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컴퓨터를 사장이 보고있다

신종사찰 '인터넷·이메일 검열'도 극성

몇 년 사이에 급증하고 있는 '노동자 전자감시'도 업종과 회사의 규모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신종 노동탄압이다. 회사에선 사업장에 감시시스템을 설치할 때 '보안·시설보호·도난 및 재해방지·노동자보호' 등을 내세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감시시스템이 문제가 되고 있는 사업장의 사례를 살펴보면 이러한 주장이 거짓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올해 초 배달호 열사의 분신으로 드러난 두산중공업의 사찰 사례에서도 전자감시 시스템이 오래전부터 노조활동 감시를 위해 도입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그 뒤로 곧이어 발생한 기아차, 대우자판노조 사찰에서도 마찬가지로 전자감시 문제가 발각됐다. 최근 민주노총으로 접수된 노동자감시 상담 사례에서도, 작년 1년 동안 노동자 감시 상담사례 50여 건 중 대부분이 노사간 쟁의가 집중되어있는 4월부터 9월 사이에 발생했으며, 상대적으로 노사간 갈등이 적은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접수된 상담은 5건에 불과하다. 즉, 회사가 실제로는 쟁의기간 중 노조활동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감시장비를 도입하고 있다는 뜻이다.

최근에는 컴퓨터 사용에 대한 통제가 주요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회사 컴퓨터로 노조 홈페이지에 접근하는 것을 차단한다던가, 모니터에 떠 있는 화면에 대한 정기적인 사진 캡춰, 이메일 내용 검열, 인터넷 사용에 대한 감시, 하드디스크 압수·수색, 인터넷 이용 제한 조치 등 그 실태는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인터넷과 이메일을 노동자 동의 없이 회사가 검열하는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해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이므로, 발견 즉시 고발해 처벌을 요구할 수 있다.

회사에서 노조 홈페이지 접근을 차단하는 것 역시 조합원들을 노조사무실에 가지 못하게 막거나, 노조 간부들과 접촉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행위와 똑같은 일이기 때문에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다. 지난해 서울지방노동위도 "회사 내부 컴퓨터를 이용해 발전노조와 상급단체의 홈페이지 접속을 차단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부터 '모범단협안'에 '노동자 인권·개인정보 보호와 감시규제' 부분을 신설하고, 자료집을 발간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 또 사회단체와 함께 '노동자감시 근절을 위한 연대모임'을 구성해 입법 투쟁 등 장기적인 대응 채비를 나섰다. 올 하반기에는 보다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전국 사업장에 대한 감시 실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최세진·민주노총 정보통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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