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칼테러를 뚤고 일어선 현자 아산공장 사내하청 지회
현장인터뷰는 식칼테러가 발생하자, 파업투쟁을 전개하고 사내하청 노동조합을 건설한,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지회 홍영교지회장을 서면인터뷰 하였다.
1. 지난 3월 15일 식칼테러가 일어나고 파업투쟁이 벌어졌습니다. 그 일이 있기까지 사내하청 노동자의 실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 식칼테러라는 극단적인 사건이 일어나기까지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겪을 수 밖에 없었던 많은 불합리함이 축적되어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일이거나 혹은 아주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 아닌 터질것이 터진 필연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사내하청노동자들은 정규직보다 더 어렵고, 지저분하고, 위험한 작업을 하면서도 정규직 임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아가며 살아가야 했습니다. 또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별을 받아야만 했고 그것을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졌습니다. 노동자들의 권리인 연차와 월차휴가에 대해서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적정 여유인원을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최소한의 필요인원만을 가지고 운영을 하다보니 막상 일이 있어서 월차를 쓰려고 해도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게 하청노동자들의 현실입니다. 임금은 정규직과 시급 차이가 크게 납니다. 신입사원때 받는 시급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시간이 지나고 근속연수가 늘어날수록 차이는 점차로 커지게 되어있습니다. 정규직의 경우는 근속연수를 인정해서 임금이 자연스레 인상되지만 하청노동자들은 오래 근무를 했다고 하더라도 극히 적은 금액이 인상될 뿐입니다. 수당면에서도 하청의 경우는 생산장려수당, 혹은 만근수당 등의 이름으로 3~5만원 선의 수당이 지급될 뿐입니다. 더구나 결근을 했거나 지각, 조퇴 등이 있으면 그 금액마저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이러한 것들이 정규직과 비교되어지면 심한 반발의식 혹은 피해의식이 생겨나게 되고 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상대적 우월감에 젖게 됩니다. 그러한 감정들이 커지다 보면 갈등이 더 커지게 되는 것입니다.
2. 3월 28일 사내하청지회가 설립되고 사수 투쟁이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식칼테러 이후 사내하청 노동조합이 만들기까지 경과와 상황을 말씀해 주십시오.
- 3월 15일 식칼테러가 일어났습니다. 처음 그 소식을 접하고 현장이 술렁대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세화산업에서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소식을 전해듣고 중식시간에 사건에 대해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라인에 복귀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리고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시작은 하청노동자 세화산업이 시작이었지만 곧이어 정규직 노동자들과 다른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투쟁으로 확산되어 나갔습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측과의 협상이 들어갔고 주간조와 야간조 모두 부분 파업을 진행하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모두 참여하는 집회를 진행했습니다.
이번 투쟁을 계기로 노동조합 설립이 이야기되는 중에 급작스럽게 노조결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측에서 유령노조를 만들려고 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세화사건 이후 비정규직 몇몇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한다는 정보가 입수되어서 서둘러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고 노동조합을 결성하게되었습니다.
조합이 결성되고 힘있게 한번에 조합원을 가입시키는 것에는 일정 정도 실패를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조합간부와 사내하청 동지들의 참여로 가입원 수가 늘어갔고 그에따라 사측은 사측대로 계속적인 방해공작을 진행했습니다. 여러 단위에서 연대와 지지를 해주셨고 그것이 저희에게는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조합을 믿고 함께 하시는 사내하청동지들이 있어서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조합이 결성되고 나서 전면적으로 활동을 전개해 나간 것은 4월 16일 이었습니다. 사내하청 보고대회와 민주노조사수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전국의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한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부 조직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3. 사내하청 동지들의 현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노동조합 건설 초기에 대대적인 가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또한 이미 가입한 조합원에 대해 사측의 여러 협박과 회유 공세가 이어지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초기 몇몇 조합 간부들의 모임으로 시작된 것이 이제는 각 공정별 모임과 조직화의 과정을 밟으며 차츰 안정화를 찾으려하고 있습니다. 사측의 직접적이고 강도높은 탄압이 이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개별적인 면담등을 통해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강도는 초기보다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조합의 조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자합니다. 사측의 다양한 공격에서 우리를 보호할 수 있는 것은 내부조직을 강화하고 조합원의 수를 늘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에 따라 몇몇 간부들 중심으로 진행되었던 선전전과 식사시간 선동 등을 줄이고 대신 하청노동자들을 만나고 조직화하는데 많은 힘을 쏟으려 합니다. 단합대회나 간담회, 교육 등의 일정을 잡고 작지만 하나 하나 조합의 힘을 강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그 힘을 모아 기본적인 요구안을 작성하고 사측과의 대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아직 조합을 인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무실도 없고 전임자에 대한 보장도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활동이 쉽지 않습니다. 그것을 깨기 위해, 또한 투쟁하는 조합의 모습을 만들기 위해서 사측과의 투쟁을 전개해 나가고자 합니다.
4. 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으며, 아쉬운 점이나, 앞으로 함께 했으면 하는 점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 사실 정규직과의 아주 밀접한 연대가 이루어진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식칼테러가 발생하고 정규직과의 공동 파업이 진행된 것은 상당한 성과입니다. 아직까지 아산공장에서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투쟁을 전개한 적이 없기 때문에 투쟁을 한자리에서 한 것 자체가 새로운 연대의 분기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극복해야할 차이점들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또한 아산지부 이외에도 울산 본조와 풀어야할 문제들도 있어서 연대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아산에서 시작되었지만 비정규직 노조를 인정하는 부분은 울산과 다른 공장에 파급을 주기 때문에 사측도, 노동조합도 신중하게 문제를 접근해 들어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동자는 하나다'라는 대의라고 생각합니다. 복잡한 조건을 따지고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에 앞서 진정으로 함께하고자 하는 연대의 정신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지역과 업종을 넘어서야 하는데 지금은 한 사업장에 있으면서도 서로 연대하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기가 막힌 현실입니까. 보다 큰 틀에서 연대를 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어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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