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 MBC계약직지부 한상원 조합원
TV드라마와 뉴스, 오락프로그램에는 화려한 무대의상을 입은 사회자와 연예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청자의 귀에 가장 맑고 정확한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도 있다. 일명 '마이크맨'으로 통하는 이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계약직지부 한상원(34) 조합원도 <뽀뽀뽀>, <아주 특별한 아침>, <일요일 일요일 밤에> 등 MBC 간판 프로그램에서 스튜디오 운영담당을 맡고 있는 베테랑 '마이크맨'이다.
"마이크의 위치가 참 중요해요. 카메라에 튀어서도 안되고, 그림자가 생겨도 안됩니다. 그러면서도 배우들의 움직임, 음성 톤에 맞춰서 위치를 움직이며 정확한 음성을 잡아내야 해요."
무대음향보조 일부터 시작해 마이크를 잡고 관련 기기를 만지기까지 4년 이상을 배운 후에야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을 맡을 수 있다고 한다.
"실이 좋아야 좋은 옷감이 짜여 지듯이, 일그러진 소리는 아무리 다듬어도 시청자에게 질 나쁜 소음 일 수 밖에 없어요. 그래서 경험과 노하우가 중요합니다."
그러나 무대음향 일을 하는 사람들은 경력 10년 내외의 계약직인 그와 선배 7명뿐이다. "2년 이상 배워야 하는데, 밑의 사람들이 2년만 되면 다 나가야 하는 협력직들뿐이어서 2000년 들어서는 일이 두배로 늘었어요. 밑의 협력직 직원들이 더 안됐죠. 고생만 하다 가니까."
이렇게 말하는 그도 다가오는 6월30일자로 계약기간이 끝난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방송국은 7년동안 일한 그에게 퇴사를 강요하고 있다. 무대음향경력 7년차가 받는 월급은 수당까지 더해 고작 1백50만원 정도다. 그나마 처음 5년이 넘도록 한달 68만원을 받아온 뒤에 오른 금액이다. '계약해지'는 세식구 생활비 감당이 안돼 딸아이를 탁아소에 맡긴채 아내까지 맞벌이를 하면서도 일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으로 버텨왔던 그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PD와 카메라맨들이 프로그램에 중요한 사람들이듯, 비록 비정규직이지만 '마이크맨'들도 없어선 안될 존재들입니다. 정규직만큼의 경험과 경력도 있어요. 같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우나 임금은 하늘과 땅차입니다."
한 조합원은 노동절에도 드라마 촬영장에서 시청자에게 가장 좋은 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자기의 노고와 땀이 비록 형편없는 가치로 인정 받고 있지만, 그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하고 보람된 일이기 때문이다.
박수경 work0818@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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