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빅~삐빅~
"딸래미 살려줘 제발. 교복스커트 허리26, 오늘 꼭 사야해. 나 좀 살려줘"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7시20분 시작하는 0교시 수업 첫 날, 지각한 한 친구가 엉덩이 10대를 맞았다는 소릴 듣고, 새벽부터 덩달아 허둥대는데... 등교시간이 문제가 아니었다. 맞춤 교복인데... 어째서 `딸래미 제발 살려달라'는 문자가 날라 온 것일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교복을 사러갔다. 늦은 저녁시간, 일부 가게는 문을 닫고, 겨우 찾아 들어간 곳엔 사이즈가 없단다. 교복을 입은 모습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우리 아인 자기 용돈으로 교복 치마를 세탁소에서 2번을 고쳤다. 아랫단과 옆선을 줄이고, 주름을 위로 뜯었다. 그것이 자기들 세계에서 유행하는 A라인이라고 했다. 이는 곧, 담임 선생님께 지적 사항이 되었고 다시 원상 복구를 했는데... 며칠 후, 재수선 과정에서 작아진 스커트가 선생님 눈에 띈 것이다. 더 이상 손쓸 수 없게 된 교복, 결국 문자로 구원 요청하게된 사연이었다. 가까스로 새로 구입한 스커트! 그러나 그것은 검사용으로 가방에 따로 담아 간다. 옷 갈아입기 불편한데, 그냥 입고 가라고 타일렀지만, 자존심 상한 아인 이렇게 항변한다. "우리가 지금... 중학교 1학년이냐고 ? "
후다다다닥~ 요란스럽게 계단을 뛰어 올라와 책가방을 내 팽개치고 화장실로 들어 간 아이가 한 참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다. 서울에서 급식문제가 시끄럽더니 저녁급식을 먹고 배탈이 났나? 계속해서 물소리가 요란스럽게 들린다. "얘, 별 일 없니? 왜 그래? 왜 못 나오고 있는 거야?", "으음, 별 일 아니예요." 집요한 근성이 발동 됐다. 별 수 없이 아인 사실대로 털어놓았다. "사실은... 며칠을 큰 거 못 했거든, 꾹 참았는데... 진짜 장난이 아냐. 죽는 줄 알았어." 그것이 얼마나 딱딱한지 내려가질 않아서 계속 물 내리고, 물 받아서 쏟아 붓고...겨우 쪼개서 내려보내는데 성공했다고... 그러면서 생각났는지 중학교 때 일어난 어느 남학생 얘기를 해 준다.
"선생님! 너무 아파서 양호실에 가야겠어요." 창백한 얼굴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단다. 허락을 받고 친구의 부축을 받으며 복도를 지나는데, 갑자기 발 옆으로 딱딱한 덩어리가 `뚝' 하고 떨어지는데... 심한 변비였다. 소문은 바람처럼, 학교 담장을 넘고... 여학생들은 그것이 어떻게 그냥 아래로 뚝! 떨어질 수 있나? 몹시 궁금했다고... "그거~ 사각팬티... 맞지? " 배꼽을 잡고 같이 깔깔깔 웃었지만, 어찌 이것이 웃을 일인가? 0교시 수업에 쫒겨, 변하나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아이들의 슬픈 이야기 인 것을.
하물며 남자애들도 그렇다는데... 민감하기만 한 사춘기 여학생들은 자기 집 화장실이 아닌 곳에선 꾹! 꾹! 참기만 하다가 만성변비가 직업병 같은 것이 되었단다.
오늘도 6시 30분이면 서둘러 집을 나서는 아이. 공부시간에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가 싫어서 아침을 꼭 챙겨 먹지만, 편안하게 화장실에 앉아 있을 시간이 부족하다. 그 시간이 허락된다면 우리 아인 이렇게 소리칠 것이다. "엄마~ 나 5분만 더 잘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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