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진상을 밝혀야 한다”

“마녀사냥식 여론몰이 사태해결 안돼”… 시민·사회단체, 진상 조사 뒤 적극 대처키로 전교조, 장례다음날 공식입장 발표

충남 예산 보성초 고 서승목 교장의 자살사건과 관련해 일부 언론이 전교조를 싸잡아 진범으로 지목하며 여론몰이를 하자 전교조와 각 시민·사회단체는 적극 대응에 나섰다.

전교조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어도 지난 4일 사건 발생 후 장례식이 끝난 8일까지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애도의 뜻만 표한 전교조는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자살 원인에 대한 진상과 사건의 본질이 먼저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원영만 위원장은 고인과 유족에 대해 거듭 위로와 애도의 뜻을 표한 뒤 “실체적 진실이 가려진 채 전교조에게 모든 십자가를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원 위원장은 “불행을 빌미로 전교조의 교육적 열정을 송두리째 부정하려는 일부 집단의 시도는 악의적”이라며 “교육현장에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전교조는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까지 파악된 보성초 사건의 진상 △사건의 본질인 학교현장의 관행과 문제점 △일부 언론의 보도 태도 등을 조목조목 짚으며 기자들에게 설명했으며 교장 단체와 동료교사들에게 사태 해결을 위한 협력을 당부하기도 했다.

전교조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서면사과를 요구한 것은 신분이 불안한 ㅈ교사에게 보복성 교권탄압이 가해질 것을 우려했던 것이며, 고인이 된 서 교장은 이미 전교조와 사과를 하기로 합의했으나 언론에 모든 내용을 제공하고 있는 교감이 사과를 거부했던 점, 지역 교장단 회의가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아 사건이 발생했던 점을 강조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는 같은 날 성명을 내 “사건의 정확한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특정개인과 단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며 “전교조를 제압하려는 목적으로 서 교장의 죽음을 이용하기보다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교육주체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협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8일 “많은 언론이 전교조를 매도하기에 바쁠뿐 비정규직 교사에 대한 부당한 차별과 대우에 무관심하며, 지난 1월 두산중공업 노동자 배달호씨의 분신자살 당시 철저히 외면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현재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민주노동당도 8일 성명에서 “전교조 죽이기로 일관하며 고인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불경스러움마저 안겨주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교조의 기자회견 이후 민중연대, 민변, 여성단체연합, 경실련, 참여연대,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충남 보성초 사건 시민사회단체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진상 결과에 따라 전교조에 가해지고 있는 ‘마녀사냥’에 대해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특히 여성단체연합 등 여성계에서는 사건의 당사자이며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ㅈ교사를 보호하고, 애초 사건의 발단인 ‘차시중’행위 진상파악에 나설 작정이다.

전교조도 지난 10부터 장혜옥 수석부위원장을 중심으로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사태에 대한 진상파악과 함께 성차별, 기간제교사 문제, 초등교육 현장의 불합리한 관행 등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곽민욱 기자 minwook@ktu.or.kr


전교조의 제안

● 교육계 내 성차별적 관행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전국의 학교와 교원을 대상으로 성차별 실태조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합니다.

● 교장·교감 등 학교관리자의 승진·임용 연수과정에 성차별 예방교육을 반드시 포함시킬 것을 촉구합니다.

● 성폭행·성차별 언행 등 전력이 있는 인사의 교장·교감 임용을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 기간제 교사의 구조적 신분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기간제 교사의 근무실태를 조사하고, 최소한의 신분보장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합 니다.

● 학교 내의 불필요한 분쟁을 예방하기 위해,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 ‘학교 분쟁 조정기구’를 설치할 것을 촉구합니다.


“전교조는 일부언론의 편향된 보도에 적절한 방법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실체적 진실 규명보다는 마녀사냥 식 여론몰이에 나섰습니다. 특히 조선·중앙·동아일보는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성급하게 전교조를 진범으로 단정짓고 마치 전교조가 고인을 죽음으로 몰아간 것처럼, 악의적인 보도로 일관했습니다.

또 이번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교장단의 비판적인 의견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고, 사건이 일어나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축소보도 함으로써, 객관적 사실파악과 균형 잡힌 정보전달을 생명으로 하는 언론으로서의 공정성을 스스로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고인이 남긴 메모의 내용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고인의 개인적 감상을 담은 특정 시기의 특정 구절만을 발췌하여 자의적인 해석을 덧붙임으로써,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교조의 대화 노력을 협박으로 왜곡하고, 그것이 마치 고인을 불행으로 몰아 간 직접 원인인 것 처럼 단정했습니다.

특히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도 전에 이번 사건의 원인을 교단 내의 갈등으로 규정하고, 전교조가 그 배후에서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는 식의 악의적인 해설기사를 실어, 전교조와 조합원 교사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습니다.

이러한 보도 태도는 공정한 언론이 지켜야 할 기본적인 태도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교조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려는 악의적인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밖 에는 생각할 수 없는 것입니다.

전교조는 이번 사건에 관한 일부 언론의 편향된 보도에 대해, 자료 수집이 끝나는 대로 적절한 방법을 통해 대응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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