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절행사공동취재단] 지난 3월1일 서울 시청앞 광장에서 열린 3.1절 기념 국민기도회에 모인 일부 종교단체 회원들과 우익, 보수단체 회원들이 대형 유엔기, 성조기, 태극기를 펼쳐들고 행사를 치르고 있다.
그들이 거리로 나섰다. 한손엔 태극기, 또 한손엔 성조기. '우리는 주한미군을 사랑합니다' '부국강병 파병찬성' 등의 내용을 담은 피켓과 플랭카드도 눈에 띤다. 때론 대규모 집회로, 때론 전방위적 여론전으로 그들은 나타났다. 보수·우익. 백색의 역습이 시작됐다.
우익이 본격적인 가두투쟁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효순이·미선이 투쟁'때 부터다. 두 여중생을 장갑차로 깔아죽인 미군병사에 대해 잇따라 무죄판결이 내려지자 분노한 한국 민중들이 거리로 나설 무렵, 이들도 집단화된 대응을 보였다. 광화문에서 촛불시위가 전개될 무렵, 이들도 서서히 자신들의 주장을 목소리 높여 외치기 시작했다.
'북핵의혹' 계기로 가두진출
하지만 이 때까지만 해도 산발적이고 파편화돼있던 우익의 대응은 올들어 북핵문제가 언론을 뜨겁게 달구자 양상을 달리하게 됐다. '자유시민연대'라는 이름의 우익시민단체가 언론에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도 이 즈음이다.
지난 3월1일 10만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반핵반김(정일) 자유통일3.1절 국민대회'를 주도한 것도 일부 기독교계와 자유시민연대였다. 이들은 집회에서 북한 인공기를 불태우는 상징의식을 가졌다. 이미 연초부터 수차례에 걸쳐 재향군인회, 해병전우회 등과 함께 '주한미군 지지 시위'를 벌여온 '자유시민연대'는 지난 1월 집회현장에서 참가자들에게 돈봉투를 돌리다 적발되기도 했다.
우익단체들이 함께 구성한 자유통일청년본부(본부장 신혜식·인터넷 독립신문 대표)도 4월19일 광화문 열린시민광장에서 '김정일 독재정권 반대 4.19 청년대회'를 개최한다. 신 본부장은 "국제사회로부터 ‘악의축’이라는 악명을 자초한 김정일과 남한의 김정일 똘마니들이 진보세력으로 위장, 권부에 침투해 한미동맹을 이간질시키고 이적행위를 일삼고 있어 이들을 타도하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교장자살사건 터지자 다시 총공세
여론전 양상도 치열하다. 자유시민연대는 지난 4월11일 동아일보 2면 하단에 '이것이 전교조의 실체'라는 제목으로 의견광고를 실었다. 이들이 '전교조의 실체'라며 공개한 내용은 다름아닌 노동가요의 가사들. 자유시민연대는 '진지하고 당당하게 노동하고 투쟁하는 그대는 노동자 역사의 주인이다(세상을 바꾸자 중)' '너희는 조금씩 갉아먹지만 우리는 한꺼번에 되찾으리라' 등의 내용을 문제삼고 있다.
자유시민연대는 지난 2001년에도 조선일보 의견광고를 통해 "전교조가 주장하는 학교운영위원회는 '인민위원회'"라는 내용의 광고를 실어 결국 법정공방까지 이르기도 했다.
반전시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며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김정일의 대남공작"이라고 주장하던 이들 우익단체들은 최근 예산 보성초등학교 교장 자살사건이 일어나자 다시 한번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자살한 서 교장의 영결식이 열린 지난 4월8일에는 충남도내 15개 시군 교장단 교총회원 등 1천여명이 전교조 충남지부 사무실 앞에서 항의 경적시위를 벌였다. 사건의 본질을 흐리는 보수언론의 왜곡·편파보도는 이미 도를 넘어섰다. 안티전교조 카페(cafe.daum.net/antiktu)의 익명게시판에는 회원들이 진 교사의 본명과 휴대전화 번호, 집전화번호, 이메일주소, 출신대학, 이전 경력 등을 올려 '사이버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 게시판에서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이 오가는 것은 물론이다.
지난 4월13일 한국방송(KBS)에서 교장자살사건을 주제로 방영한 '100인 토론'에서는 최종 투표결과 '전교조의 대응은 정당했다'는 응답이 과반수 넘게 나오자 흥분한 일부 우익 학부모단체 등이 '재토론을 보장하라'며 즉시 농성에 돌입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밖에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도 정부의 '외국인노동자 고용허가제' 도입방침에 반발하며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해방 이후 반세기 동안 누려온 '기득권'에 위협을 느낀 일부 계층의 가두진출은 다양한 양상을 보이며 나타나고 있다.
이승철 keeprun@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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