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대 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노무현 후보가 당선자로 되었다. 대통령의 교체는 우리 나라의 정책에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보육분야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특히 당선자가 보육과 관련하여 제시했던 공약들을 정책으로 실시할 경우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먼저 보육과 관련된 주요한 내용을 살펴보자. 보육과 관련된 문제는 4대 비젼중 “따뜻한 대한민국”이라는 구호 아래 주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 내용으로는 만5세 아동에 대한 무상교육·보육을 실시하고, 유아 보육료의 50%를 국가가 지원하고, 방과후 보육을 확대하는 등 여성의 사회참여를 지원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한편 구체적인 공약은 여성분야에서 제시하고 있는데 ‘여성이 행복한 나라’라는 제목 아래 ‘보육료 절반 국고 지원’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보육의 공공성을 확대하고 가정과 직장이 양립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내용들로는 다음과 같은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 보육료 절반 지원
● 차등보육료제 도입
● 만 5세아 무상보육·교육 실시
● 장애아 및 영아를 위한 국공립 보육시설 확대
● 방과후 보육서비스 활성화 정책 마련
● 평가인증제를 통한 우수보육시설 지원
● 보육교사의 처우개선과 양성제도 개편
● 육아휴직급여를 임금의 40%로 확대하여 직장·가정양립지원제도 정착
● 육아휴직제 등 모성보호제도의 정착
● 공적 보육시스템을 선진국 수준으로 대폭 확대
이러한 공약들의 상당수는 보육관련 단체들이 지속해서 주장해왔던 것으로 이러한 내용들이 제대로 시행만 된다고 하면 우리나라 보육서비스의 공공성은 대폭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두차례의 정권(YS와 DJ)동안 나름대로 보육서비스의 확대를 위해 노력하여 왔다. 그 결과 보육서비스의 양적 확대는 이루어냈지만 여전히 보편적 서비스로서의 보육서비스나 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현상은 당시 보육에 대한 공약이나 정책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정책의 집행 단계에서 목표가 보육서비스의 양적 공급 확대라는 방향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정권에서도 이러한 비슷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이점 관련 단체들의 감시(?)와 주장이 계속 필요한 부분이다.
우선 우려되는 부분은 이러한 공약들이 주로 여성정책으로 분류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보육서비스는 여성의 사회활동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또한 보육정책을 분류하기가 어렵다는 점은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사회에서 보육서비스의 필요성이나 중요성은 여성정책에 부수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유지를 위해 출산과 육아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독립성을 가진다. 이점 보육정책이 나름대로의 독립성을 가지고 추진될 수 있도록 요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문제이다. 당선자가 제시한 공약들을 시행하다 보면 보육분야의 예산이나 보육서비스의 총량은 분명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공공성의 확대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양만 증가한다면 현재의 문제들은 그대로 지속될 것이다. 다시 말해 커다란 방향의 확립없이 표피적인 대안들만 만들어진다면 문제 해결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약들을 정책으로 전환할 때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고 무슨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는가에 대한 방향과 대안을 꾸준히 제시하고 요구해야 할 것이다.
또한 보육분야는 서로 상충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접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우선 교육분야에 들어있는 유아교육법의 제정 문제가 그렇고, 보육분야 내에서도 민간보육시설과 국공립보육시설, 시설장과 보육교사, 보호자의 이해관계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모순은 무시할 수도 없고 무시해서도 안된다. 이를 어떻게 타협하고 조정하는가 역시 시민단체의 주요한 역할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사고나 행동은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새 시대에 걸맞은, 그리고 필요한 보육정책을 만들어나가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변화를 기반으로 해서 이를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하고 실천해나가야 할 것이다.
김 종 해·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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