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뮤직'은 장르의 개념은 아니고, 정확히 말하면 '인디레이블'에서 발매된 음반에 수록된 음악을 가리킨다.('인디팝'이란 장르가 있긴 있지만, 이는 '인디뮤직'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물론 현재 인터넷의 MP3사이트, 뮤지션의 개인 홈페이지를 통해서 MP3를 주고/받을 수는 있지만 이는 상업적인 의미가 담긴 '유통'이 아니기 때문에 인디뮤직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다.(비상업적인 유통은 현실 세계에서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논의에서 배제한다는 의미이다.) 즉, 인디뮤직은 '독립적인 자본'으로 형성된 인디레이블(음반사)과 인디음반들이 유통 가능한 '독립적인 유통망(또는 대체적인 유통망)'이 있는 상태에서 존재 가능한 '음악 생산/유통 방식'을 말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결정적으로 '인디뮤직 유통망'(여기에는 음반유통망뿐만 아니라 인디음악이 소개되는 '음악전문 라디오방송국'도 포함된다)이 없기 때문에 온전한 의미의 인디뮤직씬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창작자/뮤지션의 애티튜드를 기준으로 또는 클럽씬에서 활동하는지의 여부로 인디뮤직 여부를 따지고 있다. 즉, 창작자가 '상업적인 판매를 목적'으로 음악을 만들지 않는 '언더그라운드 애티튜드'를 가졌다면 보통 그를 인디뮤지션이라고 부르고 있고(발표된 음반이 잘 팔리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매니지먼트측이나 매체에서 해당 뮤지션에게 '선명성'을 부여하고 싶을 때는 '자의적'으로 인디뮤지션이라 칭하고 있다.('언더그라운드 애티튜드'는 60년대 서구 음악씬에서 자생적으로 생성되었다.) 전자는 80년대의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김현식, 신촌블루스, 어떤날, 시인과촌장, 따로 또 같이, 들국화 등)과 맥이 닿아 있기 때문에 '언더그라운드'의 90년대식 명칭으로 '인디'라고 부르는데 하자가 없어 보이지만, 후자는 지극히 조작된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디'라고 부를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흔히들 인디뮤지션으로 알고 있는 크라잉넛, 자우림, 체리필터를 가지고 이를 따져보면, 이들은 현재 모두 여타 메이저 매니지먼트와 유사한 방식 하에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인디뮤지션이라고 말하기 어렵고(크라잉넛은 현재 활동 정지 상태임), 현재 기준으로 크라잉넛을 제외하고는 창작에서도 '언더그라운드 애티튜드'를 발견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언더그라운드뮤지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즉, 크라잉넛만 한국적인 상황하에서 인디뮤지션이라고 부를 수가 있을 것이다.(인디가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전제하의 가치평가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가수에게 '언더그라운드 애티튜드'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또한 보통 인디뮤직을 "기존의 음악에서 탈피한, 그들만의 세계가 구축된 음악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전문성 없는 또는 뮤지션을 상업적인 가치의 기사 소스로 이용하고 싶어하는 매체 기자들의 탓이 크다. 한국에서 '기존의 음악'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댄스나 발라드 장르를 말하고, 가수가 음악을 생산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획사가 효과적으로 팔아먹기 위해서 만든 음악을 '기획된 가수'의 입과 몸을 빌려서 공급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가수를 아이돌 스타 위주로 만들어 내거나, 아이돌 가수가 아닌 20~30대의 '늙은' 가수들의 다수도 10대 팬덤들을 겨냥해서 '나잇값도 못하는' 음악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 때 유통되는 음악 장르는 댄스, 발라드가 주이고 여기에 힙합, 테크노 등이 곁들여진다. 그러다보니 식상해진 한국음악씬의 '틈새시장'을 노려서 비주류로 록음악을 하는 뮤지션들이 등장하는데, 주류 음악씬에서 활동하려는 록뮤지션들의 대부분은 사실 태도면에서는 댄스, 발라드 아이돌과 별반 차이가 없다.(이들의 노래 가사를 보면 댄스, 발라드 아이돌의 노래 가사와 차이가 없고, 정신 상태도 별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노래 가사와 정신 상태가 한 뮤지션의 태도를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이 역시 음반기획사들의 기획상품들이 다수이고, 매체는 '다양한 소스 확보' 차원에서 이들을 다르게 보일 필요가 있어서 선명한 이미지의 단어인 '인디'를 가져다 붙인다. '인디'. 뭔가 그럴듯해 보이고, 참신해 보이고, 도덕적으로 바를 것 같아 보이고, 뭐 그렇지 않나? 대표적으로 체리 필터의 경우가 매니지먼트와 매체가 '짜고 치는 고스톱'을 하는 모양새로 '인디뮤지션'이라고 지칭하는 경우로 보인다. 매니지먼트야 음반을 팔기 위해서 얘기를 좀 꾸며 낼 수도 있다고 보지만, 여기에 장단을 맞추거나 의도적으로 떠벌리는 매체 기자들은 뭔가?
그래서 2002년에 월드컵의 영향으로 윤도현밴드가 뜨고(이들도 '인디밴드'로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거론했다), 방송PR비 사태의 여파로 생긴 무주공산에서 체리필터, 자우림이 도움을 받았지만 이들은 인디밴드들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의 인디씬은 변한 것이 없다. 단순히 '인디'라는 단어만 거론된 것이다. 아직도 대다수의 인디뮤지션들은 음반을 만들어도 홍보를 할 데가 별로 없고, 심지어는 유통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1,000장도 못 파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손익분기점이라는 3,000장 판매도 한국에서는 요원한 실정이다. 그런데 인디씬이 살만해지고 있다고? 그건 '인디'를 팔아먹는 일부 음반기획사와 매체에 의해서 비롯된 상상이다.
그리고 혹시라도 "실험성, 진정성, 예술성에 충만하여 오랜 라이브 활동으로 단련된 이들의 음악은 대중음악 시장이 전면 개방되어 다가오는 21세기, 제 빛을 발휘할 원석으로 평가받으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라는 고마운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에 앞서 두가지를 염두해 두었으면 좋겠다. 인디뮤직은 뮤지션이 정상적인 창작과 유통을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택한 '방법론'이라는 것과 그 뮤지션들 대부분은 취미가 아니라 생계로써 음악을 하는 '전업뮤지션'을 지향한다는 점. 한국에서 이런 것이 자꾸 좌절되는 이유는 시스템 부재의 원인이 가장 크기 때문에, 정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것을 같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한다. 문화적인 다양성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밑바탕이라는 인식을 했으면 좋겠다.
※ 본 글은 [대중음악비평웹진 가슴]과 공동으로 연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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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흠 / 대중음악비평웹진 "가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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