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연대 '생존권쟁취를 위한 투쟁승리결의대회' -2003년 7월 7일 전국 7개 지역 동시다발 개최- (사진:과천 정부종합청사) 워킹보이스 임임분
14일의 파업투쟁을 ‘5.15.노정합의’라는 승리로 마무리했던 화물연대가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라는 붉은 띠와 ‘단결투쟁’을 새긴 조끼를 입고 다시 모였다.
‘5.15 노정합의’ 이후 화물연대는 정부를 비롯한 각 업태별 교섭을 진행해 왔으나 화주업체를 비롯한 관련단체의 불성실 교섭에 맞서 7일부터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4-5일 재개된 회의에서 무역협회, 복합운송주선협회, 선주협회 등 관련단체가 운임협상에 적극 지원하기로 해 ‘제2의 물류대란’으로 가는 절차는 일단 유보됐다.
그러나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는 7일로 예정됐던 경기도 과천과 부산을 비롯한 전국 7개 지역 2만여명 규모의 동시 다발 ‘생존권 쟁취를 위한 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성실교섭과 구속자 석방”을 촉구했다.
이날 과천 정부종합청사 앞 운동장에 모인 경인지부와 충청지부 조합원 3천여명은 “화물운송노동자의 숙원인 직접비용인하와 물류체계 개혁, 화물노동자 권리보장을 위한 하반기 법제도 개선 투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결의했다.
‘5.15 노정 합의’ 두 달 - ‘법제도 개선’으로 가는 길
‘5.15.노정합의’ 뒤 두 달이 지났다. 이에 대해 일부는 “합의만 덜렁 해놓았지 실제로 14일 동안 운전대 놓고 싸운 화물운송노동자에게 득이 된 게 뭐가 있었냐?!”라고 비난한다. 이런 비난에 대해 화물연대와 정부, 업계측은 “나름대로 ‘5.15.노정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만나왔다”고 말한다.
그 만남의 결과를 보면, ‘도로비 인하’안과 관련해서는 지난 5월 21일부터 야간 통행료 감면시간을 2시간 확대 시행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물연대는 “애초 4시간 연장 요구에는 못 미치지만 출퇴근 혼잡 시간대 등을 감안해 최대치를 확보했다”라고 평가하고 있다. 또 도로공사의 도로요금 체계 개선 방안 조사결과를 토대로 개선안을 마련, 부처간 협의와 도로정책심의회를 거처 올 12월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개선’안에 대해서는 편의공간 확보를 위한 설계를 내달부터 시행할 예정이며 수면실 등 편의시설 확보 계획은 9월 중으로 수립하기로 했다. 또한 화물차 휴게소를 현재 4곳 이외에 6곳을 추가 확충하고 이곳에는 화물연대 사무실을 별도로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전용식당 건물, 빨래방, 수면실 24시간 개방, 칸막이 설치, 식당 메뉴 보완, 가격 인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간착취 구조 개선’과 관련해서는, 다단계 알선(주선)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건교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지난 5월 16일부터 31일까지 실시, 완료해 개선안을 검토 중이다. 그리고 노조는 실태조사 결과 및 이후 추진 일정과 내용을 노조에 통보해 줄 것을 요구해 이후 불공정거래행위 및 약관법 등 관련 법령 개정에 노조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입제’의 경우 내달 중으로 개정안을 마련해 공청회를 거쳐 9월 정기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또한 표준약관 마련을 추진 중이며, 노조는 민주노총,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불안정노동철폐연대 등이 결합한 정책팀을 구성, 대안을 마련해 ‘화물운송제도개선협의회’를 통해 최종 안을 정할 계획이다.
‘화물운송 특수고용노동자 산재보험 가입’안은 노동부 산재보험과에서 다음달 중으로 법 개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과 관련해서는 이달 중으로 노사정위가 특별위원회 설치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전체 특수고용노동자 등 관련 단체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화물연대의 입장이다.
이 밖에 ‘초과근무수당 비과세대상 포함’과 관련해서는 지난 5월 30일 재경부에서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 예고했다. 월 정액 100만원 미만이라는 제한이 있지만 노동자 아닌 노동자인 화물운송노동자의 투쟁이 정규직 운송노동자의 실질적인 혜택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가)화물운송제도선진화추진협의회’ 구성은, 애초 실장급으로 하기로 했다가 차관급으로 격상되었고 애초 협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해양수산부, 공정거래위원회, 기획예산처 등이 참여하는 물류체계개선추진위원회를 확대 개편됐다. 이와는 별도로 ‘5.15.노정합의 이행 점검을 위한 정례기구’를 구성, 6월 24일 1차 회의를 가졌다.
또 ‘경유에 대한 교통세 추가 인상액 전액 보조금 지원’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재경부가 교통세법과 지방세법 시행령 입법 예고했으며 현재 보조금 지급방안 개선안을 마련 중이다. ‘사업용화물자동차에 대한 경유가 인하’라는 애초 요구는 관철되지 못했으나 이달 인상분에 대해서는 100% 환급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여객운송분야 등 타 운송 관련 단체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이달 이후 인상에 대해서는 다시 협의해야 한다.
더불어 ‘화물연대와 운수사업자 단체간 중앙교섭 지원’의 경우 노동부, 건교부, 산자부 등이 부처별로 지원하고 있으나 화주업체 협조가 미미한 상태다. 특히 중앙교섭은 지난 5월 23일 3차 협의에서 중단되었다가 6월 28일에야 4차 교섭을 재개됐다.
이와 같은 전체적인 교섭 진행 내용과 관련해 운송하역노조 정호희 사무처장은 “두 달 동안 각 부분별 논의를 해왔으나 사실 당장 손에 쥐어지는 성과가 없어 현장의 조합원의 불만이 팽배해 언제 또 돌발적인 쟁의행위로 번질지 모른다”라며 “문제는 이 성과를 하반기 관련 법령 제·개정 투쟁으로 어떻게 모아내 이기는 싸움으로 끌어갈 것인가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1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하반기 투쟁 수위 결정
한편 ‘3만여 조합원’ 규모로 성장한 화물연대가 재결집을 준비할 조짐을 보이자 업계측도 움직이고 있다.
7일 ‘전국동시다발 투쟁결의대회’에서 화물연대 측이 시멘트생산업체와 운송업체의 불성실교섭에 맞서 “파업찬반투표 절차 무시하고서라도 개별 타격 또는 전면전까지 강행한다”라고 밝히자 이날 오후 업계측이 노조로 방문해 ‘성실교섭 보장 및 적정 운임 협조’를 확약하는 합의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노사는 8일부터 각 업체별 대표 운송회사가 참여하는 운임 관련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또한 이날 컨테이너업태 교섭 대표사들도 8일까지 인상요율표를 작성해 화물연대측에 제출해 9일부터 협상할 것을 확약했다.
그러나 화물연대는 지난 5월 파업 여파로 ‘간부 구속과 수배’라는 홍역도 치르고 있다. 현재까지 포항지부 김달식 지부장을 비롯한 9명이 구속됐고 김종인 의장을 비롯한 2명은 수배 중이며 불구속기소자까지 합하면 사법처리자는 40여명에 달한다.
이에 화물연대는 ‘대화와 타협’으로 파업사태를 해결하자 했던 정부의 약속 파기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화물연대 출범 무렵부터 조합원이었다는 화물운송 경력 4년 차 심두섭씨(경인지부)는 “지난 파업을 승리라고 평가하지만 파업 뒤 두 달이 지난 지금 조합원이 피부로 느끼는 승리는 없다”라며 “교섭단의 교섭 기간이 길어지니까 현장에서는 ‘파업 다시 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노조 정 처장은 “그 동안 화주업체가 꼼짝하지 않다가 화물연대가 쟁의행위 찬반투표 한다니까 일제히 교섭장에 나타나고 있다”라며 “불경기 탓에 현장의 불만은 시간이 갈수록 격앙될 것이고 정부나 업계측에서 이런 분위기를 무시한다면 제2의 물류대란은 오지 말라고 해도 올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나라 살림을 뒤흔들 수 있는 자신들의 힘을 확인한 화물연대는 두 번째 싸움도 각오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오는 17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하반기 투쟁과 사업 계획을 확정하고 21일에는 중앙집중집회를 열 계획이다. 그리고 다음달부터 본격적인 조직 확대·정비에 집중해 9월에는 확대간부수련회로 간부 역량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 9월 정기국회 시기를 겨냥한 대정부·대정당 교섭을 추진하고 10월 화물연대 출범 1주년을 기해 ‘5월 합의’에 따른 이행과 교섭 진행 여부에 따라 ‘10월 말-11월 초’에 이르는 총파업 투쟁까지 계획하고 있다.
워킹보이스 임임분 기자 sunbi@kcw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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