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칼테러 넘어 노동조합 설립으로

현대아산 사내하청 지회 노동조합 설립보고 대회 개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하청노동자에 대한 식칼테러가 발생한 이후 현대 아산 사내하청지회는 3월 28일 사측의 어용노조 건설 움직임을 포착하고 기습적으로 노조 설립한 후 지난 4월 16일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염원을 담아 노동조합 설립 보고대회를 가졌다.

사내하청 지회는 3월 28일 노동조합건설이후 원청과 하청 사측에 의한 대대적인 탄압속에서 설립보고 대회를 맞았다. 현대는 하청업체를 통해서는 하청노동자 개별면담, 가가호호 방문과 탈퇴서 종용등을 하였고 간부들을 고립시키기 위해 온갖 소문과 인신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4월 4일에는 하청노동자를 대상으로 정규직 고용을 내걸어 젊은 하청노동자들을 중심으로 동요를 일으켜 사내 하청 노조를 무력화시키려는 계획을 내어놓기도 하였다. 업체사장과 관리자들의 노조탄압은 여기에만 그치지 않고 조합원이 아닌 사람까지 탈퇴서를 보내는가 하면, 하청노동자들의 집을 방문해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 일도 계속 되었다. 사내하청의 모 업체에서는 사직서와 노조 탈퇴서를 들고 다니며,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는 일도 있었다.

이러한 사측의 사내하청 지회 탄압에도 불구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열망은 멈추지 않았다. 사측의 계속되는 노조가입 탈퇴공작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다시 가입하겠다"는 노동자가 있는가하면 어떤 노동자들은 관리자 몰래 노동조합 가입원서를 노조에 전달하기 위해 꼬깃꼬깃해진 가입원서를 사내하청 노조 간부들의 주머니에 넣어 주곤 할 정도다. 이렇게 현대 아산 사내하청 지회는 설립보고 대회를 맞은 것이다.



사내하청지회 안정화에 주력, 정규직 노조 연대 절실
4월16일 오후 5시 아산 사내하청 지회 설립보고 대회가 열린 현대 아산공장 정문 앞에는 약 500여명의 노동자들이 모였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식칼테러를 당해 아직도 휠체어를 신세를 지고 있는 송성훈 씨를 비롯해 사측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사내하청 지회 100여명과 현대 자동차 울산 본조 노동자 100여명이 모였고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과 여러 노동 단체등 총 500여명이 참석해 사내하청 노조의 출범을 축하하고 연대의 의지를 밝혔다.

설립보고 대회가 시작될 무렵 사회자의 첫마디는 "지금 하청, 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측의 탄압에 의해 못나오고 있다"는 것이었지만 식칼테러를 당했던 송성훈 씨가 근무하던 세화산업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산내하청 노동자들이 보고대회에 참가했으며 곧이어 여성 노동자들도 대거 참가하면서 보고대회는 열기가 높아 갔다.

이날 대회에서 사내하청 노조 홍영규 지회장은 "식칼 테러 사건은 단지 나쁜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동안 기계처럼 일해왔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였다"면서 "노조를 만들면서 하청노동자들도 노동자이고 인간임을 알았다"고 밝혔다. 홍 지회장은 또 "지금도 자본가들은 가입원서를 받으러 다니는 간부들을 현장 밖으로 몰아내고 있으며 조합원 비조합원 가릴 것 없이 노조 탈퇴서를 보내고 조합원들에게 개별면담하기 위해 집에까지 찾아오고 있다"며 "현대자본 그래 한번 해보자!"라고 대회사를 마쳤다.

현대자동차 아산 지부 오점근 지부장은 축사를 통해 "원청 조합원들이 오늘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보고 실망했을 것이지만 이것이 노동자가 가는 어려운 길이기에 실망하지 말고 주저하지 말자"며 "원청도 사내 하청과 늘 함께 할 것이며 원청 자본의 노조 탄압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날보고 대회에는 현대 자동차 울산 본조 현장 활동가 100여명이 보고대회에 함께 하기는 했지만 아산지부 정규직 노동자들은 거의 눈에 띠지 않았다.

민주노총 홍준표 부위원장은 "공장의 기계는 정규직 ,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꺼번에 힘을 합쳐 멈춰야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며 "오늘 결의 대회가 지속적으로 정규직, 비정규직 연대로 민주노조 사수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두봉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노동조합이 파업 할 때도 묵묵히 일해야 하고 월차한번 못쓰고 조합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조차도 못했던 비정규직 동지들이 있었지만 우리는 그 동안 정규직 중심의 노동조합을 해왔다"며 "연말에 성과급 수 백만원을 받을 때 우리가 열심히 일하고 투쟁한 댓가 인줄만 알았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과 희생의 댓가 인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밝혔다.

이날 현자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의 노동조합 설립 보고대회는 800만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의 시작이라고 할수 있다. 이미 한라중공업, 캐리어, 볼보, 기아, 한통계약직 등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있었지만 정규직 노동자들과의 연대가 이뤄지지 못한 한계가 있어 왔다. 하지만 이랜드, 롯데호텔, 서산 한국항공에서는 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함으로써 정규직, 비정규직의 단결된 투쟁의 성과도 있었다. 따라서 아산 현대 자동차 사내하청 지회가 굳건히 자리잡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 보다 안산지부 정규직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연대가 중요한 시점이다.


홍영규 지회장 인터뷰

-사측이 노동조합 가입 방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들었다.
현장에서 신규사원 모집 공고가 붙고 상당한 인원이 탈퇴서를 보내왔고, 또한 회사의 경우는 일률적으로 탄압을 가해서 자기들이 탈퇴 원서를 써서 우리들한테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80% 이상은 다시 가입을 하고 있다.

- 노조 건설은 테러 사건이 기폭제가 된 것 같은데
하청 노조를 건설하게 된 것은 테러가 기폭제가 되었지만, 그 전에 준비단계가 있었다. 8인의 주체가 있어서, 그들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과정이 있었다. 처음엔 현장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해 나가려고 했다. 한 7-8개월 준비를 해 왔고 테러를 당한 송동지도 함께 했다. 사측은 이런 움직임을 전혀 몰랐다.

-초기 여덟 명이 준비하는 단계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다.
사측을 피해서 이야기하기도 상당히 어려웠다. 주로 조회 시간에 근로기준법 문제, 연차, 월차 문제 제기하면서 옆에 있는 동지들에게 문제의식 심어주었고, 사측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것을 현장에서 진행해 왔다. 비밀리에 만남을 계속 가져왔다.

- 그때부터 노동조합을 만들 준비를 해온 것인가?
준비기간 동안 노동조합을 할 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문제점을 논의하다보니까 점점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되었고, 테러 이후 이런 기회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고 인식하고, 한번의 파업 기간을 공식화했기 때문에 융합하기 쉬웠다. 비정규직은 서로 얼굴을 전혀 모른다. 사측에서 먼저 노동조합 설립 조건 등을 알아보고 적극적인 대응을 하려고 했다.

- 사측의 불법적인 대응들이 많았다고 들었다
조합에 가입되지 않은 인원에게 조합에 가입된 것처럼 탈퇴서가 보내져오고, 개인 면담을 통해서 협박, 회유 등이 있었고, 사측의 정규직 모집 공고 등이 있었다.

- 하청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가입서를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고 들었다.
상당부분 조합원들이 가입서를 써서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우리는 보통 장롱에 넣고 다닌다 하고 있는데, 주지 못하고, 또는 꼬깃꼬깃 꾸겨서 주고 있다. 그들은 고용불안에 대해서 상당히 불안해하고 있다. 아주머니들은 가입서를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불안해서 주지 못하고 있다. 몰래 조합간부 주머니에 넣어 주던가 던져주곤 한다.

- 사내하청 규모는 어느 정도 인가?
사내 하청 총 규모는 천여명이다. 라인에 근무하는 사람은 약 750-800여명이다. 11개회사가 들어와 있다.

- 사내하청 지회의 향후 계획은 어떤가?
노동조합 안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그것이 최우선 과제다. 비정규직 철폐와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근로기준법 준수사항 등의 해결에 주안점을 두려고 하고 있다. 또한 정규직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력할 것이다.

- 현장활동은 어떻게 하게 되었는가? 어려운 시기에 지회장을 맡게 되었는데 부담은 없었는가?
2001년 11월 입사해서 실질적으로 정규직과 같은 라인에서 근무하다 보니 여유인원도 없고 쉴 수도 없고 연월차 사용도 불가능했다. 라인에서도 항상 비정규직만 남았다. 동료 활동가들을 만나게 되었다. 위원장을 하게 된 것도 아직 경험은 없지만 문제의식을 갖고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는 생각으로 하게 된 것이다. 처음 시작한 모두가 같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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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 아산 , 사내하청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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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자아산 4월 16일 상황에 대하여

    현자아산 4월 16일 상황에 대하여

    무엇이 우리의 연대를 가로막는가?

    4월 16일 우리는 아산으로 갔습니다.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조각 내 놓고 있는 이 땅의 현실 앞에 깨어있는 노동자라면 그 누구도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의 문제에 대하여 무관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아니 관심의 차원을 넘어 자신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연대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 깨어있는 노동자라 생각됩니다.

    우리들은 비록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지만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외마디 절규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삼호중공업 하청노동자들...캐리어...그리고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자들에 이르기까지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몸부림을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월차 한번 쓰기 위해서 식칼테러의 공포를 감수하며 일해야 하는 하청노동자들...이게 어찌 2000년대에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이란 말입니까? 하기에 우리들은 지난 결의대회를 너무도 벅찬 마음으로 함께 하고자 했습니다. 빼앗긴 삶을 되찾고자 몸부림치는 하청노동자들의 힘찬 출발에 그저 함께 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우리들의 심정은 정말 참담했습니다.

    누가 보아도 그날 그 자리는 분명 하청노동자들의 힘찬 출발의 장이며 모두가 함께 격려하고 의지를 모아가야 할 자리였기에 현자노조아산지부 간부들 또한 그 자리에 함께 한 것이리라 생각했고, 저희들 또한 무척 반가웠습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이러한 생각은 곧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날 자리에서 보여준 현자아산지부 지부장과 몇몇 간부들의 행동은 너무도 상식적이지 못했습니다. 먼길을 마다 않고 그곳까지 달려온 수많은 동지들은 안중에도 없이 오로지 공연섭외 문제로 불편했던 자신들의 자존심과 감정에만 급급했습니다.

    꼭 그래야 만 했을까요?

    연대하러온 동지들을 위해 진행할 연대마당이란 이름의 다음 프로그램이 남아 있었거늘 지민주 동지가 노래를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누가 지민주를 세우라고 했느냐?"며 화를 내고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여과 없이 드러냈던 지부장과 그러한 감정을 하청간부에게 강요했던 몇몇 간부들의 모습.... 그리고 지민주 동지의 노래가 시작되자마자 음향을 정리하던 모습들... 과연 그러한 모습이 아산지역 현대자동차노동자들을 대표하는 노동조합 간부들의 모습일거라고는 상상조차하지 못했습니다.

    상식적으로 아무리 지민주라는 가수가 아산지부와 불편한 관계가 있었다 한들 그건 이번 결의대회와는 결코 무관한 일이라는 걸 몰랐단 말입니까? 아니면 하청지회가 무대에 세워야 할 사람까지 자신들에게 허락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단 말입니까?

    다음 순서를 기다리며 노래할 준비를 하고 있던 우리들은 그러한 행동에 너무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시작하자마자 끝나버린 행사를 보고 어찌된 일이냐고 물어보는 동지들에게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자리가 자리인 만큼 애써 서운한 감정을 억누르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단지 노래 몇 곡을 부르고 못 부르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활동을 해 왔지만 이렇듯 황당한 일은 없었습니다. 아무리 자신의 감정이 상해 있다 한들 자본의 탄압 앞에 연대와 단결이 너무도 아쉽고 소중한 지금, 그 자리에 모인 하나 하나의 소중한 연대가 자본의 침탈이 아닌 그것도 몇몇 노동조합 간부들의 감정으로 왜곡 되서야 되겠습니까?

    우리는 그러한 지부장과 몇몇 간부들의 모습 속에서 말로만 듣던 대 공장 노동조합 간부의 왜곡된 단면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 기꺼이 함께 한 연대단위는 안중에도 없이... 그저 자신들의 불편함 심정과 자존심, 그것도 노동조합 간부로서 대의와 연대의 자존심이 아닌, 무언가 뒤틀려버린 모습으로밖에는 여겨지질 않았습니다.

    하정지회 간부들에게...

    더불어 그 상황을 명확하게 책임지지 못한 하청지도부들에게도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자리는 분명 하청노동자들이 주체가 되어야 하고 하청지회가 책임지고 나아갈 자리였습니다. 그날 그 자리엔 동지들과 함께 하고자 적지 않은 동지들이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분명 스스로의 입으로 연대 마당을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한 동지들에게 한마디의 양해도 없이 너무도 쉽게 프로그램을 중단해 버리는 모습은 그 자리에 함께 한 동지들에 대한 배려가 아닐 것입니다. 솔직히 동지들의 그러한 모습 어디에도 험난한 투쟁에 임해야 할 하청노동자의 당당함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글을 마치며.....

    사실 우리들은 그날 그 자리에서 스스로의 감정을 억 누르고 있었듯이 이번 일에 대하여 매우 심사숙고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투쟁의 현장에서 힘을 주어야 할 우리들이 그날을 생각하면 '괜히 갔던 게 아니가 싶을 정도로' 맥빠졌던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도 주저하고 망설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한가지였습니다. 어찌되었든 어렵게 투쟁하는 하청동지들의 투쟁에 이 번 일이 돌발적인 문제로 작용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 올바른 세상을 원한다면 이번 일을 그저 하나의 해프닝으로 삭혀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더욱이 당시 문제를 일으켰던 현자아산지부 노동조합이 이 문제에 대해 그 어떤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최소한의 문제의식도 갖고 있지 않는 듯 했습니다.

    우리는 이번일 만으로 현자아산지부 노동조합이 그 어떤 매도를 당하길 원치 않습니다. 다만 이번 문제를 일으킨 노동조합 몇몇 간부들이 진정 노동자로서의 대의에 동의하고 앞으로도 그럴 의지가 있다면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문제점을 스스로 인식하고 거듭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2003 4월 22일

    노래공장, 박준. 손홍일. 연영석.

  • 공개사과

    [성명서]

    <현대자동차노조 아산지부> 집행부는 지민주 씨와 <금속노조충남지부 현대자동차아산공장 하청지회>, 그리고 노동문화일꾼들에게 공개 사과하라.


    1. 지난 3월 19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하청회사인 세화산업 하청노동자 송성훈 씨가 사측 관리자로부터 천인공로할 식칼테러를 당했다. 이유는 ‘월차’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며 분신한 지 30년이 훨씬 넘었지만, 아직도 '월차' 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그 부당함에 이의를 단다는 이유로 발목이 잘리는 테러를 당하는 현실은 비단 세화만의 문제가 아닌 800만 비정규미조직노동자들의 엄혹한 현실이었다.
    이에 분노한 현대 아산 하청노동자들과 전국의 노동자들, 양심적 세력들의 연대 행동이 있었고, 이의 결과로 3월 28일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하청지회가 설립되었다. 한 발걸음이지만 비정규직 철폐의 한 길을 연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하청지회 노동자들 및 이에 연대하는 노동형제들의 지치지 않는 투쟁에 깊은 연대의 마음을 먼저 전한다.

    2. 하지만 그 기쁨을 서로 나누어 갖기도 전 우리는 참담한 이야기들을 전해 듣고 있다. 축제의 자리가 되어야 할 4월 16일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하청지회 설립보고 및 민주노조 사수 결의대회’ 당시 2부 연대마당을 자의적으로 중단시켜버린 현대아산지부 집행부들의 행동이 그것이다.
    까닭은 2부 연대공연을 위해 달려온 민중가수들 중 한 사람이었던 지민주 씨가 5월 4일로 예정되어 있는 아산지부 노동문화제 출연섭외를 1. 사측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 2. 울산공장의 노무팀과 노조파괴 전문가들이 하청노조를 파괴하려 모여드는 상황에서 문화제 속에 하청노조를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 3. 대중가수인 안치환을 초청하고 있음에도 예산부족을 이야기하며 본인의 출연료를 낮게 조정하려 했던 점, 4, 안치환 씨의 경우 과거 노동자들과 노동자문예운동집단을 과도하게 폄하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통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는 이로 함께 무대에 서기 싫다는 점 등의 이유로 거부한 사람이라는 이유였다
    방식은 직영노조에서 제공한 앰프 시설을 행사 첫순서가 끝나자마자 철거해서 2부 첫 순서인 지민주 씨 뒤로 기다리고 있던 박준, 연영석, 노래공장 등의 연대공연과 전국에서 연대하려 한걸음에 달려온 각 단위 및 참여자들의 자유발언 순서를 빼앗고 행사를 조기 종결시킨 것이었다.

    3. 이는 명백한 하청노조의 자주성에 대한 월권 행위이자 전체 노동운동의 대의를 거스리고 직면한 비정규철폐투쟁의 전국연대전선으로서 그 자리가 갖는 의의 및 투쟁열기의 고양을 가로막은 예상치 못할 행동으로 지탄받아야 마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앰프를 대여해 준 직영노조 집행부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한 공장 안의 힘없는(?) 하청노조의 집회를 조기 종결시켜버릴 수 있다는 권위적 발상이 어디에서 나올 수 있는지 우리는 분노를 금치 못한다.
    한편, 지민주 씨의 출연섭외 거절의 이유는 그 개인에겐 절실한 양심과 표현의 문제로 누구도 그것을 탓해 잘못을 묻거나, 관련한 사항을 유추 확대하여 해당인을 ‘노동운동의 대의와 명분을 송두리째 무시해버리며 개인의 인기와 이해의 관점을 들이대며 노동문화제에 설수 없다는 것이 과연 민중가수로서 자질이 있는 것인가? 되물을 수 없는’ 사안인 동시에 공조직인 노조의 권능을 활용해 ‘현자노조 다수의 활동가에게 고발하’고 ‘또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본조, 지본부)에 공식적으로 협조 요청을’ 해서 ‘더 이상 지민주는 민중가수로서의 속내가 의심스러운바 이후 노동문화 행사뿐만 아니라 그 어떠한 행사에도 초청하지 말 것을 주문’하고 ‘또한 민주노총, 금속연맹(금속노조), 각 산별연맹 차원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도 이를 검토하여 줄 것을 요청’할 일도 아님이 명백하다. 이는 일종의 공권력을 남용, 오용하고자 한 테러에의 유혹이며, 노조 집행부가 가지고 있는 천박한 노동운동에 대한 이해, 도구화된 문화운동에 대한 이해의 정도를 폭로, 대변할 뿐이다.
    더 나아가 노조 집행부는 위와 같은 일련의 차별의식과 권위의식에 기반한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해당 노조 게시판에 다양한 사람들이 올린 관련 내용에 대한 의견들 및 비판성 글들을 아무런 상의나 절차없이 무단 삭제한 것이 그것이다. 건강한 상호 비판 및 소통을 통해 모두에게 노동조합 활동 관련 정보가 공개되고 사태의 본말이 드러나는 것을 은폐하고자 했다. 이는 전체 진보진영이 동의하고 있는 전자민주주의를 심각히 훼손하고, 대중조직인 노동조합이 가져야 할 최소한의 민주성(절차/공개/참여/집단성 등)마저도 포기한 조무래기 의식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4. 우리는 이와 같은 현대자동차 아산지부 집행부들의 편리한 생각, 폭력적 행동들이 전체 노동운동의 대의와 연대의 기풍을 심히 훼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바, 공개적인 반성 및 사과, 그리고 문제 재발 방지와 관련된 일련의 조치들이 취해지기를 동지적 입장에서 요구한다.
    누구나 조금씩은 자본주의 문명이 요구하는 이기심과 차별의식, 거기서 파생한 권위주의, 폭력성 등에 물들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의 원인이 저 광폭한 자본의 구조 속에 있고, 그 구조를 타파하고 나아가야 한다는 노동운동의 대의에 동의하는 우리들이라면 우리안의 불철저함과 잘못된 소통구조, 오류, 인식 등에 대해서는 정확한 반성과 교정의 과정이 필요하다. 때로는 나 자신부터 도려내야 하는 아픔까지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그 아픔은 내치는 아픔이 아니다. 그 아픔은 마치 송성훈 동지가 식칼에 발목을 다친 후 일어선 하청노동자들이 그날 그 자리에서 느꼈을 해방감처럼 우리가 새로 태어나는 기꺼운 아픔일 것이다. 현대 아산지부의 문화부장님(인격에 대한 존중의 표현임)으로 판단되는데 조금전 들어간 지민주 씨의 홈페이지에 오늘 올려둔 가슴 아픈 이야기들을 읽었다. 매일 술로 산다는 말, 초기 사이트에 올라오던 당찬 노동조합 간부로서의 우월의식은 사라지고 당신들(주로 지식인활동가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읽힘)과 나(현장노동자출신) 사이의 차별의식에 힘겨워 하며 자격지심에 빠진 듯한 모습 등이 안타깝다. 우리는 이런 차별의식을 서로 확인하자는 게 아니었다. 대기업노조간부라는 막대한 후광을 업고 민중과 노동운동의 대의를 훈계하던 한 노동조합활동가가 문제의 소지가 커지자 금세 수그러져 조직은 어디로 가고 나약한 개인이 되어 하소연을 하게 되는 현실을 바라지 않았다.
    하청지회는 안타깝게도 앰프를 빌려다 썼는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어떤 소리보다도 더 우렁차고 진실한 삶의 소리들을 전해주며 새길을 열어나가고 있는 우리 앞의 전사들이다. 모두가 조금씩 더 나은 사회 건설을 위해 작은 힘일망정 모아갈려는 이런 소중한 때, 과정에서의 잘못과 오류를 딛고 나오는 현자노조 아산지부 집행부의 성실한 답변이 함께 보태어지기를 기대해본다.

    [우리들의 요구]
    1. 현자노조 아산지부 집행부는 4월 16일 행사 중단의 사유 및 과정을 밝혀라.
    2. 현자노조 아산지부 집행부는 하청지회와 연대단위에 행사 중단과 관련하여 공개 사과하라.
    3. 현자노조 아산지부 집행부는 지민주 씨에 대한 비방에 대해 공개 사과하라.
    4. 현자노조 아산지부 집행부는 게시판 무단 삭제행위등에 대해 공개 해명하고 사과하라.

    2003년 4월 21일

    전국노동자문화운동단체대표자회의(극단 한강, 극단 현장, 노동이 아름다운세상, 노동문화예술단 일터, 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 노동자뉴스제작단, 디지털노동문화복지센터, 연대를위한노래모임 좋은 친구들, 전국노동자문학연대, 풍물패 더늠, 풍물패 터울림, 희망의 노래 꽃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