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참소리
2003년 4월 22일 화요일, 삼보일배 26일째
아침부터 계속 흐리고 때때로 빗방울이 떨어짐
오늘은 4월 22일, 지구의 날입니다. 근대 산업문명이 등장한 이후 지구 환경이 점점 오염되고 야생동식물이 멸종되어가자 지구 환경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제정된 날입니다. 세계적으로 지구의 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벌어지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차없는 날' 등 갖가지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 일상생활이 어찌보면 전부 다 환경파괴 행위이기도 하겠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한 번이라도 지구의 고마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저는 지구의 날을 아주 속상하게 시작했습니다. 한두 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 걱정스런 마음으로 삼보일배를 시작했는데, 출발하자마자 도로에 죽어있는 소쩍새로 추정되는 새 한 마리를 보았기 때문입니다. 어젯밤 다른 사람들은 다 잠든 시간에, 글쓰고 사진을 인터넷 자료실에 올리느라 혼자 깨어 있었는데, 가까이서 큰 소리로 울던 소쩍새가 한 마리 있어 마음으로 동무 삼았었는데 혹시 그 소쩍새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하루종일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제까지는 대부분 2차선 도로로만 다니다가 보령시쯤부터는 4차선 도로로 가고 있는데 길이 넓어진 것과 비례하여 도로에 죽어있는 동물들도 늘어납니다. 길이 넓어지고 곧아지게 되면 사람들은 몇 분 더 빨리 목적지에 닿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야생동물들에게는 서식지가 단절되고 교통사고의 위험만 증가하는 재앙이 초래됩니다. 사람이 걸어가는 것을 보고도 속도를 줄이지 않는 운전자들이 많으니 동물들 안전까지 바라는 것은 너무 큰 욕심일까요?
그렇지만, 맘씨 좋은 운전자도 많습니다. 예산에 사시면서 농산물 수집상을 하시는 한두석님은 트럭을 타고 지나가시다가 순례단을 보고 멈추시고는 20만원을 후원금으로 주셨습니다. "중요하고도 큰 일을 하신다. 건강하게 잘 진행하시기를 바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테니 단체의 회지라도 보내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홍성 한광운수 어느 택시 기사님께서도 지나가시다 순례단에게 음료수 두 상자를 주셨고, 홍성읍내 초입에 있는 조양용달에서는 순례단이 점심 시간에 밥을 먹고 쉴 수 있도록 마당과 사무실을 내주셨습니다.

*사진출처:참소리
오늘도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한살림 실무자와 회원 열세 분, 천주교 여성생태모임 레헴 회원과 아이들 일곱 분이 오셨습니다. 한살림 환경위원회 윤선혜 간사님은 "한살림은 먹거리와 소비자 운동뿐만 아니라 생명 살림을 하는 단체이다. 밥상을 살리면 농업이 살게 되고 생명까지 살리게 된다. 주로 여성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 온 세상 생명을 살리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4일에 '새만금 생명의 소리'를 주관해서 진행했을 때 신부님과 스님이 출발하실 때 쓰신 편지를 낭독하는 등 분위기가 참 좋았다. 한살림에서는 긴 안목으로 갯벌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증진시킬 활동과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다. 아이와 엄마에게 갯벌이 생명의 터전이라는 사실을 알리기에 주력할 것이며, 새만금 간척 반대운동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레헴의 이미숙 총무님은 "인터넷으로 사진만 보아도 마음이 울컥하던데, 직접 와서보니 마음이 더욱 아프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했으면 좋겠지만, 오늘 낮 길가의 많은 사람들이 삼보일배에 관심을 가지고 묻기도 했으며 차 타고 지나가면서 파이팅을 외쳐주시는 분도 있어 큰 위안이 되었다"고 순례에 참가한 느낌을 밝히셨습니다.
엄마와 동생과 함께 고양에서 온 열세 살 지수는 쉬는 시간마다 신부님과 스님의 팔과 다리를 주물러드리기도 했는데, "신부님과 스님이 너무 힘드신 것같은데 끝까지 해내시는 모습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정부에서 간척사업을 추진하여 새만금에 있는 많은 생명들을 죽이려고 하기 때문에 신부님과 스님께서 삼보일배를 하시는데, 두 분이 힘내시고 건강하시라는 내용의 편지를 쓰겠다"고 말할 정도로 착한 아이였습니다.
홍성YMCA 장성순 이사장님, 꼰벤뚜알 프란치스꼬 수도회 김효근신부님과 수사님, 수덕사 스님들,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 석남사 정수스님, 서산태안환경연합 남현우·김신환 공동의장님과 여러 집행위원님들, 서산YMCA 이희출 총무님, 부안성당 수녀님과 신도님들도 오셔서 힘을 주셨습니다.
오늘 세 끼 식사는 대천 대승사에서 준비해주셔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여러 스님들께서 찐빵과 만두, 빵을 사주셨고 홍성과 당진에서 오셨다는 네분은 생수와 딸기를 여러 상자 주셨습니다. 홍성성당에서는 편히 쉴 수 있는 잠자리를 제공해주셨습니다. 이외에도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정리 : 마용운)
| ※오늘 온 길 : 홍성군 구항면 마온리 - 홍성읍 (6.5km) ※앞으로 갈 길 : 홍성군 금마면(5월 24일) - 흥북면 - 예산군 응봉면(4월 25일) - 예산읍(4월 26일) - 아산시(5월 1일) - 천안시(5월 5일) <일정은 날씨를 비롯한 여러 사정에 의해 바뀔 수 있습니다> 생명과 조화의 땅 새만금갯벌을 파괴하는 방조제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새만금갯벌과 온 세상의 생명·평화를 염원하는 삼보일배 순례단 | ||
참소리 편집팀 기자 icomn@icom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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