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컨텐츠의 다양한 루트 -인터넷 소설


사진 : 문화방송 <옥탑방 고양이> 홈페이지


요즈음 주변사람들의 화제는 단연 <옥탑방 고양이>라는 MBC 미니시리즈이다. 난 제목이 특이하다는 점에는 끌렸지만, 연속적인 시청을 요구하는 드라마를 별로 선호하지 않는 취향이기 때문에 그냥 뻔한 드라마려니 넘기고 있었다. 수많은 드라마가 안방극장을 범람하고 있고 공주님과 왕자님이 등장해 어려운 주인공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내용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우연히 드라마를 보게 되면서, 예사롭지 않은 소재와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는 드라마임을 간파하고 은근히 그 드라마를 기다리는 시청자가 되어버렸다.

옥탑방 주인 정은(정다빈)과 고양이 경민(김래원)은 우연한 사건들로 인해 동거를 시작한다. 예쁘지도 똑똑하지도 않은 들러리 식의 삶을 살지만, 항상 자신있게 열심히 살아온 정은이와 달리 옥탑방에 얹혀사는 고양이 경민은 철이 없다. 고시 공부한답시고 앉아 인터넷으로 포르노사이트에 접속해 들어가 정은이의 핸드폰으로 이용료를 지불한다거나 새벽에 신문배달해 번 돈으로 구두를 사 신거나 말이다.
서로 옥신각신 하면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흥미롭지만 여기에 약간의 조미료 역할을 하는 인물들이 등장한다. 옥탑방 주인 정은에게는 회사 상사인 실장 동준이, 옥탑방 고양이 경민에게는 능력있고 아름다운 혜련이 그 주변에 존재한다. 그리고 이 네사람의 사각관계가 또 다른 재미를 전해준다.

물론 더욱 많은 사람들의 흥미를 이끄는 점은 혼전동거를 다루는 드라마라는 점이다. 안방극장에서 이러한 소재를 가지고 접근한다는 것은 매우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아마도 높은 시청률을 얻고 있는 이유는 그들의 삶속에서 그렇게 무겁고 중요한 주제로 접근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경민과 혜련의 "하루밤의 실수"로 묘사된 이후로는 서로 같이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실제적인 삶으로 카메라의 렌즈를 들이대기 때문이다. 밥은 어떤 메뉴로 할 건지, 설거지는 누가 해야 하는지, 쓰레기는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등의 주제가 그들의 메인 메뉴가 된다.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그런 일상적인 일들이 묘사되고 이성간의 알 수 없는 갈등묘사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는 인터넷소설이 원작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아낸 이야기라는 것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미 인터넷소설을 영화화하해서 재미를 본 영화들이 많다. 전지현의 매력을 한껏 발휘했던 <엽기적인 그녀>, 그리고 귀여운 과외선생님 김하늘의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의 영화들이 그렇다. 인터넷소설로 게시판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던 소설들이 영화로 만들어졌으며, 인터넷을 통해서 재미를 얻었던 소설들이 이제는 안방극장까지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인터넷 소설들은 자신의 이야기에 재미를 곁들여 구성해 게시판에 게재를 하게 되고 재미있다는 사실이 검증이 되면 빠르게 인기를 얻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인기는 온라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오프라인 컨텐츠로 구성된다는 점이 현재의 뚜렷한 추세이다..
따라서 과거 정해져 있는 루트를 통해 소설이 출간되었던 방식과는 다르게 소설 출간방식이나 영화로 만들어지는 대상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물론 소재는 말할 것도 없겠지만. 아마 앞으로는 더 많은 인터넷 소설들이 오프라인으로 뛰쳐나올 것이라 예상된다.

아직 끝나지 않은 옥탑방 주인과 고양이의 동거는 누구와 누가 서로 연결될 것인지 빤히 보이지만, 새로운 소재와 재미있는 구성으로 아마 드라마가 종영할 때 까지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될 것이다.
네티즌이자 시청자이기도 한 대중들은 좀 더 자유롭고 새로운 이야기들이 인터넷을 타고 자신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을 기대하며 오늘도 TV를 시청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종님 /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박사수료 cybern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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