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9월 멕시코 칸쿤에서 열리는 제5차 WTO 각료회의가 거센 저항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오는 7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WTO 특별회담이 열릴 예정이다.
캐나다 몬트리올 소재 콩코디아 대학(Concordia University) 홍보담당 부회장이며, 최근 결성된 'WTO 환영위원회' 회원이기도 이브 앵글러(Yves Engler)가 지난 5월 21일 인터넷 매체 Znet에 기고한 Fight The WTO를 소개한다.
*지난 99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3차 WTO 각료회의 때 반세계화 운동가들이, WTO가 민주주의에 역행하고 있다는 뜻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출처 www.nadir.org]
지난 주 캐나다의 피에르 페티그루(Pierre Pettigrew) 무역장관은 오는 7월 말경에 몬트리올에서 세계무역기구(이하 WTO) 특별 회담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 말이 사실임이 확인되자마자, 몬트리올 지역의 활동가들은 WTO 대표들을 위한 적절한 환영식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들어, WTO 협상단은 무시당하고 있다. 머나 먼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2001년 WTO 각료회의에서 보았듯이, 몇 년전까지만 해도 협상단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을 끌어 왔다.
그러나 이제 WTO를 정점으로 하는 기업 세계화에 관한 기사를 주류언론에서 찾아보기란 매우 힘들어졌다.
9.11 이후 ‘세계화’는 부시의 ‘테러와의 전쟁’('테러와의 전쟁'이라기 보다는 '테러의 전쟁'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한 표현이라는 이들도 있지만)의 그늘에 가려졌기 때문이다.
바로 지난 주만해도, 캐나다 정부는 유럽이 유전자 조작식품(이하 GMO)에 대해 무역규제 조치를 내린 것에 대해 부시 정부 편에 합류하여 유럽을 비난하고 나섰다.
GMO가 환경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두려워 하는 유럽인들은 압도적으로 GMO에 반대한다. 반면, 압도적으로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GMO 수출업체와 생명공학 산업은 유럽의 ‘예방’ 조치를 불쾌하고 여기고 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이들은 유럽 시장에 GMO를 팔기 위해 규제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유럽의 무역장벽을 허물어뜨릴 수는 없더라도, 다른 국가가 이와 비슷한 규제를 실시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으려 한다. 사실, 이들에게 평범한 유럽인의 소망은 대수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런 WTO의 행태에 대한 보도는 별로 찾아볼 수 없다. WTO에 관한 뉴스는 대개 경제면으로 분류되거나, 아니면 대안 언론에서 취급하는 것이다. WTO의 결정이 사람들의 삶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지난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제3차 WTO 각료회의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최루탄을 터뜨리고 있다. [출처 www.nadir.org]
WTO는 여전히 일종의 초국가적 권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의 협상을 통해 자신들의 영향력을 더욱 확장시키려 한다.
WTO가 캐나다에 대해 내린 두 번의 결정이 장기적으로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겠다.
지난 2000년, 집권여당인 자유당 정부는 특허권 보호를 강화하라는 WTO의 결정에 부응하기 위해, 카피약 제조업체(generic companies)가 특허권이 소멸되면 사용하기 위해 의약품을 비축해두는 것이 불법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WTO는 이렇게 해서 각 개인과, 가뜩이나 재원이 쪼들리는 정부 의료보험(Medicare)이 지불할 천정부지처럼 치솟는 비용에 수백만 달러를 더 보태주었다.
미국 자동차기업의 캐나다 시장 점유율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강제하는, 캐나다 자동차협약(Canada Auto Pact)이 국제무역규칙을 위반한 것이라는 WTO의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환율 하락으로 대미 수출비용이 증가하면 캐나다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고, 자동차업계는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WTO 협상단은 공적 감시(public scrutiny)로부터 안전하려면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해야 하지만, 그들은 그런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사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특별 회담의 목적은 WTO의 ‘개발 라운드’를 되풀이하려는 것이다.
빈국은 ‘개발’에 필요한 요소를 고집스럽게 주장하고 있으며, 현재의 협상단에 불만이 많다. 빈국은 부국의 농업 보조금 정책을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덜 개발된 나라(개발 도상국을 뜻함 - 옮긴이)는 필수 의약품에 대해서는 특허권을 무시(override)할 수 있는 권리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는 제약기업의 요청에 따라, 이런 최소한의 요구도 거절하고 있다.
확실히 특허권 문제는 WTO가 존재하는 이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캐나다를 비롯한 G8 국가는 WTO의 무역관련 지적재산권(TRIPs) 협정을 강화하려 한다. 심지어 TRIPs 협정이 없었다면 미국이 WTO에서 탈퇴했을 거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그 이유는 TRIPs 협정이 다국적 기업에게 주요한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 2002년 10월 14일자에서 스티븐 로어(Steven Lohr)는 이렇게 쓰고 있다.
“지적재산권 협정이 효과적으로 실행되면,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이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가 중국, 멕시코, 인도, 브라질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지불한 비용으로 얻는 수익은 (이 국가들의 수익을 모두 합하여) 매년 미화 349억 달러에 달할 것이다.”
캐나다에서는 WTO의 결정이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 합법화된 적이 한번도 없었으며, 최근들어 논쟁이 부족한 것은 더욱 더 WTO의 합법성을 의심스럽게 한다.
협상이 진행되면, 그에 대한 적절한 정치적 토론은 더욱 중요해진다. 정부 의료보험 제도(Medicare)와 교육제도에 영향을 미칠 협정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다. 캐나다와 전세계가 WTO 시스템 속에 더욱 더 갖히기 전에 우리에게 시급한 것은 진지한 토론이다.
1999년 11월 말의 ‘시애틀 전투’는 ‘세계화’를 북아메리카의 담론으로 발전시켰다. 앞으로 두달 동안 우리(캐나다 활동가들을 뜻함 - 옮긴이)의 목적은 이보다 제한적이다. 우리는 ‘세계화’를 캐나다에서 대중적인 토론의 이슈로 재정립시켜야 한다. (Yves Engler / 번역 김지연)
지오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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