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격전의 역사와 세계의 질서재편](5) 중동의 교훈과 한반도의 선택


사진 : 마린블루스(http://www.marineblues.net)



세계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던 이라크는 전쟁 삼 주만에 '초정밀 살상무기'에 의해 성조기에 정복되었다.
미국이 과연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있는지 없는지 몰라서 사찰을 요구했겠는가. 미국은 그저 '적'이 필요할 뿐이다. '적'이 있어야, 미국은 계속 회생할 수 있다. 이라크 이후, 이제 그 '적'은 '북한'이 되었다.

이라크 주변과 한반도 주변은 공통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둘 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강대국에 의해 점령된 바 있다는 것과 2차 대전 이후에는 해방된 독립국의 의지와는 아무런 상관 없이 맺어진 강대국간의 각종 조약과 냉전 시대의 세력다툼 속에 내전과 반목을 겪어 왔다는 것, 그리고 냉전 이후에는 미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해 왔다는 점이다.

양쪽에서 똑같이, 미국은 '해결사의 가면을 쓰고' 등장했다. 특히 6.25 전쟁 이후, 미국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대신 피흘려 주고, 남한에서만큼은 각종 원조를 아끼지 않는 '고마운 존재'로 자리잡았으며, 사람들이 '고마운 미국'에 감동하는 동안 미국은 어느새 남한의 정치와 경제를 제멋대로 좌우하는 정도의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었다. 이 나라 국민의 상당수는 아직도 '미군의 보호가 없으면 한반도는 언제 또다시 북한 괴뢰군의 전쟁 도발로 불길속에 휩싸일 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다.
그러던 와중에 '핵'이라니!
안 그래도 연이은 빨갱이 정권들에 불안해 하던 사람들이 '반핵반김'과 '한미공조' '미국만세'를 외치기까지의 그 불안감도 무리는 아닐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반도에 진정 불길을 지피고 있는 요인은 무엇인가.
무기 사찰을 받아들여도,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았어도 끝내는 이라크에 전쟁의 불을 지핀 것이 미국이듯, 결국 한반도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바로 자신의 회생을 위해 끊임없이 '적'이 필요한 미국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하겠는가.
어떻게든 '적'을 만들고 그 힘으로 더더욱 강해지는 바이러스에의 공동 대처인가, 어정쩡한 입장에서 '너도 양보하고, 너도 양보하세요' 하는 식의 비굴한 대응인가. 노무현 대통령은 4월 28일 북핵 문제의 핵심은 "북한의 핵포기와 안전보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세상에 어느 바보가 총 들고 있는 자 앞에서 칼을 내려놓을 것인가.

한반도와 중동이 같은 역사 속에서도 다른 점이 있다면, 한반도의 지리적 입지가 미국이나 북한이나 극단적인 대응을 취할 수 없는 상황에 있다는 것이다.
하기에 우리의 선택은 보다 분명해야 한다. 진정한 평화를 원한다면 , 먼저 자기가 원하는대로 '적'을 상정하고 함부로 겨누는 총든 자에게 지금 곧 총부터 내려 놓으라고 명해야 한다. 그것이 휘어진 한반도의 역사와 정치를 제 자리로 돌리고, 평화를 가져오는 첫 열쇠가 될 것이다.

틈새 / 문화사회 편집위원 rebel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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