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 65%가 근골격계 질환, 소음성 난청 등 각종 직업병 질환을 앓고 있지만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 10건 중 8건이 은폐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산업연맹과 노동건강연대는 지난 3월 한 달에 걸쳐 여수지역 건설노동자 1천명을 대상으로 건강실태에 대한 설문조사와 200명을 대상으로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29일 밝혔다.
건설노동자를 대상으로 특수건강검진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조사대상의 35%인 70명만 정상으로 나타났다.
직업성 근골격계질환 의증(의심되는 증상)이 93명(46.5%), 소음성 난청이 45명(22.5%), 수지진동증후군 의증이 10명(5%), 호흡기 질환 의심자 8명(4%) 등 전체 건강진단 대상자 가운데 130명(65%)이 다양한 직업성 질환이 의심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즉시 요양치료를 받아야 하는 노동자는 14명(7%)이었고, 증상이 심해지면 요양치료가 필요한 노동자가 107명(53.5%), 정밀검사가 필요한 노동자는 9명(4.5%) 등으로 나타났다.
‘쪼그리거나 목을 젖히고 작업’ 근골격계 질환 심각
건강실태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10명 중 3명이 4일 이상 요양이 필요한 재해를 2번 가량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해 비슷한 안전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가운데 불과 20%만이 산재보험으로 요양을 받았을 뿐 29%는 본인이 치료, 47%는 공상처리한 것으로 드러나 건설현장의 산재은폐가 심각한 수준임을 드러냈다.
또한 작업 중 소음(65.9%), 분진(63.2%), 용접흄(43.5%), 중량물 운반(41.8%) 등의 유해요인에 노출되고 있었으며, 이 때문에 청력저하를 느끼는 경우가 37.2%, 손가락 통증.저림 증상 유병률이 35.9%, 조금만 무리해도 숨이 차는 증상이 32.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골격계 위험요인에도 많이 노출돼 있고, 이 때문에 근골격계 증상 유병률도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주 작업의 위치가 무릎 이하(26.4%) 또는 어깨 이상(49.9%)이어서 무리한 동작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고, 목을 젖히거나 옆으로 굴곡시키는 등 부적절한 작업자세로 작업을 하는 경우는 84.2%, 다리를 접거나 쪼그린 자세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도 95%에 달했다.
평균 13.9년 건설현장서 일하지만 98%가 일용.계약직
이와 함께 여수 건설노동자들의 평균 연령은 41.8세이고, 특히 보온공은 50.0세, 비계공은 46.6세로 고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노동자들의 고령화로 인해 장시간 노동에 의한 피로 증가, 유해요인의 노출 및 작업에 의한 직업성 질환 발생 증가와 더불어 당뇨 및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의 발생 증가가 필연적으로 뒤따르게 돼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주된 취업상태는 일용직이 74.7%, 계약직이 23.3%로 98%가 비정규직이었다. 그러나 평균 건설업 종사기간은 13.9%년으로 일용 및 계약직으로서 장기간 동일직종에서 전문기능공으로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맹은 이같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우선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상 건설현장이 누락된 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맹 백석근 부위원장은 “현재 산안법상 작업환경 측정, 산업보건의 제도, 응급처치실 설치 등이 산재가 많고 유해위험요인이 널려있는 건설현장은 제외돼 있다”며 “제조업 중심으로 구성된 산안법을 보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현행 산재보험 제도는 직업병에 대한 책임을 노동자에게 묻고 있기 때문에 건설노동자처럼 고용관계가 불투명한 경우, 산재인정을 받기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선요양 후인증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연맹은 10%에 불과한 건설노동자 건강검진 비율 개선 대책 수립, 산업안전관리비 집행에 대한 실질적 관리 및 감독기능 강화, 산업안전 관련 단체들과 연계한 건설현장 안전 보건 관리 감시체계 도입 등을 촉구했다.
워킹보이스 이정희 기자 goforit@kcw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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