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전까지의 미취학 어린이의 교육을 지원하는 ‘유아교육법’이 이익단체간 충돌에 따라 법제정이 7년째 표류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법제정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으면서도 법제정을 현실화하지 못함으로써 추진의지와 조정능력 등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 법은 97년 11월 민주당의 전신인 국민회의 소속의원들이 대선공약으로 추진하면서 공론화됐다. 그러나 부처간 대립과 관련단체의 반발등으로 15대 국회에서 자동폐기됐으며, 2001년 12월 이재정의원의 발의로 다시 국회에 제출됐으나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정숙의원 등 46명은 지난 4월 일부조항을 변경해 유아교육법을 다시 제출해 놓고 6월 임시국회 처리를 희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법이 7년째 표류한 것은 유치원과 보육시설(어린이 집), 학원계(유아미술학원) 등 3자간 이해관계가 정면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법은 기본적으로 유치원을 유아학교로 개편, 정부 재정지원을 확대해 무상 혹은 저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유치원은 환영하지만 보육시설과 학원계는 불공정한 지원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28일 열린 국회 공청회에서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이승춘 전국유아미술학원연합회 회장은 “유아교육법이라기보다는 사립유치원 지원법의 성격이 강하다”며 “유치원외의 타 교육시설에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형평성을 크게 상실하고 있다”고 반대이유를 밝혔다.
황영자 한국보육시설연합회 회장도 “유치원의 독점적 위치를 확보하고자하는 불순한 의도가 내포된 법률”이라며 ‘결사반대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유아교육은 유치원과 보육시설, 유아미술학원이 거의 동일한 비율로 분점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지난 대선때도 이들 단체는 각각 집회를 개최하면서 찬반 논란을 벌였다.
정치권은 조정능력을 상실한채 유아교육법안의 표류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원영 중앙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우리나라 유아는 아직까지 독립된 법의 보장과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어른들의 이기심, 집단이기주의로밖에 비치지 않는다”고 말하고 각 단체의 ‘양보’를 촉구했다.
천영식기자 kka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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