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연대와 대중음악개혁을위한연대모임(이하 대개련)은 라이브공연 활성화를 위해 서명운동과 홍보활동 등 제도개혁 운동과 음악팬 운동을 작년 말부터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문화연대와 대개련은 라이브 공연 활성화 캠페인을 통해 각종 제도개선은 물론이고, 음악팬들의 의식전환을 이끌어 내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라이브공연 활성화 캠페인이 한국 대중음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아주 중요한 지점에 서있다는 것을 몇 가지 질문들을 통해서 음악팬들의 공감을 얻고자 한다.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이 왜 필요해?
한국에 공연이 많지 않은 이유는, 공연장 수와 관계 있다. 물론 정부소유의 공공문화시설이나, 체육관, 지방의 문화예술회관, 대학의 문화공간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대중음악 공연을 제대로 할만한 여건을 갖춘 곳은 극히 빈약하며, 세종문화예술회관이나 예술의 전당 등 그나마 공연 시설이 갖추어진 공간들은 아예 대중음악에 문조차 열어주지 않는다.
특히 대중음악전문공연장은 뮤지션에 따라, 공연의 성격에 따라 다른 규모의 공연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양한 규모의 공연장이 절실하다. 그러나 한국에는 500석 이하의 소극과 1500석 정도의 중극장 규모의 공연장이 거의 없다.
전문공연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체육 경기장이나 기타의 다른 공연장을 대관할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음향, 무대, 조명 등의 제작에 들어가는 제반 장치 비용은 뮤지션에게 너무 큰 재정 부담이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입장 수입에 100% 의존하는 공연의 경우, 성공하지 못했을 때의 적자 문제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손이 많이 가는 무대 장치에 들어가는 제작비용은 높아가고, 콘서트에 홍보비를 아무리 쏟아 부어도 공연장의 수용인원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입은 이미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왜 성공한 라이브 공연이 많지 않을까?
막대한 공연제작 비용의 부담이 재정부담의 끝은 아니다. 일단 공연을 하게되면 문예진흥기금(입장료의 6%), 부가 가치세(입장료의 4%)를 내야 하는데, 합치면 입장료의 10%나 된다. 여기에 소득세가 추가된다. 수도권이나 서울 지역에서 규모가 큰 공연을 하는 뮤지션이라면 그렇게 어려울 것이 없는 액수일지도 모르나 집객수가 낮은 공연이나 공연을 위한 준비 비용만도 엄청나게 드는 지방공연의 경우에는 부담스런 액수가 아닐 수 없다. 지방공연의 경우는 교통비와 운반비, 숙박비만으로도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많은 뮤지션들이 지방 공연을 꺼리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지방의 공연문화는 수도권과 비교해 더더욱 낙후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공연기획사 측에서는 총 입장 수익의 20%이상을 소득세, 부가 가치세, 문예진흥기금 - 아이러니하게도 대중음악공연으로 걷어들인 문예진흥기금은 대중음악 공연에는 한푼도 지원이 안되고 있다 - 등 여러 가지의 세금으로 내고 있으며 대관료와 부수 시설사용료 등을 따로 부담해야 한다. 자체적으로 소화해야하는 홍보비와 운영비 역시 행사업체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왜 대부분의 가수(?)들이 TV에만 나올까?
공중파 방송의 대중음악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은 라이브공연 활성화를 방해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이다. 외국의 경우, 뮤지션들의 정체성은 라이브 콘서트를 통해서 발산되며 음반 프로모션도 라이브 콘서트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공연 또한 활발하다. 그러면 한국은 어떨까? 새 음반이 나오면 우선 방송출연을 통해서 프로모션을 한다. 가수들은 각종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겹치기 출연하여 개그나 연기에 더 많은 힘을 쓰고 있다. 이는 대중음악 산업 시스템 상의 문제뿐 아니라, 연예기획자나 뮤지션들의 인식도 오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 라이브 공연은 하나의 서비스행사나 고별부대 등 이벤트에 불과하다. 또한 가수들의 방송출연이 잦다보니 격렬한 춤과 바쁜 스케줄을 핑계로 립싱크를 정당화한다. 이렇듯 한국의 뮤지션들 대부분이 텔레비전에 의존하게 되는 현상을 당연시 하다보니 방송형 가수와 라이브형 가수가 구분되는 기현상이 발견된다.
라이브 클럽이 소규모 공연장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는가?
현재 소규모 라이브 클럽들은 IMF이후에 관심의 거품이 빠진 후, 경영의 어려움으로 많은 수가 문을 닫았다. 20여 개 클럽이 홍대와 신촌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하던 90년대 중반과는 다르게 이제는 7-8여 개의 라이브클럽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식품위생법이 개정되어 클럽에서의 공연이 합법화되었지만, 여전히 공연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라이브 클럽은 정부나 대중들로부터 문화공간이 아닌 유흥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밴드들이 공연을 하는 클럽이나 테크노레이브클럽들은 모두 유흥업소로 등록되어 있다. 주로 비주류의 음악과 직업적 뮤지션으로의 삶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젊은 음악인들의 활동무대인 이곳은 전체 대중음악계로 불 때 새로운 인적자원의 배출구로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이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서 기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중과 정책당국의 무관심으로 고사 당하고 있다.
대중음악의 새로운 발전을 모색하는 대안으로 라이브공연 활성화는 가장 중요한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대중음악의 방송으로부터의 독립, 다양한 형태의 전문공연장건립, 공연세제혜택, 지방공연환경개선, 비주류음악인지원, 공연기술인력양성을 통해 공연인프라가 제대로 갖추어지게 될 경우 한국의 대중음악은 라이브공연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계기들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라이브 공연에 대한 음악팬들과 대중들의 관심과 참여일 것이다. 최근, 라이브 공연 활성화를 위한 뮤지션들 스스로의 움직임이 서서히 불고 있으며 공연 또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부 공연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공연이 팬들의 무관심 속에 조용히 사라지고 있다.
라이브공연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많은 음악팬들이 공연장을 찾아와야 한다. 아무리 시설이 좋은 대중음악 전문공연장이 세워지고,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공연장에 음악팬들이 찾아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라이브공연장에 가는 것을 극장에 가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재정적인 부담과 시설상의 문제도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지만 무엇보다도 라이브공연장에 일반 음악팬들이 자주 찾아갈 수 있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고은 / 문화연대·대중음악개혁을위한연대회의 활동가 kollwitz@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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