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금속노조 현대 아산 사내하청 지회 노동조합 설립보고대회 2부 연대 마당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지민주씨[photo-copyleft 노동문화정책정보센터]
지난 4월 16일 금속노조 현대 아산 사내하청 지회 노동조합 설립보고대회 2부 연대 마당이 갑작스럽게 취소된 이유가 당시 2부 연대 한마당에 참가한 문예일꾼들의 성명서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날 진행된 1부 사내하청 지회 설립보고 대회가 끝나고 2부 연대 마당이 시작되면서 민중가수 지민주씨가 첫 번째 출연자로 나와 두 곡의 노래를 마치자 마자 사회자가 나와 "2부 연대 한마당이 끝났으니 뒤풀이가 준비된 곳으로 가자"며 연대한마당을 정리하면서 시작되었다. 이렇게 연대 마당이 갑자기 취소되다 시피 마무리되면서 음향시설과 무대는 바로 철거되었다.
이날 설립보고 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연대마당'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될 2부 행사와 무대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수들이 꽤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간단히 연대 한마당이 끝날 거라고는 예상을 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이렇게 연대 마당이 취소된 경과는 전국 노동자 문화예술 단체 대표자 회의의 성명서를 통해 밝혀졌다. 이 성명서에 따르면 2부 연대공연에 참가한 민중가수들 중 한 사람이었던 지민주 씨가 5월 4일로 예정되어 있는 현자아산 원청지부의 노동 문화제 출연섭외를 △사측의 지원을 받는다는 점, △울산공장의 노무팀과 노조파괴 전문가들이 하청노조를 파괴하려 모여드는 상황에서 문화제 속에 하청노조를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 △대중가수인 안치환을 초청하고 있음에도 예산부족을 이야기하며 본인의 출연료를 낮게 조정하려 했던 점, △안치환 씨의 경우 과거 노동자들과 노동자문예운동집단을 과도하게 폄하하는 내용의 인터뷰를 통해 물의를 빚은 적이 있는 이유로 함께 무대에 서기 싫다는 점등의 이유를 들어 거부한 사실로 인해 현대 아산지부와 불편한 관계에 있던 아산지부 측에서 음향시설 철수를 명령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대 아산지부 측은 사전에 2부 연대마당에 대한 세부 행사 일정이 전혀 전달되지 않았고 회사측에 요구한 뒤풀이 이동용 차량이 준비되고 있는 상황에서 연대마당이 뒤풀이로 이동해 행사는 하기 위한 것 인줄 알았다는 설명이다.
현대 아산지부 이동석 부지부장은 "문화부장은 몇 분 짜리 행사까지 꼼꼼히 챙기는 사람이었는데 2부 연대 마당에 대해 물어봐도 대답을 못 들었던 것으로 안다"며 "문화부장은 행사가 끝난 줄 알았는데 갑자기 공연이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부장님이 욕설을 하고 그랬다는데 지부장님은 바로 뒷풀이로 가는 줄 알고 울산 본조에서 올라온 대의원들을 챙기며 정문 밖에 있었다"며 "당시 문화부장은 후생복지부장이 대기 시켜놓은 차량이 빨리 출발해야 한다는 전화까지 받고 2부 문화마당의 일정을 전혀 모른 상태였다"고 밝혔다.
이동석 부지부장은 또 "문화부장이 행사의 전반적인 준비를 했는데 누가 나온다고 미리 얘기가 안되었고 개인적으로 지민주씨 에게 서운한 그런게 있었을 테지만 여러 가지 실무적인 문제들이 겹치면서 그렇게 된 것을 문화일꾼들이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공연에 참가하기로 한 민중가수들의 입장은 다르다. 공연에 참석했던 가수 연영석씨는 노조측의 이런 주장에 대해 "상식적으로 연대마당 세부 프로그램이 얘기가 됐건 안됐건 연대마당이 끝나고 문제제기를 해야 했다"면서 "행사의 주체가 공연을 마치겠다는 말도 안 했는데 무대 아래에서 지민주씨가 노래를 부르고 있음에도 무대 위의 마이크 잭을 정리 하고 있었는데, 다음 프로그램이 있느냐고 물어 보는 게 상식적인 거 아니냐"고 반문했다. 연영석씨는 또 "아산지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니까 연대마당에 대해 전혀 들을 바 없다며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문화정보정책센터 등 전국 노동자 문화운동단체 대표자회의는 성명서를 통해 "명백한 하청노조의 자주성에 대한 월권 행위"라며 "앰프를 대여해 준 직영노조 집행부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한 공장 안의 힘없는 하청노조의 집회를 조기 종결시켜버릴 수 있다는 권위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노조측의 주장대로 연대마당 취소가 실무적인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더라도 대공장 정규직 노조들이 보이고 있는 연대의 관점에 대한 재고는 필요할 듯하다.
가수 연영석씨는 "그간 캐리어나 한국통신 정규직 노조의 비정규직 외면에 비하면 현대 아산지부가 같이 하는 건 좋았고 고마운 일이지만 아산지부가 '오늘 집회는 우리 아니었으면 하지도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며 "그날 집회에서는 사내하청 지회와 함께 연대하고 싸운다는 모습보다는 우월감이 더 느껴졌다"고 밝혔다.
한편 노동현장을 뛰어다니며 연대하는 문화일꾼들에 대한 인식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현자아산지부 게시판에 '분노'라는 아이디는 "노동자들이 파업할 때 많은 민중가수들이 자신들의 돈까지 들여가며 연대해 왔지만 정작 큰 행사 때 민중가수는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논란을 통해 노동조합이 파업할 때 밤낮을 가리지 않고 달려오는 민중가수나 문예일꾼들을 단순히 연대라는 이름으로 몸대주는 사람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하는 주체임을 다시 한번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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