해보자"는 분위기로 가득하다. 4월이 채 지나기도 전에 12명의 노동자들이 선로 위에서 죽어갔다는 사실이 현장의 조용하면서도 폭풍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다. 철도는 금속의 대공장 사업장들과는 달리 현장이 전국에 흩어져 있고 직종별로 근무체계가 달라 집회나 파업에 돌입하기 전에는 그 분위기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작년 2·25 파업당시에도 현장은 무척 고요해 보였으나 파업돌입 후 건국대에 모인 조합원들의 모습을 떠올린다면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철도노조 천환규 위원장도 정부가 철도 현장의 특성을 잘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천 위원장은 "정부나 일부 언론에서는 현장 열기가 약하다고 보지만 그것은 집회를 해봐야 알 수 있다"며 "정부가 명백히 잘못 판단하고 그냥 잘 될 거라는 기대만 하는 등 사태를 보는 시각이 안이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파업돌입 4일을 앞둔 현재까지도 여전한 철도청의 태도도 문제다. 철도노조 백성곤 교선실장은 "이미 현장에는 '단협안이 나와 있는데 조합원들에게 알려주지 않고 무조건 파업만 하려 한다'는 식의 헛소문을 돌고 있으며 지난 철도청의 대책회의에서 나온 노조 파괴 계획은 계속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작년 2·25 파업당시에는 철도청이 파업을 바로 앞두고 3조2교대를 하기로 했다는 입장을 내와 조합원들이 혼란에 빠뜨리는 일도 있었다.


10차 본교섭 - 권한 없이 정부대표로 나온 철도청장
철도청과 철도 노조는 지난 16일 오후 4시 30분부터 10차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부 대표로 나온 김세호 철도청장은 철도노조의 5대 요구에 대해 "1인승무 계획 철회, 부족 인력 검토 후 단계적 충원, 신규인력은 관계부처와 실사 통해 충원, 법에 정해진 범위내에서 해고자 신규채용, 시설과 운영에 대한 상하통합문제는 전향적 검토 후 정부 건의, 외주용역화는 인력 범위내에서 탄력적 접근, 가압류 철회는 고려하겠다"는 추상적인 입장만을 개진했다.

이에 대해 천환규 위원장은 "청이 1인 승무 철회의사를 밝혔으나 철회에 따른 정원 환원 방법이나 인력충원 시기에 대한 입장도 없으며 신규사업이나 전철화 인원에 대한 입장도 전혀 없다"면서 "철도청장이 정부의 공식대표로 협상 창구라고 하지만 어제 협상에서 청장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날 본 교섭은 철도 노사문제에 전권이 없는 철도청장이 "관련 부처와 논의하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혀 18일 오전 10시에 교섭을 재개하기로 하고 마무리되었다.



청과 정부의 유일한 대책, 대체인력 - 대형참사 불러 올 수도
철도청은 작년 2·25 파업당시 군 병력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한 바 있다. 그러나 대체인력 투입은 "어떻게든 철도 운행을 하기 위해 대형참사로 향해 달려가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성곤 교선 실장은 "기관사들 대부분을 군 인력이나 외부 인력으로 쓸텐데 준비된 사람도 아니고, 천여명이 넘게 타는 열차에 위험천만"이라며 "차량보수 같은 경우도 각 부분의 검수를 해야 하는데 검수를 전혀 못하고 나갈 경우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른다"고 밝혔다. 결국 대형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노조 파업돌입과 함께 열차 운행이 중단되어야 한다.

특히 이미 서울, 부산, 인천지하철 등 6개 궤도 노조들이 "단연코 대체 인력 투입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대체인력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철도청이 무리하게 철도를 운행할 경우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수도 있다. 따라서 민주노총과 사유화저지 공투본 등 각계각층의 사회단체들은 "청과 정부가 노동조합의 5대 핵심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대형참사를 막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민사회단체 범정부적 차원의 해결노력 촉구
한편 이날 오전 11시 철도노조 파업관련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이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에서 열렸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철도 파업의 쟁점은 철도청의 결단만으로 해결되기 어렵고 행정자치부, 건교부,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노동부 등 정부 각 부처의 소관사항에 걸쳐 있기 때문에 범정부적 차원에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두영 노동건강연대 대표는 "지금 철도현장에는 노동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문제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없다"면서 "이것은 결국 시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로 대형참사를 안고 운행하고 있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표는 또 "철도에서 올해만 벌써 12명이 죽었는데도 정부의 조치가 없는 것을 보더라도 정부차원의 안전 시스템에 큰 결함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철도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사·정·시민이 참여하는 대책을 세우고 노조파업을 탑압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협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신승철 부위원장은 "철도 문제를 단순한 노·정, 노·사 관계로만 볼 수 없으며 이번 파업사태는 정부 노동정책 잣대를 가늠할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라며 "철도 파업에 민주노총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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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도원

    작년 파업 철회의 한을 씻고 반드시 현장인원을 충원해야 함다. 정말 파업으로 밀어 부치지 않는다면 청과 정부는 한치도 물러서지 않고 계속 우리에게 거짓말로 우릴 꼬실 것이요. 그리고 우리 동지들은 하나둘 선로 위에서 죽어갈 것이요.

    우리 꼭 승리해서 살아 납시다.

  • 파업지지

    노동자들의 총파업을 대할때면 항상 설렙니다. 파업승리로 세상의 주인이 노동자임을 보여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철도 파업이 효율을 앞세운 자본의 논리를 넘어 정말 중요한 것이 사람과 인권임을 일깨울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먼저 가신 열두분의 명복을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